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버섯의 비밀: 야생버섯의 신비(196)
먼지버섯 Astraeus hygrometricus(Pers.)MorganGeastrummhygrometricummPerss. 영어이름 BarometerEarthstar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
먼지버섯 주변에 솔가리가 많은 것을 보아서 이 버섯은 소나무와 공생관계에 있는 균근균인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참나무와 공생관계에 있기도 하다.
먼지버섯 유균 사진 제공: 파주 우쿠리 이성국님. 귀한 사진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먼지버섯 유균 사진 제공: 파주 우쿠리 이성국님. 귀한 사진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막에서도 버섯이 돋을까? 놀랍게도 사막에 돋는 버섯이 여럿 된다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땅 위의 별이라고 할 수 있는 별 모양의 습도계를 가진 버섯이 있다. 이 버섯은 꼭 별 모양으로 생겼는데 그 별 모양의 방사조직(ray) 한 가운데 동그란 포자주머니를 가지고 있어서 그 안에 포자가루가 많이 들어있다. 건드리거나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포자 주머니를 치면 먼지가 나는 것처럼 포자가루가 펄펄 날아오른다. 그래서 이 버섯의 한국 이름은 “먼지버섯”이고 영어이름은 땅에서 돋은 별같이 생겼다 하여 “Earthstar”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버섯이 사막에서도 돋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별 모양의 방사조직이 습도계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사막에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그 방사조직을 오므려서 가운데에 있는 포자주머니를 감싸면서 보호하다가 비가 오면 즉시 열어서 빗방울에 튕긴 포자를 방출한다. 비가 오지 않으면 일 년이고 이 년이고 오므린 채로 기다린다. 미국에서 이 버섯은 특히 사막이 많은 캘리포니아 서남부 지방에 많이 돋는다고 한다.
먼지버섯이 모래땅 위에 돋아 있다.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
먼지버섯의 처음 학명은 방귀버섯 속 Geastrum hygrometricum이었는데 그 속이 바뀌어 Astraeus hygrometricus라고 부르게 되었다. 속명 Astraeus의 뜻은 “별 모양”이라는 뜻이다. 종명 hygrometricum 또는 hygrometricus란 “습도 또는 습기를 측정하는”이라는 뜻이다.
미국 동부 지역의 경우 먼지버섯은 늦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숲속 땅 위에, 특히 참나무와 소나무가 있는 개울가, 길가, 그리고 흔히 모래땅이나 파헤친 토양 주변에 단생 또는 여기저기 그룹으로 산생하는 균근균이다.
종명이나 영어 이름 그대로 한때 민간에서 일기 예보에 사용하던 버섯이다. 그 이유는 앞에서 말한 대로 성숙하면서 이 버섯의 외피가 별 모양의 외피조각(裂片)으로 갈라지는데 그 외피조각이 건조할 때는 오므라들어 포자주머니를 감싸고 있다가 습하거나 비가 오면 곧게 다시 펴지면서 포자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전통 의학에서 이 먼지버섯의 말린 포자가루를 지혈에 사용하고 부기 치료나 몸 안의 열을 내리는 데 사용하기도 하였다.
먼지버섯.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
또 먼지버섯에는 쥐 실험에서 면역 활성 성분을 산출하여 대식세포 활성화와 함께 면역체계를 활성화 하는 성분도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여기 대식세포 (大食細胞 macrophage)라 함은 동물 체내 모든 조직에 분포하여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이다. 침입한 세균 등을 잡아서 소화하여, 그에 대항하는 면역정보를 림프구에 전달한다고 한다.
먼지버섯은 사막 모래 위에도 돋지만, 숲속 땅 위에도 돋는다.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
그 밖에도 박완희 선생에 따르면 먼지버섯에는 지방산 8종, 마니톨, 글리세롤, 프룩토스, 갈락토스, 유리당 3종, 균당 1종이 들어 있고 약리작용으로 피를 멈추게 하는 지혈 작용, 염증을 제거하는 소염 작용이 있다. 적응증으로 외상 출혈과 동창수포(凍瘡水泡)라고 한다.
한국의 신종 먼지버섯,
선비먼지버섯 Astraeus ryoocheoninii
DMZ서 발견된 '희귀' 선비먼지버섯, 전 세계에 존재를 알리다 - 그린포스트코리아 |
한국 비무장지대(DMZ)에서 발견한 신종 선비먼지버섯이 국제적으로 신종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 1995년에서 2000년까지 5년 동안 비무장지대와 인접 지역의 산림 생태계를 조사하는 과정에 처음으로 발견하여 한국 내 학술지에 보고하였던 버섯이다. 이 버섯은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건봉산 해발 500m 지점에서 두 개체를 발견하였다고 한다.
이 선비먼지버섯은 일본이나 북한에서 볼 수 있는 비슷한 먼지버섯과 비교하여 그 차이점을 밝힘으로써 신종으로 등록하게 된 것이다. 육안으로 보아도 보통 먼지버섯은 가죽질의 외피가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터지면서 바깥쪽으로 뒤집혀 이루어지는 별 모양의 열 편이 6-10개 정도이지만 선비먼지버섯은 14-15개나 된다.
선비먼지버섯의 학명은 처음에 1999년 한국 균학회에서 Astraeus koreana 라는 학명으로 발표하였으나 나중에 이 버섯을 처음 발견한 고 류천인 박사를 기리기 위하여 Astraeus ryoocheoninii 로 변경하여 등록하였다고 한다. 국제적으로 신종 등록한 이 버섯은 세계적인 버섯분류 학술지 MYCOTAXON, Vol. 132(1): January-March, 2017 표지 사진으로 등재되었다.
참고자료:
* 영어 위키백과사전, Astraeus hygrometricus에 대한 것
https://en.wikipedia.org/wiki/Astraeus_hygrometricus
* 참고도감, Roody, William C. 2003. Mushrooms of West Virginia and the Central Appalachians. The University Press of Kentucky, Lexington, KY. p 438.
* 약용버섯도감:
Rogers, Robert. 2011 The Fungal Pharmacy: The Complete Guide to Medicinal Mushrooms and Lichens of North America. North Atlantic Press, Berkeley, Calif. pp.185-186.
박완희, 이호득 공저. 2003(재판). 한국 약용버섯도감, 서울: 교학사. 615쪽
* DMZ의 숨은 보석 '선비먼지버섯' 국제적 신종 등록|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170602064200063
* DMZ서 발견된 '희귀' 선비먼지버섯, 전 세계에 존재를 알리다| 그린포스트 코리아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298
선비먼지버섯 사진출처: 한국 산림청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25.01.15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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