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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농사 40년의 노하우를 말한다.강원 원주 / 최완근님

www.jadam.kr 2003-10-07 [ 조동권 ]
오이도, 탐스런 색상

복숭아 농사를 지어온 지 어언 40년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연구해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지금도 이따금씩 눈앞이 캄캄해질 때가 있답니다. 뭐든 한 분야에 몰입해 원리를 터득해 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요.

『자연농업』지를 통해서 이미 저의 복숭아 농사(전정에 대한 기본적인 얘기와 1999년 복숭아 재배력)에 대해 소개했던 적이 있습니다만, 사실 제대로 소개하자면 책 한 권으로 펴낸다 해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기회가 닿는 대로 복숭아 재배술에 대해 분야별로 나누어 소개해 볼 생각이며, 이번 호에서는 복숭아와 함께 한 40년 인생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저 나름대로는 오랜 세월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터득해 낸 기술들이므로, 관심 있는 여러분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친 놈’이라며 손가락질 받아

과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사과, 배, 복숭아 나무를 심고 과수원을 시작했지요.

그때가 1960년대 초였으니 과수에 대해 배우려고 해도 마땅한 책 한 권이 없던 때였습니다.

당시의 전지법은 일제시대 때부터 해 오던 ‘몽당 전지’밖에 없었는데, 그 식대로 해 보니 저 한테는 맞지가 않더군요.

뭔가 다른 방법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과, 배, 복숭아 각각의 성질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지요. 몇 년 농사를 고스란히 망쳐 가면서 전정법을 연구한 끝에 마침내 사과, 배, 복숭아의 성질을 합쳐서 만든 장초전지법을 개발해 냈지요. 그게 1967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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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근님

장초전지법대로 하니 고품질에 다수확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게 됐지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한테 관심을 끌게 돼 1970년대에는 이곳 저곳 불려 다니면서 전정 지도를 해 주었지요. 그런데 일부에서는 저를 보고 ‘미친놈’이라면서 손가락질을 해댔지요.

그럴 수밖에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법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습니다. 이미 결과로서 증명되고 있는데,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었지요. 저희 집 복숭아가 품평회에 나가면 으레 전국에서 1등을 도맡아 차지하고 있었으니까요. 아무튼 저는 외고집으로 장초전지법을 연구, 개발한 끝에 확고한 기술을 터득하게 됐지요.

터득한 기술을 사회에 환원

지금까지 복숭아 재배를 해 오면서 참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마땅한 책도 없고 물어 볼 만한 사람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제가 터득한 기술을 남한테 베푸는 데 인색해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 농촌의 현실은 참 어렵고, 또 다른 과수와는 달리 복숭아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회봉사라는 것이 뭐 별것이겠습니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남한테 전수하는 것도 훌륭한 사회봉사라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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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초전정으로 다수확을. 열매가 수직으로 달려 우박피해를 거의 받지않는 장점이 있다.

이런 마음에 저는 9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형태로 기술지도를 해 왔습니다. 이미 80년대부터 전국농업기술자협회 원주시 연합지부장을 맡아 오면서 많은 기술지도를 해 오다 보니, 원주는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서 전정이나 비배 관리에 대해 배우러 찾아오는 이들이 줄을 이을 정도였지요.

무엇보다 이창연 소초농협조합장의 독려와 지원 덕에 기술지도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복숭아 재배에 대한 연중 일정표(재배력)를 만들어 전국 복숭아 농가에 돌리기도 했습니다.

어느 시기에 무슨 병이 돌고, 그에 대한 예방법은 어떻고, 또 영양관리와 시비요령은 어떤지 등에 관한 연중 프로그램이었는데, 이는 전국 최초로 실시됐던 것입니다. 이런 기술지도는 조한규 회장을 만나면서부터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80년대부터 유기농업에 눈떠 나름대로 유기농업 기술을 다져 오던 참이었는데, 이창연 조합장이 자연농업 교육을 받고 와서는 모두 교육을 받아야 한다면서 교육을 독려하고 나섰던 것입니다. 당시는 저 역시도 이제는 농약은 그만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21세기를 맞아 뭔가 새로운 생각을 실현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던 때였으므로, 교육에 대해 공감하는 바가 무척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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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이상 된 노목이지만 열매를 다는데는 지장이 없다. 장초전전의 위력이다.

