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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매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쌀 소비(수요)와 반대로 쌀 생산량(공급)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당 쌀 소비량은 2012년 69.8㎏에서 지난해 62.9㎏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쌀 생산량은 400만 톤에서 432만 톤으로 늘었다. 국내의 쌀 소비가 줄고 쌀 생산이 늘어서 재고가 누적된 것이 분명히 쌀값하락의 원인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쌀값하락 사태는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국내 쌀 수급조절의 실패에서 기인한다기보다 지속적이고 구조적인원인에 그 뿌리가 있다. 외국산 쌀 연간 40만9천 톤 의무수입/안 해도 되는 밥쌀도 12만 톤 수입!!
그것은 94년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 후 WTO체제에서 공산물의 수출을 위해 농산물수입, 쌀시장마저 완전 개방할 수밖에 없는 국제무역환경과 여건의 변화에서 초래된 것이다. 국내산 쌀이 남아도는 데도 국산 쌀값의 1/4~1/3에 불과한 값싼 외국산 쌀을 매년 40만9천 톤씩 정부가 5%의 저관세로 의무수입을 하기 때문이고 2014년부터는 이중에서 반드시 수입할 필요가 없는 시판용으로 값싼 외국산 밥쌀까지 12만 톤씩이나 정부가 앞장서서 수입하여 시중에 풀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3년 연속 풍작과 쌀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여 국산 쌀 재고가 급증하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값싼 수입쌀이, 더구나 밥쌀까지 범람하여 쌀값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쌀 재고관리, 수급조절 실패?!
또 하나의 쌀값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의 쌀 재고관리, 수급조절의 실패이다. 그것도 단지 경제정책(쌀 수급조절)의 실패가 아니라 남북문제를 향후 통일의 관점에서 경제문제로 보지 못하고 북한을 고립, 약화시키고자 하는 안보정책 차원으로 접근하는 근시안적이고 이념편향적인 관점과 자세 때문에 한반도 정세가 더욱 불안정해지면서 경제협력은 물론 쌀 수급조절도 실패한 것이다. 지난 김대중정부와 참여정부 시기에는 남아도는 국내의 정부비축미(재고)를 쌀값하락을 막기 위해 수급조절도 할 겸 식량난에 빠진 북한에 인도적 지원(명분)은 물론 남북한 화해, 협력의 물꼬(실리)를 트기 위해 매년 10만~50만 톤(의무수입쌀 포함)까지 대북지원을 했었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 와서는 경제협력은 물론 인도적인 쌀 지원마저 대북압박 수단으로 활용하여 아예 중단시키고 말았다. 명분도 잃고 실리도 없었다. 오히려 한반도의 위기를 증폭시키면서 경제위기의 탈출구뿐만 아니라 쌀 재고 조절과 쌀값하락을 막을 수 있는 출구를 닫아 버린 것이다. 이는 3년의 연속풍작과 쌀 소비가 급감하여 국내산 쌀 재고가 쌓여가고 매년 의무적인 외국산 쌀의 수입, 특히 밥쌀 수입으로 정부양곡의 재고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한에 인도적 지원마저 중단한 것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쌀값하락에 기름을 부은 어리석은 뻘짓에 불과한 것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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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6.02.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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