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닮은사람들이 위치한 하동군 악양은 요즈음 대봉곶감 말리기로 한차례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홍시 대봉감은 알아도 대봉곶감은 처음 듣는다는 사람이 아직은 많은 편이지만 홍시뿐만 아니라 곶감으로도 악양 대봉감이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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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결과는 악양청년회를 중심으로 수년째 평사리공원에서 악양대봉감축제를 개최해 오고, 악양 축지마을이 대봉감 정보화마을로 지정되는 등 꾸준한 홍보에 상당부분 기인하지만 악양 본래의 지리적 이점에서 얻어진 뛰어난 대봉감 맛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섬진강 맑은 물과 지리산 자락의 맑은 공기를 먹고 자란 악양 대봉감은 예로부터 임금님의 진상품으로 명성을 얻어왔습니다.
특히 악양 축지리 지역은 일제시대 때부터 지질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토질과 환경이 좋은 장소로 지정되어 대봉감나무를 본격적으로 심어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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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초 대봉감축제에 이어 홍시용 대봉감 출하로 악양 전체가 택배가 지연될 정도로 홍역을 치르더니 그것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이번엔 대봉곶감 깎기와 말리기로 한차례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대봉곶감은 대봉감 중에서도 작은 것만을 골라 곶감을 만듭니다. 대봉곶감은 대봉감 원래의 높은 당도에 더해 육질이 다른 감에 비해 커 주홍빛 색깔이 더욱 선명하고 투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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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곶감 깎기와 말리기가 한창인 방호정씨의 호정농원을 찾았습니다.
호정농원은 악양대봉감 마을의 중심에 서 있을 뿐만 아니라 악양친환경곶감연구회를 이끌며 대봉곶감 규모면에서도 가장 커다란 규모를 자랑합니다.
농원입구에서부터 아직 수확하지 않은 대봉감이 주렁주렁 달려 멋진 풍경을 연출합니다.
농장으로 들어서니 십 수 명의 마을 분들이 모여 계십니다. 마침 참 시간이라 떡볶이와 순대 등을 들고 계셨습니다. 인사를 건네고 2층 건조대로 올라서니 50여 평의 규모에 곶감이 가득 매달려 있습니다.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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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방호정씨 부부를 찾아 사진을 찍고 그 규모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대략 여섯 동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1동이 100접이니 대략 6만여 개의 곶감이 달리는 거죠. 예년에는 2~3동 정도 했는데, 올해는 감이 많이 달려 곶감용으로 쓸 감이 많이 생산되어서 규모를 늘렸습니다.
저희 농장 것뿐만 아니라 악양 지역 회원들의 감을 매년 구해 곶감을 만들어오고 있는데 수확한 감을 구해 쓰다 보니 운반과정 중에 흠집이 많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올해는 밭떼기로 구입해 직접 수확함으로써 흠집을 줄일 수가 있었습니다. 고급 곶감 비중을 높일 수 있게 된 거죠. 대신 감 수확에만 11일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리고 십 수 명이 매달리어 감 깎는 작업을 8일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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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으로 내려와 곶감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대봉감은 다른 감과 달리 크기가 크고 고르지 않아 기계작업이 곤란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감 깎는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꼭지부분을 돌려 칼집을 내고 감자 깎는 칼을 이용해 나머지를 깎습니다. 다음에는 녹이 슬지 않는 플라스틱 또는 스테인레스로 만든 고리를 감꼭지부분에 끼워 2층 건조대로 이동하여 천장에서부터 고리를 차례로 매다는 작업을 합니다.
감 껍질은 따로 모아 과숙성된 감들과 함께 감식초를 만드는 데 이용한다고 합니다. 버릴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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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감은 감이 크고 수분이 많고 당도가 높기 때문에 건조에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방호정씨가 예전 건조방식과 현재 방식을 비교해 가며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예전에는 감을 얹어놓는 형태의 선반용걸이를 이용했는데 그것의 단점은 걸이와 맞닿은 아랫부분에 수분기가 고이면서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후에는 스테인레스 고리를 이용해 매달았습니다. 올해는 직접 곶감 주산지인 상주를 견학하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신형 걸이와 고리를 구입했습니다.
신형걸이는 플라스틱이라 청소 등이 용이해 훨씬 위생적이고 공간을 적게 차지할뿐더러 가격도 구형에 비해 반값으로 상당히 경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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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여 일의 건조기간을 거치면 내년 1월 중순부터 판매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설까지는 곶감 판매가 모두 완료될 것이라고 합니다. 곶감의 반 정도는 고급 제품으로 내놓으려 포장박스도 새로 맞춰 제작했다고 합니다,
신형박스의 특징은 나무로 된 박스테두리를 장부맞춤하고 안에 플라스틱 포장을 덧붙여 견고성과 위생성을 높인 점입니다.
방호정씨의 기대대로라면 곶감만으로도 다른 농가의 한해 수입 이상의 상당한 소득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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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씨는 곶감 소득이 농사의 연장선임을 강조합니다.
“기존에 하던 농사의 연장선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실과 감이 제 주작물인데 여기서 저는 매실효소, 매실장아찌, 감식초, 곶감 등으로 부가가치 높은 상품개발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그것이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일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돈이 된다하는 것만 쫓아다니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는 정말 어렵습니다. 벤치마킹하러 멀리서 오시는 분들을 저는 혼냅니다. 돈이 된다하여 너도나도 벤치마킹이다 뭐다 해서 한 곳으로 몰리면 가격이 폭락하고 모두가 공멸하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악양대봉감마을(http://daebonggam.invil.org) 또는 호정농원(http://www.hojungfarm.com) 사이트를 방문하시면 대봉곶감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설명과 함께 곶감 예약 주문을 하실 수 있습니다.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6.11.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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