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및 윤석열 후보는 1월 25일 농업농촌 공약을 발표하고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였다. 이재명 후보는 농업농촌대전환 5대정책공약을, 윤석열 후보는 튼튼한 농업, 활기찬 농촌, 잘사는 농민의 5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과거와는 달리 농업농촌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이 제시되어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막상 당선되고 나서 농민과의 약속을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도 끝까지 농민들과 한 약속을 지켜낼 의지가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최근에 집으로 보내진 선거홍보물에 농업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후보는 이재명 후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공보물에 농촌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농촌은 균형 발전의 주요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며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 이장 수당 인상 등의 농업 관련 공약이 제시되어 있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공보물에 내일을 바꾸는 10대 약속이라 했지만, 농업에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문재인 정부의 농정실패를 거울삼아 전반적으로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업 기반 확보를 위한 가치성있는 공약이 비교적 많은 편으로 보인다. 그리고 공약 내용이 농업 현장 농민들의 제안을 많이 받아들여 영역별로 다양하게 배치되어 있다고 보인다. 특히 농업예산 5%, 식량자급률 60%, 농지 전수조사, 친환경 농업 비중 20% 확대, GMO 완전 표시제, 그린 바이오 육성, 농촌 재생 300, 마을공동체 주도에너지자립 마을, 광역인력중개센터, 청년 미래혁신 농민 5만 명 육성 등 고루 배치된 편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튼튼한 농업, 활기찬 농촌, 잘사는 농민’을 슬로건으로 “농림축산업은 국가기간산업이자 미래성장산업으로 농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늘리겠다”며 “농업인에게 안정적인 소득과 행복한 삶,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국민에게 쾌적한 그린 쉼터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 농업직불금 5조 원 확대 △ 비료 가격 인상 차액 지원 △청년 농 3만 명을 육성 △ 마을을 순회하며 진료하는 마을주치의제도 도입 △ 농수산물 시장 첨단화 등 디지털 유통혁신의 5가지 약속을 했다.
윤석열 후보의 농업 관련 공약도 전반적으로 좋은 공약이 많지만, 농업에 대한 비전과 확고한 추진목표치가 불분명해서 가치성이 낮은 편이다. 예를 들어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예산 편성 의무화는 있으나 목표 지표 제시가 없어 예산편성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공약의 제목과 방향만 잡고 구체적인 성과 목표치, 추진 전략과 로드맵, 예산 배분, 타 공약과의 정합성 등에 대한 제시가 부족하여 구체적인 농업예산 확보 방안, 식량자급률 목표치, 농지보전의 기본원칙과 구체적 농지보전 방안, 친환경 농업 육성 목표치 등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두 후보의 농업 공약을 세부적으로 비교해보면
첫째, 비젼
이재명 후보는 농업·농촌 비전으로 농업을 국가 성장전략으로 보호, 육성하겠다.’, ‘농촌을 균형 발전의 거점으로 하겠다’라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 특징적이다. 제대로 된 농정의 방향이고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농정의 비전이다. 윤석열 후보는 비전 제시 없이 그냥 세부적인 공약을 던지는 수준이었다는 점이었는데 최근의 농정 토론회에서 식량 주권을 책임지는 국가 기간산업이자 기후 위기 극복을 담당할 미래성장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농업을 산업주의적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특징이다.
둘째, 농업 예산
농업예산은 농업정책 시행을 위한 기본재원이다. 이재명 후보는 농업예산을 전체예산의 5%(22년 현재 농업 예산은 16조 6,767억 원, 전체의 2.8% 수준)로 확대하겠다고 했으나, 윤석열 후보는 관련 내용이 없다.
셋째, 핵심공약-농어촌기본소득과 직불금
농업 공약으로서 제일 돋보이고 관심이 인 것은 이재명 후보의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과 윤석열 후보의 농업직불금 5조 원(현재 2.5조) 확충이다.
