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가불로초 Ganoderma tsugae Murrill 침엽수에 돋고 불로초의 일종이다. |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약용버섯을 약재로 이용해 오고 있다. 그런데 서구사회에서도 임상실험을 통하여 그 약효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점점 더 약용버섯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가고 있고 또 보조치료제나 대체치료제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웹사이트에서는 약용버섯에 대하여 명확하지도 않은 여러 약효가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 광고 대부분 약용버섯은 부작용이 없고 독성도 없으며 장기간 복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약용버섯 사용에 대하여 비판적인 사람들조차 약용버섯은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할 정도이다. 결국 약용버섯이 해롭지 않다고 한다면 혹시 병 치료에 이득을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기에 이르고 있다. 특별히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가진 이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약용버섯을 복용하게 된다. 치명적인 질병 말기에 놓인 분들은 자연 대체의학에 의존하게 되고 흔히 주치의에게는 이러한 사실을 보고하지 않는다.
환자들은 주치의로부터 믿을 수 없으니 멀리하라든가 또는 웃음을 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약초를 이용한 약물이나 건강기능식품들이 여러 검사실 검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다른 치료제와 상호작용하여 예상치 못한 증상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약용버섯도 분명 부작용들을 가지고 있다. 양약의 경우 그 약의 성분과 약리작용은 물론 알려진 모든 부작용들에 대한 목록까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지만 약용버섯의 경우 그러한 세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미국의 경우 약초나 약용버섯은 식품류에 포함되어 통제 받고 있으며 공식적인 독성 검사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환자들은 약용버섯 사용을 보고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들은 어떤 증상이 나타났을 때 그 증상이 보조 치료제에 대한 반응으로 생긴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약용버섯들은 여러 신체 기관에 생리적 병리적 영향을 미치는 여러 화학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다. 이러한 화학 성분들은 인체에 낯선 단백질 또는 함수탄소 복합체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어쨌든 약용버섯들은 정말 부작용이 없는 것일까? 또 약용버섯이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것일까?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약용버섯들 가운데 신령버섯, 표고, 영지(불로초)의 부작용에 대하여 알아본다.
재배 중인 신령버섯(속칭 아가리쿠스). 이 사진은 네이버 카페 "열두 개울 버섯마을" 메니저인 버섯마루 연천님의 버섯 농장에서 찍은 것을 빌려 주신 것이다. |
신령버섯 Agaricus blazei(=A. subrufecsens) Murrill의 부작용
신령버섯의 추출물은 일본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한 때 선풍을 일으킬 정도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버섯이다. 그런데 이 버섯에 부작용이 있다는 보고가 있는데 암 환자에게 급성 간부전을 일으켰고 두 건의 사망보고도 잇달았다. 물론 이 사건은 복잡한 임상 상황에서 어떤 특정 약물 영향으로 말미암은 것인지 가려내기 어렵다. 허지만 적어도 한 환자는 신령버섯 추출물 사용과 간에 생긴 문제 사이에 분명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세간에 나도는 신령버섯의 둘째 부작용은 구순염(口脣炎), 즉 입술이나 입 모서리에 생기는 염증이다. 이 부작용은 간부전보다 훨씬 덜 위험한 부작용이다. 급증하는 걱정은 아가리쿠스(주름버섯속) 버섯들이 함유하고 있는 아가리틴(agaritin) 성분이다. 이 성분은 히드라진(hydrazine)의 하나로 발암성분이다. 일찍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생 양송이(Agaricus bisporus) 안에 들어 있는 이 성분이 쥐 실험에서 발암물질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이 재배한 표고. 미국에서는 자연산 표고는 돋지 않는다. |
표고(표고버섯) Lentinula edodes(Berk.)Pegler
=Lentinus edodes(Berk.) Sing. 의 부작용
표고가 피부염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 사람에 따라 덜 익힌 표고를 식용하였을 경우 피부염을 일으킨다고 한다(참고, 표고버섯 피부염 이야기: 야생버섯의 신비[108]). 주로 상체 몸통에 마치 채찍으로 맞았을 때 생기는 자국처럼 생기는 줄무늬 모양의 염증(발진)이다. 표고버섯 피부염이 처음으로 세계에 보고된 것은 1977년 일본에서였다. 한국에서도 1998년에 처음으로 다섯 명의 표고버섯 피부염 환자에 대한 임상 사례가 학계에 보고되었다(대한 피부과 학회지 36권 3호, 1998.1).
