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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빈국(貧國)에서 농지가 사라지는 현실 (농민신문)
숨결 2010-11-17 22:14:37 | 조회: 8377
식량빈국(貧國)에서 농지가 사라지는 현실



최경식 농협대 교수


박경리의 〈토지〉,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등에서 보듯이 농촌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의 주된 소재는 대개 ‘땅’이다. 농지를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 토지를 잃은 사람과 빼앗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벌이는 쟁투와 영욕은 언제봐도 짠한 느낌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토지가 농업인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담아 내는 매개가 된 데는 무엇보다 농업생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토지는 농업인들에게 있어 단순한 자산의 의미를 넘어 부와 신분을 표식하는 일종의 ‘계급장’ 역할도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땅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농사를 지을 농지가 급감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 농업에 드리워진 또 하나의 암운(暗雲)임에 틀림없다.

2009년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총 경지면적은 173만7,000㏊로 전년대비 2만2,000㏊나 감소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 동안 슬금슬금 사라진 농지가 여의도 면적의 105배가 넘는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지난해 곡물자급률은 26.7%에 불과하다. 73.3%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해 살아가는 심각한 수준의 ‘식량 빈국’이다. 가뜩이나 요즘은 ‘식량 민족주의’란 말이 나올 정도로 세계 각국이 먹을거리 부족에 잔뜩 신경을 쓴다.

주요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일찌감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나섰고, 러시아는 아예 밀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자원의 블랙홀로 지목되는 중국마저 식량안보 위험에 대비하느라 쌀과 옥수수 사재기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세계 5위의 곡물수입국인 우리나라는 농사지을 땅마저 연간 1% 이상씩 없애고 있으니 가히 설상가상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알고 보면, 우리나라 농지의 절반 이상이 땅만 갖고 농사는 짓지 않는 부재지주 소유다. 이러한 부재지주 소유의 농지를 농업에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농지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도 시급히 뒤따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시대에 맞게 재검토해 봐야 하고, 농지를 손쉽게 임대차할 수 있는 ‘농지은행’ 제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내년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는 ‘농지연금’ 제도 또한 실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손질해야 한다. 지금처럼 실거래가가 아닌 공시지가로 연금액을 산정한다면 당장 농사를 짓지 않는다고 선뜻 땅을 내놓을 사람이 드물 것이다. 그러면 결국 이 제도 또한 전시행정의 산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예로부터 유독 우리나라는 땅에 대한 집착이 강한 나라다. 그래서인지 쉽게 농지를 취득하고 이용하는, 이른바 ‘농지유동성’을 높이는 데 많은 애로가 있다. 그렇지만 식량안보에 이미 적색 경보등이 들어와 있는 이때, 불 보듯 빤한 농업기반 붕괴를 미연에 막으려면 팔을 걷어붙이고 방책을 세워야 한다.

농지를 늘리고 유동성을 높여 나가는 일, 차일피일 미룰 일이 절대 아니다.



최경식 농협대 교수 kschoi@nonghyup.ac.kr
2010-11-17 22: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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