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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바른 농사 착한 밥상
유기농군 2009-02-01 05:51:02 | 조회: 8074
유기농군


조회수 :

09.02.01 00:31
http://cafe.daum.net/myrefarm/14Lb/2795

사회 | 광주전라



우리 마을 쌀 '컴앤씨'는 무슨 뜻일까요
[바른농사 착한밥상 ②] 현영수 순천 별량농협 친환경쌀 작목반 대표

이정환 (bangzza)




생명을 죽이지 않고 먹을거리를 만드니 '바른 농사'다. 바른 농산물에 제값으로 고마움을 표하니 또한 '착한 밥상'이다. 이렇듯 순리로 따지자면, 도시민과 농민이 상생하는 길은 멀지 않다. 헌데 그놈의 돈이 '웬수'다. 유통 거품, 그로 인한 심리적 거리감도 상당하다. 친환경마크를 믿지 못하겠다는 도시인, '눈'으로 먹는 소비자가 안타깝다는 농민. 연중기획으로 '바른 농사'와 '착한 밥상'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말>




▲ 전라남도 친환경생태사진 '벼'
ⓒ 전라남도(김재규) 친환경




전라남도를 대표하는 친환경쌀 브랜드를 떠올리면 그 이름이 참 부드럽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함평의 '나비쌀', 보성의 '녹차미인 보성쌀', 나주동강 '드림생미', 해남옥천의 '한눈에 반한 쌀'이 대표적이죠. 여기에 비하면 '컴앤씨(Come And See)'란 이름은 그 느낌부터 사뭇 다릅니다. 당당하고 도전적이기까지 합니다.



말 그대로 '와서 보라'는 뜻을 따라가다 보면 순천에 도착하는데요. 정확한 주소는 전남 순천시 별량면 구룡리, 그곳에 가면 별량농협 친환경쌀 작목반 농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쌀겨와 우렁이를 이용한 농법으로 95%이상 제초효과를 거뒀고, 청양고추에 마늘, 양파 등을 혼합해 발효시킨 천연 추출액으로 병충해도 방제한다고 합니다.



물론 '와서 보라'는 이야기도 그냥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들이 먹는 먹을거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보고 느낀 소비자의 신뢰는 그만큼 높아지기 마련이죠. 매년 '허수아비 축제'와 '소비자 농촌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이렇게 친환경농업 실천을 위해 노력하다보니, 대통령 표창, 농림부장관상, 농협중앙회 새농민상 등 '경사'도 잇따랐다고 하는군요.



도시인들도 귀 기울일만한 현영수 대표의 이야기





▲ 현영수 대표
ⓒ 현영수 제공 유기농


무엇보다 마을 단위로 일궈낸 성과라는 점을 주목할 만 합니다. 현재 별량농협 친환경쌀 작목반에는 4백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농가가 함께 했던 것은 아닙니다. 구룡리 주민들이 기존 관행농법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부터인데요. 단 여덟 농가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선두에는 현영수 작목반 대표(51·남)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현 대표가 무슨 대단한 사명감이나 특별히 친환경농업에 대해 많이 알고 시작한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값싼 외국 농산물이 마구 밀려오는 판에", "어차피 외줄 타는 농심, 그래도 가던 길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다고 하는군요.



물론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체계적으로 친환경농업을 배울 수 있는 시절이 아니라서, 일본을 드나들며 선진 농법을 익히고, 독학에,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와 같은 노력으로 이제 그는 친환경농업 기술을 전파하고 선도하는 위치에 섰습니다. 현 대표의 강연 동영상을 블로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만 봐도 그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겠죠?



도시인들도 귀 기울일 만한 이야기입니다. 오리농법, 우렁이농법, 쌀겨농법 등 생소한 친환경농법을 쉽게 풀어주셨거든요. 내가 먹는 농산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서 손해볼 것은 없겠죠 현 대표가 언제 섭섭함을 느끼는 지도 곱씹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바른 농사와 착한 밥상'의 소통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그래서 23일 인터뷰를 현 대표가 도시인들에게 띄운 편지로 재구성해봤습니다.



여덟 농가로 시작한 유기농, 이제는 22개 작목반 4백여 농가



안녕하세요. 별량농협 친환경쌀 작목반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현영수라고 합니다.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타결 소식을 듣고 참 막막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값싼 외국 농산물이 마구 밀려올 판이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돈이란 놈, 너무 많아도 걱정이지만, 애들 키우고 부모님 모시고 살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습디다.