이재명 후보의 농어촌 기본소득은 농어촌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1인당 100만 원 이내의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건데, 이 공약이 지켜진다면 다른 어떤 공약보다도 좋은 공약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공약은 국민 기본소득제를 농업에 적용한 것으로 지역 균형 발전의 관점에서 좋다고 본다. 지역 균형 발전이 되어야 농촌 지역의 의료나 교육, 복지, 문화 등이 살아날 수 있고, 그렇게 농촌 지역이 살아나야 이제 그 안에 거주하는 농민들도 같이 산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후보의 농업직불금 2배 확충((현재 직불 예산 2.4조에서 5조로 ) 공약은 다양한 선택형 공익직불금 프로그램을(청년농 직불, 식량안보 직불, 탄소 중립직불 조건불리 직불, 고령 중소농 농지이양 은퇴직불 등) 도입하여 더 많이 직불금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인데 주목할 공약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농사를 실제로 짓고 있는 농업인이 직불금을 받도록 공익직불금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공약이 실시되면 농가당 평균 직불금 수령액도 현재 250만 원에서 500만 원 수준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은퇴 이양 직불제는 과거 추진됐다 한 번도 예산을 채운 적 없이 사라진 ‘경영 이양 직불제’와 유사한 정책으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고, 은퇴 이양 직불은 기본적으로 농업인들을 탈농시키는 전략인데, 가뜩이나 사람이 없는 농촌에서 이게 과연 맞는 정책인지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이상기후 확대 및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 등으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기후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나타난 식량안보 문제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국가식량자급 목표를 60%(20년 45.8%)로 높이고, 식량안보직불제를 도입해 밀과 콩 등 주요 곡물의 자급을 확대하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식량자급에 필요한 농지확보를 위해 전수조사를 통한 농지투기 근절과 경자유전 원칙 강화를 약속했다. 이와 함께 국민 건강과 안전한 먹거리 보장을 위해 먹거리 기본법을 제정하고, 어린이집과 군대, 복지시설에 공공급식 체계를 확대해 각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소비자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 표시제를 도입한다고 공약을 제시하였다.
윤석열 후보는 식량자급률을 상향 조정하고 관련 예산 편성 의무화겠다고는 하지만 구체적 확대지표 제시는 없다. 식량안보와 식량자급율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농지를 확보해야 한다며, 식량생산에 필요한 적정수준의 농업진흥지역 우량농지를 확보하고, 진흥지역과 진흥지역 밖의 농지의 농지전용부담금 차등폭 확대, 농지정보시스템 일원화 관리로 농지투기 방지, 농지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윤 후보는 2021년 국민의힘 입당 후 청년들과의 세미나에서 농업을 하나의 산업, 비즈니스 차원에서 발전시켜야 한다며 오래전부터 농사를 지어왔던 분들이 경자유전에 너무 집착한다고 하고 관련 법 규정이 산업화 등을 전부 막고 있다고 발언하여 경자유전 원칙을 부정한 것으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다섯째, 기후위기 및 탄소중립 대응
기후위기 및 탄소중립 시대에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생태적이며 경종-축산순환형 친환경농업의 확대가 필요하다. 이재명 후보는 친환경 유기농업의 재배면적 비중 20%를 목표로, 논농업부터 친환경유기농업으로 전환시키고, 화학비료와 농약을 줄여나간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가축분 퇴비와 액비를 중심으로 통합양분 공공관리체계를 확대·구축하고, 가축분 퇴비 이용 기반을 조성해 재배농가와 축산이 함께 상생하는 자원순환농업을 활성화하고, 지속가능한 축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 주요 산업인 축산과 사료 산업의 위상을 강화하고, 국내 사료 생산을 안정화해 수입 사료를 대체 및 저메탄·저단백질 사료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 순환형 먹거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농산물 생산에서 가공과 유통, 소비와 폐기까지 탄소배출을 감소시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탄소중립을 위한 저탄소농업을 확산하고 환경친화형 축산업구축과 가축질병예방강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확대 목표는 제시하고 있지 않다. 또한 농가경영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화학비료(무기질 비료) 가격 인상 차액을 확대 지원해 준다고 하는데, 친환경 농업 육성방향과 탄소중립의 방향과도 일치되지 않고 공익형 직불을 하는 기본 철학과도 맞지 않는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일시적 지원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걸 농정공약으로 제시하는 것은 대단히 적절하지 않다고 보인다.
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22.02.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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