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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의 의사소통: 야생버섯의 신비(198)과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버섯은 최대 50개의 '단어'를 사용하여 서로 의사를 소통한다고 한다. 즉 균류라는 생물체가 보내는 전기 신호가 인간의 언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버섯의 의사소통: 야생버섯의 신비(198)

과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버섯은 최대 50개의 '단어'를 사용하여 서로 의사를 소통한다고 한다. 즉 균류라는 생물체가 보내는 전기 신호가 인간의 언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사진 1: 치마버섯 Schizophyllum commune Fr. 은 가장 복잡한 전기 생산 활동을 보여 준다. 치마버섯의 주름살 모습.
숲의 쓰레기 속에 묻혀 있거나 나무에서 돋아나는 버섯은 조용하고 비교적 독립적인 생물체처럼 보일지 몰라도,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버섯은 균사를 매개로 하여 소통하는 생물체일 수도 있다고 한다.

버섯이 서로에게 보내는 전기 신호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본 결과, 그 구조가 인간의 말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양식(pattern)을 보여준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버섯은 땅속의 길고 실 모양의 구조를 가진 균사를 통해 전기 자극 또는 신호를 전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인간의 신경 세포가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심지어 나무를 분해하는 부생균 버섯의 균사가 나무토막에 닿으면 이러한 신호 보내는 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버섯이 이 전기 "언어"를 사용하여 먹이나 상처에 대한 정보를 멀리 뻗어나간 자신의 일부분인 균사나, 또는 균사로 연결된 주변 나무와 공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진 2: 팽이버섯 Flammulina velutipes(curt.) Sing. 자연산 팽이버섯
하지만 과연 이러한 버섯의 전기 활동이 인간의 언어와 공통점이 있을까? 이것을 조사하기 위해, 브리스톨에 있는 영국 서부 대학의 비전통적 컴퓨팅 연구실에 있는 앤드류 아다마츠키(Andrew Adamatzky) 교수는 팽이버섯(Flammulina velutipes), 치마버섯(Schizophyllum commune), 호주의 화경버섯속 버섯 Omphalotus nidiformis, 동충하초(Cordyceps militaris) 등 네 가지 종류의 버섯이 생성하는 전기 신호(spikes)의 패턴을 분석하였다. 그는 얼기설기 균사체로 이루어진 기질 덩어리에 작은 미세전극을 꽂아서 이 분석 작업을 수행하였다.

아다마츠키 교수는 버섯의 신호 패턴과 인간의 언어 사이에 직접적 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 다른 버섯의 과, 속 및 종의 살아있는 기질 가운데 일어나는 정보 처리에는 많은 유사점이 있다고 보고 그는 그저 버섯의 신호와 인간의 언어들을 비교해 본 것이다.
 
사진 3: 할로위호박색화경버섯 Omphalotus illudens(Schwein.) 밤에 주름살에서 야광을 낸다.
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전기 신호는 흔히 최대 50개 단어의 어휘와 유사한 줄지은 무리로 뭉쳐지며 이러한 "균류 단어 길이"의 분포는 인간 언어의 분포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활엽수 고사목에서 돋는 치마버섯은 가장 복잡한 "문장들"을 생성한다. 아담츠키 교수는 이러한 전기 파장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버섯의 온전한 상태(integrity)를 유지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하였다. 이것은 마치 늑대들이 무리의 완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울부짖는 것과 유사하며, 버섯 자신의 뻗어간 균사를 통하여 자기 몸의 다른 부분에 새롭게 발견한 생물체를 유인하는 신호 화학물질인 유인제(attractants) 및 기피 또는 쫓기 위한 퇴치제(repellants) 정보에 대하여 보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아담츠키 교수는 또 다른 설명은 버섯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퍼져가는 균사체의 끝은 전기가 충전되어 있기 때문에 충전된 끝부분이 한 쌍의 차동전극(差動電極 differential electrodes 전극이란 전자 전달이 발생하는 곳을 말하며 가동전극이란 두 개 이상의 전극을 사용하여 측정 신호의 차이를 감지하는 방식을 말함)을 통과할 때 전위차(電位差, 전위차란 전기 또는 전자 회로에 있는 두 지점 간 전위의 차이로, 전기가 흐르게 하는 원인이다.)의 신호가 기록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신호들"이 무엇을 의미하든 무작위적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한다. 
 
사진 4: 동충하초 Cordyceps militaris(L.) Link 자연산 동충하초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과학자들은 버섯이나 균류의 신호 패턴을 언어의 한 형태로 받아들이기 전에 더 많은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엑서터(Exeter) 대학교의 생명과학 조교수이자 영국 균류학회의 진균 생물학 연구 위원회 위원인 댄 베버(Dan Bebber)는 버섯의 신호 패턴과 인간의 언어 사이의 유사성이 있다는 연구가 흥미롭긴 하지만 이러한 버섯 균사의 신호들을 언어라고 하는 해석은 다소 지나치게 열광적인 듯하여, 구글 번역에서 버섯(균류)에 대한 것을 읽기 전에 훨씬 더 많은 연구와 중요한 가설 검증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참고자료
* Linda Geddes, Mushrooms communicate with each other using up to 50 ‘words’, scientist claims, The Guardian, April 6, 2022
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22/apr/06/fungi-electrical-impulses-human-language-study

* 육식성(肉食性) 버섯들이 벌레들의 대화를 듣는다?: 야생버섯의 신비(136)
https://www.jadam.kr/news/articleView.html?idxno=7401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25.04.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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