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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인생은 아름다워
하리 2009-03-25 13:58:14 | 조회: 7121
70살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보니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30살에 남편이 유명을 달리하고
갓난이 아들과 살아가야 하는 내 삶은
한 마디로 절박 그 자체였다.

사정을 아는 분이 방을 내주고
월세 선금과 미싱 한 대를 월부로 살 돈까지
다른 사람에게서 빚을 얻어 주었다.

평소 바느질 손재주가 남다르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던 나는 최선을 다해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을 위해 한복을 만들었다.
그분들도 정성을 다하는 것을 아시는지
채 두 달이 되기도 전에 한복을 만들려는 사람들로
집 앞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철야를 하면서까지 일을 한 탓에
10년 쯤 되었을 땐 재산도 상당히 모였고
엄마의 고생을 아는지 아들도 잘 자라 주어
좋은 대학 의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이제는 손자아이도 둘이나 태어나
나는 그 동안의 힘겨웠던 삶을 보상받고 있다.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또 한 가지 기쁜 일이 있다면 젊은 날에
먹고 살기에 바빠 꿈도 꾸어보지 못했던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은
나를 두고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미 대검합격을 하였고
양원주부학교 전문부도 졸업을 하였다.

내적인 성숙을 위해 고등부에 재 진학했고
한자 읽기 급수는 특2급을 이미 합격했으나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낮은 급수인 6급에
재 접수하여 새로운 시작을 하였다.
또 내년에는 전문반에 재 진학하여
공부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것이다.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들은 다양하다고 하지만
세상에 살아 있는 한 무덤에 가기까지
모든 것들이 공부라 생각한다.

나는 늦게 시작하였지만
배움의 값진 의미를 늦게 알았기에
그 의미를 진정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 김영순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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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어려운 일이 있어도
포기하고 세상을 탓하는 이 시대에
할머니의 성실함과 용기 그리고 도전이
큰 가르침이 됩니다.

봄은 다가오는데
마음은 더욱 추워지는 이 때지만
내일은 반드시 온다는 것을 믿고
도전해보세요.
2009-03-25 13: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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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
  • 하리 2009-03-25 13:59:42

    아이를 키워보니 이분이 얼마나 아름다운 분인가 알게 되네요. 옛날엔 그냥 멋지다.. 생각만 했는데.

    따땃한 봄도 돌아오고.. 한동안 나태했단 느낌이 드는데 기지개 활짝 펴고 다시 시작하려구요 ^^

    바쁜 농사꾼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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