결국은 맛과 품질 그리고 안전성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1997년이었습니다. 그때가 농협 통폐합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순천농협도 지역농협 통합을 놓고 조합원 투표를 하던 상태였습니다. 헌데 우리 별량농협 조합원들은 반대했어요. 조합원 70% 이상이 벼농사를 짓는 데다, 별량농협은 다른 곳과 달리 미곡처리장(RPC)을 보유하고 있었거든요.



통합만이 능사는 아니란 의견이 많았지요. 그럼 별량농협도 살고 우리도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이냐. 역시 결론은 맛과 품질 그리고 안정성이 요구되는 시기가 분명히 올 것이다, 뜻 맞는 농민들을 규합했고, 그렇게 여덟 농가가 처음 유기농을 시작했죠. 결국 농협 통폐합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유기농쌀 재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셈이죠.



쌀겨농법, 우렁이농법, 오리농법의 차이는?





▲ 유기농 벼를 수확하는 모습
ⓒ 현영수 제공 유기농






어려움이요 아이고, 말도 마세요. 그때만 해도 누가 체계적으로 친환경농업 가르쳐주길 하나, 제초 문제로 골치를 많이 썩었죠. 그래서 일본에 갔습니다. 가서 유기농 단지 보니까, 오리농법이나 이런 것보다 쌀겨농법을 많이 쓰는 겁니다. 어차피 일본이 10년 정도 격차로 앞서 있다고 보고, 우리도 쌀겨 농법을 도입했죠.



그럼 쌀겨농법이 뭐냐, 쌀겨 자체가 잡초 나는 걸 억제해요. 또 뿌려놓으면 부유물이 생겨 햇빛을 차단하니까, 자연스레 잡초가 나는 걸 막아줘요. 헌데 아무리 제대로 관리해도 깊은 물 속에서 자라는 잡초들까지 막을 수는 없는 거라, 아무리 물을 깊이 대도 계속 나는 겁니다. 새 물을 대주니까 쌀겨들은 밀려가고… 아, 처음에는 정말 죽었어요, 죽었어. 제초 효과가 60% 정도 밖에 안 되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겨농법을 택한 것은, 오리농법은 일단 오리 관리에 문제가 있단 말이죠. 울타리만 쳐주면 되는 걸로 아는 분도 있을 텐데, 너구리나 오소리, 쪽제비 같은 들짐승 피해가 많아요. 이놈들이 달려드니까 도망 다니느라 온 논을 못쓰게 만듭니다. 또 오리들이 가만있나. 똥도 싸야지. 그럼 냄새나고, 지하수 오염시키고…



진짜 농약 안 하고 병해충 막는 법은?





▲ 화학비료 대용으로 사용하는 청초 액비를 만드는 모습
ⓒ 현영수 제공 유기농







진짜 화학비료 안 쓰는 유기농이 가능하냐. 2년 동안 실증사업도 해봤어요. 그랬더니 잡초방제 효과는 우렁이농법이 단연 높더라구요. 제초제가 93% 정도 나오는데, 우렁이농법은 98%, 99%까지 나오는 거야. 다만 토양을 좋게 해서 쌀 맛을 좋게 하는데는 또 쌀겨농법이 탁월해요. 그래서 두 농법의 장점을 살려서 운영해보자. 쌀겨농법 더하기 우렁이농법으로 하게 된 거죠.



그 다음 병해충은 또 어떻게 막냐. 도시 소비자 분들도 '진짜 농약 안 했냐'고 가장 많이 '설마'하는 부분이잖아요 우리가 도입한 방법 중 하나가 병해충 방제용 천연 추출액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이게 무슨 얘기냐, 얘들(병해충)도 맛을 알아요. 탱자열매나 고둘빼기 같이 아주 맛이 쓰거나 시다거나 하는 열매들은 잘 먹질 않아. 이를 벼멸구 방제에 이용할 수 있답니다.



마늘, 초피, 은행잎 등을 양파망에 넣어 발효시켜요. 그래서 나온 추출액에 왕겨숯을 만드는 과정에서 채취한 왕초액을 첨가해서 논에 뿌려 줍니다. 벼멸구 이놈들이 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넘어오기 전에, 예방 차원에서. 그럼 이놈들이 먹어보고 그래요. 어 내가 즐겨먹던 맛이 아니네. 잘 먹지 않으니 개체수도 늘어나지 않고, 해충도 막을 수 있다는 거죠.



