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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산업현장에서 크레인 기사를 하며 4~5년을 근무하고 있던 87년,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논산지역에 좋은 곳이 있으니 그간 모은 돈으로 땅을 사서 돌아오면 농사를 짓고 살자는 제안이었다. 농사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삶이었지만 아내의 간곡한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 쿠웨이트에서 작업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보니 을씨년스럽게 벗겨진 야산에는 이미 사과나무가 심겨져 있었다. 사과농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천안의 농민교육원 사과교육반에 들어가 교육을 받은 지 며칠, 주시준 씨는 후지와 아오리를 심었는데 교육내용은 온통 부사와 쓰가루에 대한 내용뿐이어서 동료들에게 후지와 아오리 교육은 언제 하느냐고 질문을 던진 적이 있을 만큼 후지가 부사고 쓰가루가 아오리인 줄도 모르고 시작한 농사였다.
농정담당자들이 UR대체작목으로 사과를 적극 권장했던 터라 소득작목으로 기대를 했지만 사과는 과수중 가장 수익성이 떨어지는 작목으로 전락하게 되어 인근 사과 농가가 1/3도 남지 않았을 만큼 극심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외부로 나가 보일러 배관일을 겸하면서 꿋꿋이 버티어 온 지난날들, 몇 해 전부터 사과는 다시 각광받는 경제작목으로 부상해 이제서야 안정된 희망의 과원을 가슴에 품게 되었다.
사진으로 보는 주시준님의 사과 농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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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뜨리는 전정 방법(늘전정)의 도입으로 거름의 투입량을 거의 줄이면서도 대과생산과 다수확이 가능하게 되었다.
사과에 가장 좋은 영양제는 사과 열매로 만든 천혜녹즙과 식초라는 것을 재배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영양강화와 당도향상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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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 가장 좋은 영양제는 사과 열매로 만든 천혜녹즙과 식초라는 것을 재배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영양강화와 당도향상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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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비료를 과수에 주지 않은 지 6년째, 초생재배를 중심으로 기본적인 영양을 공급하고 부족한 질소분은 관주나 토양살포를 통해서 생선아미노산을 투입하여 해결한다. 생선아미노산은 생선과 흑설탕을 재료로 손쉽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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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으름이 나는 철이면 산으로 가 한 해 쓸 으름을 따다 으름천혜녹즙을 담가 엽면시비와 토양관주에 연간 5~6차례 사용한다. 야생과일 중 최고의 당도를 가진 만큼 당도향상에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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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생재배로 과수원은 사과의 향과 싱그러운 흙냄새로 어우러져 있다. 추석에 물건을 내기 위해 덜 익는 과일을 따지는 않는다. 10월 중순까지 기다렸다가 완숙된 과일을 따서 단골 소비자들에게 전달, 작년의 경우 흠집있는 과일까지 완전히 소비자에게 직판하였다.
일찍이 저농약 품질인증을 받은 주씨의 노력에 토양은 푸슬푸슬한 옥토로 변했다. 농사에는 거짓이 있을 수 없다. 바닥의 흙이 이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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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무성한 나무를 만들면 과일도 적게 달릴 뿐 아니라 대과를 만들기도 힘들어진다.
잎이 빳빳하면서도 연녹색의 윤기가 돌고 약간 접혀 있어야만 정상이다. 이런 잎의 상태를 보아가면서 칼슘제와 미량요소로 적절히 사용해 수세를 조절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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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기 앞부분에 엑셀파이프를 달아 토양살포에 딱 알맞은 설비를 직접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점적시설은 부분적인 영양공급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으로 토양에 전면적으로, 주기적으로 영양제 등을 살포한다.
① SS기 뒷부분에 동력압축기에 달린 한 라인을 이용하여 앞부분으로 연결을 한다.
② 운전석 밑부분으로 라인이 지나가게 하고 중간에 보조밸브를 달아놓아 운전중 작동이 가능하게 한다.
③ 엑셀파이프의 하단부 쪽으로 구멍을 내는데, 구멍의 크기와 위치를 적절히 조정해 토양에 영양액이 골고루 퍼지도록 한다.
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10.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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