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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봄은 봄이로되 봄이 아니로다
미루사과 2010-03-10 16:28:17 | 조회: 10540


이게 먼일이랍니까


우수 경칩을 지내고 땀이 뻘벌 흐를만큼 한때는 기온이 오르기도 했었는데,


느닷없고 생뚱맞은 이 폭설은...



대체 이 추위의 정체가 머시랍니까



중국 사람들은 글로 표현할 때 조금 뻥이 쎈 편이랍니다.


삼국지에서 표현된 뻥이야 머 세상이 다 아는 구라이고 인류 역사에 남을 명저로 손꼽히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에도


과장이 좀 심한 표현이 많아서 읽다보면 혼자 킥킥댈 때가 많지요.


예를들면,


중국 최고 4대 미인을 꼽자면 서시, 왕소군, 초선,양귀비를 꼽습니다.


이들의 미모가 아름다운거야 당연하겠으나 그들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글이 좀 심합니다.



'침어낙안(浸魚落雁) 폐월수화(閉月羞花)'



월나라 서시는 가슴앓이 병을 앓는 흰얼굴의 아름다운 소녀였는데요,


그녀가 가슴이 아파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강가를 걷자 그 아름다움이 너무 눈부셔서 물고기가 강바닥으로 가라앉았다는군요.


하여 서시를 침어(浸魚)라고 불렀다네요. ㅋㅋㅋ



또 왕소군은 한나라의 명문가 외동딸이었는데 가야금을 아주 잘 다루었답니다.


어느 가을 밤 그녀가 가야금을 켜자 하늘을 나는 기러기가 넋이 빠져 땅으로 떨어졌다는군요.


하여 붙은 별명이 낙안(落雁)입니다.



삼국지의 무대인 후한시대에는 초선이란 절세미인이 있었는데


간신이던 동탁과 여포를 미인계로 이간질시켜 결국 동탁을 죽게 만든 후 자신도 죽는 의로운 여인입니다.


그녀가 너무 이뻐 한 밤에 난간에 기대서면 보름달조차 부끄러워 숨어버렸다해서 폐월(閉月)이라 했구요,



워낙에 잘 알려진 양귀비는 당나라 사람이지요.


그녀는 약한 우울증을 갖고 있는 조용한 여인이었는데 당나라 황제의 후궁이 되어


그녀가 후원 연못을 거닐면 그 아름다움에 질려 꽃들은 이파리를 떨구고 고개를 숙였다해서 수화(羞花)라고 불렸습니다.


물론 경국지색이란 말이 더 유명하지만...



어찌됐건 대단한 뻥이고 구라입니다.ㅎㅎㅎ



지금까지 쓴 글은 그냥 생각이 나 주절주절 적은 거고...




가야금을 들고 선 여인이 바로 왕소군(王昭君) 입니다.


한나라의 원제는 북쪽 흉노족이 늘 골칫거리였습니다.


하여 왕소군을 일종의 정략결혼으로삼아 시집을 보냅니다.


그녀는 재주와 미모가 매우 출중하였으나 출세를 간절히 원하는 아버지 왕윤의 처을 못이기고 스스로를 희생하고 머나먼


서역으로 떠납니다.


그 아릿한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물론 그녀의 미모를 생각하면 더 애가 타는군요.ㅋㅋ)


고비사막의 험난한 길을 지나며 자신의 신세를한탄한 시가 아주 명문입니다.



"호지(胡地)에 무화(無花)하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오랑캐 땅에는 꽃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왕소군이 지은 이 시에서 그 유명한 춘래불사춘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지리산 깊은 골에서 10년이 넘도록 그림만 죽도록 그린다는 친구녀석은 한참 단식한다는 소식에


봄이 왔다며 피아골에서 채취했다는 고로쇠물을 보냈습니다.


아내와 함께 찜질방에서 땀을 흘리고 마그네슘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달착지근한 그 물을 마시며 새로운 봄을 자축하기도 했었지요.


과수원 바닥에 뿌린 호밀은 새파란 진초록으로 제 키를 높이며 자라오르고


문득 바라본 먼산의 허리께에는 아련한 아지랑이가 어른거린 게 분명한데....


헐~~~


이거이 먼 조화속이어서 온나라에 이리도 때아닌 폭설이 퍼붓는답니까


괜스레 심난한 마음이 일어 몇번이고 창밖을 기웃거립니다.



이 땅에,


봄은 왔어도 진정 봄은 오지 않았더라.


아침에 바라 본 풍경은 하여,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정읍농부 미루사과



2010-03-10 16: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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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2
  • 하리 2010-03-16 14:19:56

    실제 날씨도 꽃샘추위로 봄이 아닌듯 한데요.. ^^
    미루나무님 잘 계시죠?

    이번에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명품 목소리 못들어서 넘 아쉽네요. ^^
     

    • 야채농부 2010-03-12 18:43:27

      그래도 봄은 오고 있겠죠
      봄눈보다 얼리지나 않았으면 바래봅니다
      가짜봄은 몇번 농부가슴을 쓸게 하겠지만
      계절섭리는 어찌하겠습니까?
      그림이 그려집니다
      편안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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