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강아지 죽으면 슬픕니다...
다 정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보니...
여포농장에서
올 봄 태어난 아롱이입니다..
4개월이 조금 넘은...
일요일 아침 오랫만에 늦잠을 즐기는데
작은 아들 태봉이의 울먹이는 소리
"아빠 아롱이가 죽었어!..."(아롱이는 아이들이 지은 이름)
전날 설사를 자꾸해서
아내가 동물병원에 들러 주사를 맞추고 약을 타와서
"이제는 괜찮겠구나 "하고
안심하고 있었고
전날 힘들어 하기는 했지만...
줄을 풀어주니 뛰놀기도 해서.....
간신히 잠을 떨치고 나왔더니
작은 녀석 태봉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서둘러 장례준비를 마치고...
햇볕이 잘드는 마당 한 쪽에
조그만 무덤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고...
아롱이를 눕히고 ...
아이들은 돌로 아롱이를 덮어줍니다..
마치 천마총처럼 시신자리를 만들고
그 위에 크고 작은 돌을 쌓아 무덤 형태를 갖추고
흙을 덮는 방식의 무덤... 적석총....
장례식내내 슬픔이 가득합니다..
작은 아들 태봉이가
정성스레 돌로 아롱이를 덥어 주고 있습니다.
아롱이도 무척이나 둘째를 좋아했었는데...
돌로 덥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사람의 하관식 때 처럼
다리와 몸통을 다 덮고
얇고 널다란 돌로 얼굴을 마지막 덮어주는데
닭똥같은
눈물이 두둑 떨어집니다...
멀리서 흑포( 진돗개))가
자신과 어룰려 놀던 아롱이의 죽음을 아는지
애닯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네요..
어느덧 무덤이 형태를 갖추자
큰 아들 남헌이 비석을 세웠고...
여포는 목줄을 그 위에 얻어주며
"다음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 천수를 누리거라"
며 명복을 빌어줍니다..
둘째 태봉이가
흑포를 쓰다듬으며
흑포의 슬픔을 달래주고....
자기도 위로받고...
큰 아들 남헌은
하늘을 보며 꺼이 꺼이.....
아침을 먹고 나오다 아롱이의 무덤을 살펴보니
생전에 아롱이가
밥그릇으로 사용하던 사발을 아이들이 엎어 놓았네요....
무슨 의미인지 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
아이들이 아롱이의 죽음에 보내는
최고의 애도의 표현인 듯 싶어서....
ps : 예방접종을 해야하는데 하면서
주사놓는것을 머뭇거리다
접종시기를 놓친게 사인인 듯 싶어서
여포도 마음이 울적합니다..
2009.10.25일 늦은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