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 평 유기농 배추밭은 심은 지 이제 한 달 지났는데 벌써 계약이 끝난 상태다. 보통 평당 12주에서 15주가 들어가는데 계약할 때는 평당 10포기로 계약한다. 그래도 평당 2만 원에 계약했으니 포기당 2,000원꼴이다. 선금 50%로 4,000만 원을 미리 받았고 수확 후에 나머지 4,000만 원을 받는다. 보통 관행 배추밭이 포기당 800원을 받는데 정길흔님의 유기농 배추는 포기당 2,000원을 받으니 대단한 성과다.
혹시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건 아닐까 들어간 비용을 계산해보았다. 밑거름 퇴비 20차가 대략 11만 원씩 해서 220만 원. 씨앗 값과 상토값이 약 100만 원, 배추 심을 때 광주에서 인부들 데려다가 15만 원씩 18명을 썼으니 270만 원. 방제를 네 번 정도 하니까 드론 방제 값이 80만 원, 자닮유황과 자닮오일 원재료값이 약 80만 원, 배추 묶어야 하니 인건비가 약 200만 원 해서 많이 들어가 봐야 1,000만 원이 못 들어간다. 실속 있는 수확이다.
품질은 얼마 전에 농촌경제연구원에서 조사하고 갔는데 진도 월동 배추 100여 농가 중에서 정길흔님의 배추밭이 제일 좋다고 했다니 더 말이 필요 없다. 잘 발효된 퇴비를 많이 넣어준 것과 밭갈이를 자주 하는 것, 정식 후 10일을 넘기지 않고 자닮식 방제를 제대로 한 것 등이 배추 농사를 잘되게 하는 핵심 비법이라고 할 수 있다.
넓은 퇴비사에 잘 발효된 퇴비에는 하얗게 균사가 퍼져 있다. 재작년부터 자가제조한 미생물을 넣고 다섯번 이상 뒤집기를 하면서 발효 시킨다. 내년에 사용할 요량으로 발효를 시작한 퇴비까지 800톤 정도의 퇴비가 잘 구분되어 있다. 뒤집기를 잘해주지 않으면 퇴비에서 물이 질질 흐르고 냄새가 나서 쓸 수가 없다. 경험상 좋은 퇴비를 200평당 2톤 정도 넣어주는 것이 작물생장에 제일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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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22.10.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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