피부염 말고도 다른 부작용은 위장장애로 설사, 오심, 구토, 복통은 물론 식도염이다. 또 혈액 속에 산호성백혈구(酸好性白血球)가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리고 표고를 재배하는 사람들이 표고 포자를 흡입함으로써 과민성폐렴을 일으킬 수도 있는데, 이것은 폐에 상당한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영지(불로초) |
영지(불로초) Ganoderma lucidum(Curt.) P. Karst. 의 부작용
신비의 명약으로 알려진 영지(Ganoderma lucidum) 한 종류에만 적어도 400여종의 서로 다른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렇게 많은 화학물질 가운데 독성이 있거나 어떤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없다고 믿는다면 그 사람은 매우 순진한 사람일 것이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약품에 치료 성분 말고도 여러 부작용을 일으키는 성분 또한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일반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또 몸에 좋다고 하면 거의 무조건 우리가 비싼 값을 주고도 사서 먹는 건강보조식품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영지의 부작용 역시 간에 문제를 일으켜 간독성은 물론 만성설사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부작용들은 의학 관계 문헌에는 보고되어 있지 않으나 비전문적 자료에 따르면 인후건조, 저혈압, 쉽게 피를 흘리거나 멍이 들고, 혈변 외에도 오심, 구토, 설사 등 위장장애 및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조심해야 할 것은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약용버섯 광고에 이러한 증상들은 약효가 나는 증거라고 하는 등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표고버섯 피부염 모습 |
그 밖의 약용버섯 제품이 지닌 문제점들
약용버섯 효능의 편차(偏差): 약용버섯을 포함한 상업적인 건강기능식품이 지닌 문제점은 그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특정 유전자 변형, 재배조건, 사용한 배지, 추출방법, 다양한 분자의 농축도, 분자의 안정성, 기본 약물동력학, 생물학적 효율성 등에 관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가 그에 관한 출판물도 없어 믿을만한 정보 출처를 찾기 어렵다. 나아가서 약용버섯 가운데 자연에서 채취한 것은 중금속과 다른 독극물을 함유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또 약용버섯을 재배할 때 어떤 배지를 사용하였느냐 하는 것도 문제점이다. 상업적으로 재배한 버섯은 중금속으로 오염된 배지를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약용버섯이 검사실 검사에 미치는 영향: 약초를 사용하여 만든 약물(herbal medicines)이 비정상적 검사실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낳는 것은 적어도 세 가지 원인으로 말미암는다. 첫째 약초나 약용버섯에 들어 있는 성분이 특정 분석과정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둘째로 복용약물과 버섯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복용 중인 치료 약물의 농축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마치 자몽쥬스(grapefruit juice)가 치료 약물의 생물학적 효용성을 변형한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데 약초를 이용한 약물이 검사실 검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상당히 많이 보고되고 있으나 아직 약용버섯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가 잘 이루어지고 있지도 못하고 또 기록된 보고도 없는 편이다.
잎새버섯에는 티라민(tyramine)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항울제(抗鬱制 MAOI)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이 버섯을 식용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티라민이 항울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의 혈압을 위험할 정도로 높여주기 때문이다. |
영지는 쿠마린배당체(courmarin 配糖體)와 같은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혈액응고체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큰 관심사이자 걱정스러운 관심사이기도 하다. 특히 혈전증치료제인 wafarin같은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은 의사에게 영지 복용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또 환자에 따라 혈중 당도를 변형함으로써 당류대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영지와 신령버섯은 환자에 따라 간에 영향을 주어 간 기능검사에 변화를 가져 올수도 있다는 보고도 있다.
다른 치료약물과 상호작용: 또 다른 문제는 처방약과 약용버섯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걱정이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많은 이해가 필요하고 더욱 조심스러운 조사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목이. 목이(木耳)는 피의 응고 시간을 늦추어 주는 성분이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목이 먹는 것을 조심해야 되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 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 지혈이 잘 안 되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
결론적으로 말하면 약용버섯도 부작용을 가지고 있고 검사실 검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나 다른 처방약과 상호작용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은 반드시 자기가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물이나 약용버섯을 포함한 건강기능식품에 대하여 주치의에게 보고할 필요가 있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올바른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생겨 치료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최근 여러 방송사의 각종 TV 프로그램에 약초나 약용버섯을 사용하여 여러 질병 치료에 효험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매우 흔하게 방영되고 있다. 이른 바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람들까지 동원하여 어느 것이 어떤 병에 좋다고 하는 속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실정이라 약용버섯 사용에 더욱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 글을 쓰는 사람이 그동안 거의 100편에 달하는 약용버섯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으나 순전히 아마추어 야생버섯 애호가로서 그 동안 서구사회에 알려진 약용버섯의 약리작용에 대한 보고를 소개하고 있는 것뿐이다. 거기다가 그 약리작용 연구결과라야 인체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에 대한 통계학적 결과라고 하기보다 주로 동물(쥐) 실험 결과에 대한 보고라는 것을 거듭 말씀드린다. 그러므로 약용버섯에 대하여 지나치게 맹신해서도 안 되며, 과용해서도 안 되며, 검증 없이 무작정 다량 장기 복용해서도 안 될 것이다. @
자료출처:
Denis Benjamin, "Side Effects of Three Medicinal Mushrooms," Fungi, Vol. 9:2, Summer 2016, pp. 44-48. 이 글을 쓴 분은 병리학 전문의이자 야생버섯 연구에도 조예가 깊어 Mushrooms: Poisons and Panaceas: A Handbook for Naturalists, Mycologists, and Physicians(1995)라는 책을 저술한 분이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6.08.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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