"가끔 섭섭할 때도 있지만 … 일단 와서 보신다면"





▲ 별량농협 친환경쌀 작목반의 '허수아비 축제'
ⓒ 현영수 제공 유기농






이런 문제도 있어요. 나는 정말 양심 걸고 친환경 농업했는데, 농약 성분이 검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군데군데 관행농업을 하는 농가가 있으면, 아무래도 농약 성분이 날아다니게 마련이니까. 그래서 우리 작목반에 철저히 집단화를 요구했어요. 앞으로는 친환경쌀 재배 면적을 500ha까지 늘리고, 전체 면적 또한 유기농 재배단계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교육은 거의 일상생활입니다. 참여율도 높아요. 실험 데이터라든가 앞선 농법을 먼저 체득할 수 있으니까. 이런 노력들이 합쳐져서 아주 잘 팔리는 쌀을 만들게 된 겁니다. 물론 가끔 섭섭할 때도 있어요. 토론회에 자주 참석하는데, 그때마다 꼭 나오는 말이 신뢰할 수 없어 친환경농산물 구입을 꺼린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는 구매하기 쉽지 않다, 가격이 비싸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 자주 나와요.



생산자 입장에서는 섭섭한 이야기들이죠. 답답하지, 아무리 말해도 믿지 못하겠다고 하니… 그래서 생산과정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하는 겁니다. 현장에 모셔서 함께 허수아비 체험도 하고, 메뚜기 잡기도 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추억을 만듭니다. 우리 쌀 이름도 그래서 캠앤씨(Come And See)에요. 누가 언제 와서 보더라도 자랑스럽고 떳떳하게 농사 현장을 보여드리겠다는 뜻이 담겨있죠."



"어차피 외줄 타는 농심, 가던 길 가야 하겠지만"





▲ 현영수 별량농협 친환경쌀 작목반 대표
ⓒ 현영수 제공 유기농






-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가격이 비싸다는 말… 농민 입장에서는 참 그래요. 얼마를 더 내려야 하나요. 도시인들 피서 가고 그럴 때, 뙤악볕 아래서 밀짚모자 쓰고 논매는 건 농민들이잖아요. 우리가 무슨 굉장히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차피 외줄 타는 농심, 그래도 가던 길 가야 하겠지만."


2009.01.31 14:54
2009-02-01 05: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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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2
  • ☆해촌☆ 2009-02-08 20:02:08

    하리님 안녕하세요, 농민에입장에서 하리님말씀이팍와닸읍니다, 싼게비지떡이란 말이있지요, 말그대로 품질이안좋으니까쌀수밖게요,그래도농산물이제일쌉니다,좋은농산물은 제값처주고 사서먹어야하는데 소비자님들께도 큰문제가있다고 봅니다, 사실은 소비자님들도 친환경농사교육을 받아야합니다, 그래야 어떤농산물이 좋고 나쁜건지 알게되지요, 그렇게된다면 농산물값가지고는 뭐라안할것 같아요, 하리님, 안그래요,  

    • 하리 2009-02-02 17:51:15

      마지막 하고 싶은 말씀이 마음에 와닿네요.

      부산에 사는 언니들에게 올해 어떤 작물 가격 폭락했다고 좀 사먹으라 하면 마트가면 정작 싸지도 않더라 하고
      농민분들과 이야기 하면 갈수록 팍팍해지고..

      농산물 유통하는 사람은 별로 몰라선지 정말 유통구조 개선해야 한다 그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컴앤씨같이 대단위로 발전한 분들은 차라리 사정이 좋은거겠지만 소농들은 정말 갈곳이 없더군요.

      그런 이야기 접할때마다 슬프고 답답하지만 나는 그래도 그런것들 고쳐보려고 하는 단체에 속해있다라는 생각에 뿌듯할때도 있지요.


      얼마전 TV에서 학사농장 대표? 되는 분이 나와서 이야기 하는데
      제대로된 농산물에 제값을 주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 먹기 어려워진다 그런 내용이었던듯 하네요.

      원래 싼거 무지 좋아했는데 어느날 부터 딸래미에게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싼 농산물만 먹이는게 싫어져서
      저도 제값 주고 먹으려구요.


      부디 자닮 농민 여러분 모두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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