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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들꽃들이 살아가는 이유
leewan 2009-12-11 21:04:23 | 조회: 9614
들꽃들이 살아가는 이유를 아시나요 화려함도 색갈도 지니지 않앗습니다. 그저 작은 그리움하나 안고 끝없는 세월을 견디어 왔습니다. 말없이 이슬에 꿈을 깨고 아침이면 맑은 얼굴로 깨어납니다. 하루 하루가 기억되지않는 시간들을 견디며 들꽃들은 때가되면 피어납니다. 올망졸망 다른 이웃들과 다투지않고 제 분수 만큼만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제가 살고있는 이곳 양짓말에도 나름 많은 들꽃들이 피어납니다. 봄이면 현호색, 양지꽃, 애기붓곷, 엉겅퀴, 진달래, 생강꽃, 각종 야생난, 여름 칡...
그리고 가을의 들국화까지 쉬지않고 어김없이 매년 제 피어날 차례가되면 풀꽃들은 약속이나 한것허럼 꽃을 피워냅니다.
들꽃들이 제자리에서 천년을 견뎌온 이유는 무얼까요?
때로는 비와 거친바람에 잎새들을 꺾기우고 몸가눌 힘조차 없어도 들꽃들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올해의 꽃을 피우지 못하여도 또다른 한해를 기다릴줄 아는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를 사는 지혜는 본능입니다. 천년을 사는 지혜는 기다림입니다. 한뼘의 작은 영토에서 들꽃들은 기다리며 행복하고 꽃이 피면 더 행복하고 또다시 피어날 그날을 꿈꾸며 행복합니다.
작고 갸녀린 한송이 들꽃이어도 칼보다 강하고 우리들의 삶보다 더 큰 무게로 살아갑니다.
이곳 양짓말에도 측은한 겨울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고독한 어둠이 지쳐들고 산과 들은 마구 마람에 헤집어지고 탈색한 풍경은 침묵속에 잠겨갑니다. 들꽃 피어나던 산기슭에는 긴겨울의 여운만이 길게 그림자를 늘이우고 있습니다.
나는 또 꿈을 꿉니다. 얼어버린 흙에 따스운 온기가 돌고 도다시 들꽃들이 긴꿈에서 깨어나기를.......2009, 12, 양짓말에서 갈뫼원지기 이정완드림
2009-12-11 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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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2
  • 숨결 2009-12-14 09:06:00

    ㅎㅎ
    자닮에 어울리는 들풀!

    요즘 산에 늘 오르는데
    그 추운 양지기슭에 보라색 들국화가 짱짱하게 꽃을 피우고 있어요. 유난히 선명하게 다가오죠.
     

    • 선돌 2009-12-14 06:28:20

      그래요 영하10도가 넘는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광대나물,개불알풀들이 얼마나 앙증맞게 피어있는지. 인간한테 별로 필요하지않아 아직 자연그대로의 이름도 갖고있는 들풀들이 저도 너무좋아요. 들풀처럼 살다가는데 소망입니다. 그래도 봄여름에 화려하고 뽐내는 나리꽃도 참 좋아요. 그렇게 어울리며 살아요. 자연을 닮은 사람들은 무슨 들풀에 가까운 색일까요? 한해가 저무는 이때에 자닮에 어울리는 들풀을 이야기해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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