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득신과 올 농사 기상예측
유기농군 2009-03-02 21:01:12 | 조회: 8457
득신과 올 농사, 그리고 기상 예측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옛말 가운데 득신(得辛)이란 게 있다. 본래는 음력 정월 상순에 첫 번째 드는 신일(辛日)을 일컬었으나 매년 연초에 벼농사의 풍흉을 점치던 일종의 풍습이기도 하다.
예를들어 정월 초하루에 신일이 들면 일일득신, 초이틀에 들면 이일득신, …, 초열흘에 들면 십일득신이라 했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일, 이일…'이라는 그해의 득신일수로, 바로 이 득신일수가 벼농사의 풍흉을 예측하는 점괘 역할을 했다. 즉, 그 해의 득신일에 따라 벼의 개화 기간이 좌우되고 또 그 기간의 장단에 따라 풍흉이 결정된다고 여겼던 것이다. 일일득신인 해는 하룻동안, 이일득신인 해는 이틀동안,…, 십일득신인 해는 열흘동안 벼꽃이 핀다고 믿어 벼농사 작황이 달라진다고 생각했다.
벼는 개화 기간에 따라, 또 그 기간 동안의 기후여건에 따라 작황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개화 기간이 너무 짧거나 길어도 덜 좋다. 따라서 선조들은 벼의 개화기를 벼가 장가드는 시기라 하여 중요시했으며 그 기간이 길고 짧냐를 득신일에 비춰 헤아려 보고는 미리 풍흉을 점쳐 대비했던 것이다. 벼농사에 가장 좋은 득신일은 5일이며 4일과 6일은 비교적 양호, 그밖의 득신일은 흉작 내지 작황이 별로 좋지 않다고 믿었다.


슈퍼컴퓨터로 기후예측을 하고 과학영농기술이 발달한 요즘 세상에 웬 뜬금없는 구닥다리 풍습을 들먹이냐고 할 지 모르나, 득신일에 따른 풍흉 예측이 벼농사에 큰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 있기에 한번쯤 참고해 볼 필요성이 있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또한 올해의 경우 득신일로 봐선 대흉작이 예고돼 이에 대한 대비책이 요구된다는 경계의 의미도 있다.


득신일에 따른 풍흉 예측이 어느 정도의 신빙성이 있는가는 진천의 코시바이오란 회사가 내놓은 최근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8년 동안의 득신일과 벼작황을 대비한 결과 선조들의 예측이 놀랄만큼 맞아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득신일이 4일이었던 2001년엔 재해가 적고 일조량이 넉넉해 풍작이었던 반면 득신일이 1일이었던 2002년도엔 태풍 루사 등 악천후로 쓰러짐 피해와 일조량이 부족해 흉작이 들었고 득신일이 7일이었던 2003년도에도 태풍 매미와 냉해 등으로 20여년만의 흉작이, 득신일이 2일이었던 2004년도에도 겨울철 이상기온에 가뭄과 백엽고병까지 발생해 흉작이 들었다.
또 득신일이 8일이었던 2005년도에도 잦은 국지성 호우로 침관수와 불임(不姙)이 발생해 흉작이 있었던 반면 득신일이 4일이었던 2006년도엔 별다른 재해 없이 평년작을 웃도는 작황을 이뤘으며 득신일이 9일이었던 2007년도엔 도복 및 백엽고병 발생과 등숙률(여뭄) 저조로 평년작에도 못미치는 흉작을 기록했다. 2008년도엔 득신일이 가장 좋다는 5일인 가운데 재해가 없고 일기도 양호해 사상 최대의 풍작이 나타났다.


8년간의 사례지만 이만하면 기막힐 정도 아닌가. 가히 족집게 수준이다.
그렇다면 올 작황은 어떨까. 올해는 정월 초하루가 신미일(辛未日)이니 일일득신이다. 득신일로 보면 최악이다.

앞의 자료도 도복과 병해충이 발생하고 일조량까지 부족해 흉작이 우려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대풍이 와도 시원찮을 판에 흉작이 예상된다니 걱정이다. 가뜩이나 이 예측의 이면엔 올여름 기상예보까지 포함돼 있다.


잊혀진 풍습이지만 선조들의 오랜 경험과 슬기가 담긴 득신. 그 경험칙의 의미를 되새겨봄으로써 올해의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올해처럼 일일득신이었던 2002년도엔 태풍 루사가 지나갔음을 꼭 상기했으면 한다. 우린 이미 대가뭄 속에 있다.
2009-03-02 21:01:12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1
  • 하리 2009-03-03 11:44:14

    득신..? 처음 들어보는 단어인데 왠지 정감이 가네요.. ^^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125353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586336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490486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1827723
    6744 천매암 너무 잘 받았습니다. (1) - 2009-06-22 8114
    6743 약초나 한약재 묘목 문의드립니다. (1) - 2009-06-21 9111
    6742 약초나 한약재 묘목 문의드립니다. - 2009-06-29 7928
    6741 Uska Dara (A Turkish Tale) - Eartha Kitt (1) - 2009-06-21 8274
    6740 The Rain, The Park & Other Things - Cowsills (1) - 2009-06-21 8154
    6739 늘해랑님 천매...못 받음 (2) - 2009-06-21 8254
    6738 독초에대하여 ... (5) - 2009-06-20 8281
    6737 천매암 잘 받았습니다 (1) - 2009-06-19 7701
    6736 오랫만에 하동에서는 (3) - 2009-06-19 7775
    6735 제초제 약해 (1) - 2009-06-18 8073
    6734 액상천매암을 아연보르도액과 혼용해도 괜찮을런지요 (4) - 2009-06-18 8477
    6733 액상천매암을 보냈는데.... (17) - 2009-06-17 8476
    6732 국화 백녹병(백수)에 대하여 (3) - 2009-06-16 8612
    6731 알려주세요 (2) - 2009-06-15 17785
    6730 이 나무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합니다! (3) - 2009-06-15 8794
    6729 아이들은 정말 빨리 자라네요. (3) 2009-06-15 8267
    6728 3 배의 감사 (1) - 2009-06-15 7943
    6727 액상 천매암을 나눔 합니다....... (52) - 2009-06-12 10000
    6726 액상 천매암을 나눔 합니다....... - 2009-06-18 11281
    6725 식용유를 활용한 농약의 약해에 대한 나의 의견 (2) - 2009-06-12 9798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