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농업현장 농업관련정보
고추 수매하는 날단양군 적성면 고추 수매 풍경_북단양농협 적성지소에서

www.jadam.kr 2015-11-05 [ 자연을닮은사람들 ]

고추 수매하는 날.

이른 아침부터 농협 마당에 건고추 실은 농부들의 트럭과 경운기가 들어 온다.

예전에는 수매하는 날이면 왁자지껄한 분위기라도 있었다지만 지금은 늙은 농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두런거리는 소리만 들린다.

담배 한 대 꺼내 문 나이든 농부에게 물어본다.

“수매가가 어때요?”

“좋은 건 6300원, 그 다음 건 5600원 이랴.”

“값이 형편 없네요.”

“그래도 이 값이나마 수매 내니 다행이야. 올해 고추가 풍년이라 어디 금이 있어야 말이지.”

“한결이네는 고추 수매 안혀?”

“예, 저희 건 유기농인데 농협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인정하지 않아서요. 제가 알아서 팔아아죠.”

“그려, 그건 또 그런구먼. 머하러 햐, 알아주지도 않는 친환경, 고생만 하는 걸.”

“...”

www.jadam.kr 2015-11-05 [ 자연을닮은사람들 ]

고추가 풍년이라서 금이 없는 건가 밀려 드는 중국산 고추 때문에 금이 없는 건가?

나이든 농부는 풍년 탓을 한다.

젊은 농부는 수매를 해도 수매에 낼 수도 없다. 친환경 고추를 어디에 팔아야 할까?

고추값이 근당 만원은 해야 생산비와 자기 품값 정도 겨우 건진다는 것이 농부들이 늘 하는 이야기인데 생산비도 못 건지는 수매가에 고추를 넘긴 농부는 내년에도 또 고추 농사를 지을까?

늙은 농부나 젊은 농부나 흥겨워야할 고추 수매날, 한숨 쉬며 커피잔만 홀짝인다.

www.jadam.kr 2015-11-05 [ 자연을닮은사람들 ]

유문철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5.11.05 09:18

<저작권자 © 자닮,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과 답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