이후 소초농협 복숭아 농가들을 대상으로 꾸준한 기술지도를 해 왔으며, 자연농업 및 관행농업 방제 프로그램을 작성해 전국 농가로 퍼트렸지요. 2001년도 기준 자연농업 및 관행농업 방제 프로그램도 작성해 뒀는데, 이 기회에 공개토록 하겠습니다.

지금 저는 자연농업협회 원주시지부장과 협회 내 복숭아 연구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감투를 많이 쓰고 있자니 부담감도 크지요.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여러분들을 위해 베풀어 나갈 생각입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글은 제가 복숭아 농사를 지어 오면서 깨달은 것들을 메모처럼 적은 것입니다. 복숭아나무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다음 기회에는 비배 관리를 비롯한 기타 재배술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복숭아나무 정지 및 전지법

1. 복숭아나무의 생장 및 결과 습성

① 복숭아나무는 재식 후 3∼4년이면 수확이 가능하고, 경제수명은 20∼30년이다.

② 복숭아나무는 1년생 가지에 직접 꽃눈이 형성되어서 다음 해에 결실되는, 소위 2년생 결과지이다. 그러므로 1년생 묘목에도 꽃눈이 생길 수도 있고 재식년도부터 개화되며, 특히 유목 초기에 주의하지 않으면 개화 결실이 너무 빨라 목적하는 수형을 만들기 곤란하다.

③ 복숭아나무는 발육지와 결과지를 근본적으로 구별하기 곤란하다.

전년생 신지의 정아는 엽아이고, 액아는 대개 잎눈과 꽃눈이 함께 붙어 있으며, 위치와 목적에 따라 발육지로 쓸 수 있고 결과지로 이용할 수 있다.

④ 복숭아 결과지는 전년생 신지에 한하고, 2년 이상 묵은 가지 위에는 직접 개화해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 적다. 복숭아나무 눈의 발아능력은 1년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는 눈의 맹출이 적다.

복숭아나무 전지를 안 하면 해마다 끝에서 생장되는 세력 있는 새 가지에서만 계속 개화 결실이 되고, 결과부의 전진이 심하게 된다. 또한 나무의 기부는 항상 마르고 선단에만 세력이 몰리기 쉬우므로 항상 적당한 전지가 필요하다. 복숭아 정부 우세성을 사과, 배 등 기타 과수에 비교하면 그렇게 왕성한 게 아니다.

종류에 따라 음아의 발육도 많고, 때에 따라 간벌과 갱신, 전지가 필요하다.

⑤ 복숭아나무는 어떤 종류의 가지를 불문하고 꽃눈은 액아에만 생기고, 가지 끝의 눈은 정아, 잎눈이 되며, 정아 다음에는 많은 눈이 잎눈으로 되기 쉬우나 가지 중간의 액아는 거의 꽃눈과 잎눈이 함께 있다. 그리고 가지 세력과 품종에 따라 다소 다르나 보통 한 액아에 1꽃눈, 1잎눈, 3눈이 함께 있을 경우에는 가운데 눈이 잎눈이다.

발육이 적당한 신지는 기부를 제외하고는 어디를 잘라도 꽃도 피고 새 가지를 얻을 수 있다.

⑥ 복숭아나무의 화아분화는 대개 7∼8월 사이에 완성된다. 복숭아나무는 유목시대에 발육이 왕성하기 때문에 복숭아밭은 척박한 땅이나 경사가 심한 곳이 적지인 줄 알고, 강전지를 최고의 방법으로 알고 있으나, 토심이 적당히 깊고 토질이 좋은 곳에 심는 것이 좋다.

수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제식 거리는 밀식 재배의 경우 6×3m, 넓게 심을 경우에는 6×6m로 하며, 장초전지로 수명을 늘리면서 우수 상품을 기대할 수 있다.

2. 복숭아나무의 정지법(수형)

① 복숭아나무 전지를 하려면 생장 및 결과 습성을 기초로 하여 정지의 최대 목표 결과지가 지나치게 전진하는 것을 막고 나무의 세력을 갱신하면서 관리에 맞게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정지법에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 생장결과 습성이 교목성 과수와는 다르다. 정지에는 주간형, 개심형, 배상형, Y자형 등 많이 있으나 수간거리를 넓게 하고, 자연형을 이용하는 것이 완전하다. 지금까지는 배상형 정지법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주지수가 많고 무리하게 나무의 발육을 제압하므로, 오히려 결실양 적게 하고 수명을 단축시키기 쉽다.

40여 년간의 나의 경험으로는 자연성을 이용하는 개심 자연형 정지법을 많이 활용하면 좋을 것으로 본다.

최익근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10.0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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