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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포도의 미래! '선암산 흑진주'유기재배 / 무농약 하우스 포도재배의 기술적 토대 마련

www.jadam.kr 2003-10-31 [ 조 ]
다정한 포도 부부

- 포도에 맛이 간 부부

우리를 이렇게 불러줘도 좋습니다. 사실 우리는 가족 모두 포도를 너무 좋아합니다. 포도밭에서 일하는 것 자체로도 기쁨을 느낍니다. 4,300 평의 하우스 포도를 아들과 우리 부부가 감당하는데 전혀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일이 없습니다. “우리들 정말 행복해 보이지요?”, “사진 한장 멋있게 찍어 주세요. 드실 포도는 책임을 지지요.”

- 포도 시장의 전망

전국적으로 포도생산이 과잉상태이고 수입산 포도까지 등장하여 포도농가들의 고민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품질의 포도를 생산해 내는 것입니다. 앞으로 품질인증을 받지 못한 과일은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것이란 예상으로 저농약품질인증을 받으려는 농가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환경농산물 시장 내에서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실정이지요. 그렇게 되면 무농약 이상의 품질인증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 다행스러운 측면은 농사기술이 저투입, 다수확, 고품질 쪽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몇몇 농가들은 수입산과도 가격 경쟁력을 가진 과일의 생산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자연농업을 하면서 위 3가지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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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가 풀과 월동해충을 잡아먹어 무농약재배가 한층 수월해 졌다.

- 무농약과 품종의 관계

저농약 재배를 계속해 오면서 작년도에 무농약 시험재배를 처음 시도 하여 보곤 자신감을 얻어 전 면적, 4,200평의 3분의 2를 무농약재배로 품질인증을 받아 놓았습니다.

현재까지 전혀 문제가 없었고 수확기까지 잘 유지 될것으로 봅니다. 노지에서 무농약을 한다는 것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하우스 포도를 선택한 것입니다. 하우스 포도의 장점은 자연환경으로부터의 불가항력적인 피해를 차단하여 안정된 생산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당도가 높은 고품질 포도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우스에서 하면 무조건 무농약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지요. 하우스 무농약 포도재배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응애와 진디입니다. 하우스 환경이 고온 다습 상태에 있기 때문에 농약을 안 치고 이를 견뎌 낸다는 것이 힘겹습니다. 그런데 방법이 있습니다. 적합한 품종의 선택입니다. 캠버얼리의 경우 무농약재배로 최적격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품종은 응애와 진디에 전혀 피해를 받지 않습니다.

요즘 농가들은 신품종을 선호하는데, 대개의 경우 신품종은 무농약재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거봉 계열의 포도 종자들은 무농약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 산미(酸味)와 당도의 관계

당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교차가 크면 클수록 좋다는 생각으로 착색기에 들어서기도 전에 착색을 촉진시키고 당도도 높이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일교차를 높혀 주는 방법을 쓰는데 이는 아주 잘못된 방법입니다. 일교차를 확대하면 할수록 조기착색이 되고 당도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산미(酸味)가 강해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포도의 당도가 18도까지 올라간다하더라도 산미가 강하면 소비자들의 입맛에는 14도 정도의 맛없는 포도밖에 되질 않습니다. 착색이 50% 정도 들어선후에 일교차를 높여주는 방법을 쓰면 이런 문제는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야간의 온도를 15도 정도에서 유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과일을 익히는 것이 가장 좋은 품질의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길입니다.

저의 경우 는 이런 방식으로 당도를 19도에서 20도까지 올립니다. 작년도에 양재 하나로 마트 매장에서 전량을 판매했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열광’이었습니다. 그래서 송이가 작은 것도 전량 판매 했습니다.

- 고품질 포도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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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껍질은 거름으로 이용한다. 껍데기에 영양분이 가득..

포도농사를 17년째 하면서 억지로 되는 일이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땅이 변해야 된다’라는 아주 기본적인 사실에 결국 무릅을 꿇게 되는 거지요.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동원하다시피해서 정열을 불태우며 농사를 지어 왔지만 그 노력들이 성공의 시간을 앞당기진 못한것 같습니다.

7~8년 연속 실패를 거듭하다가 최근 3,4년전부터 햇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땅이 변하니까 되더군요. 그 전에는 좋다는 약들은 다 구해다가 엽면시비를 엄청해 댔습니다. 토양을 바로 만들 생각보다는 나무만을 잘 키울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참 어리석은 일입니다. 해를 거듭하면서 엽면시비의 횟수를 줄여 나가면서 오히려 나무는 더 건강한 생육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는 올해는 엽면시비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잎사귀 하나 떨어지지 않고 정상적인 생육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근본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게게 했습니다. 영양은 뿌리로 섭취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닙니까

- 먼저 지렁이 농사를 지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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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밭이 분변토로 가득하다.

전국에서 우리 밭처럼 지렁이가 많은 곳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현재의 상황으로 추정해 보건데 해마다 지렁이의 수가 배 이상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기질을 많이 넣어 준다고 절대 지렁이가 많아지진 않습니다. 지렁이를 퍼다 넣은 것도 아닌데 지렁이가 이렇게 늘어나게 된 이유는, 사용하는 자재를 자연적인 것으로 전환한 까닭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자연농업 덕택이지요. 지렁이가 늘어나면서 토양의 통기성이 매우 높아졌어요. 2시간 정도 물을 집중적으로 줘도 과수원 바닥에 물이 고이는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뿌리의 흡수능력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전보다 미량요소 결핍으로 인한 생장장해가 훨씬 줄어들었거든요.

- 지렁이 분변토로 지하부의 수분을 ...

자세히 보면 지렁이도 여러 종류가 함께 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표토에서 깊이 들어갈수록 굵고 긴 지렁이가 살고 반대로 표토에 가까울 수록 작은 지렁이가 살아갑니다. 토양에 수분이 많을 때는 지렁이가 표면으로 올라오고 부족하면 정도에 따라 진기한 현상이 벌어집니다. 토양수분이 부족한 정도에 따라 지렁이의 분변토가 달라지는 거지요. 맨 처음에는 가는 똥이, 그 다음에는 중간, 다음에는 굵은 똥이 올라오게 됩니다. 수분을 찾아 지하로 파고드는 지렁이가 내놓은 똥의 형태를 보고 수분공급의 적기를 직감합니다. 생육시기의 특성에 따라 수분조절에차등을 줍니다. 수분측정은 지상부의 습도계를 기준으로 하고 개화기 때는 40%, 비대기 때는 50~60% 정도, 그리고 수확기 때는 다시 40~50%로 조절 해 줍니다.

- 부직포를 활용한 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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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색에 들어가는 뉴 피오네

하우스 전체 면적의 4분의 1 정도만 부직포를 덮어 순차적으로 옮겨 놓는 방법으로 제초를 합니다. 우리 밭의 경우는 비듬나물이 특히 많은데 일정 정도 키운 다음에 부직포를 덮어 놓으면 신기하게도 풀이 10일 정도 후에 완전 분해되어 흔적없이 사라지고 맨바닥만 남습니다. 토양에 양질의 유기질을 공급하는 초생재배의 효과를 살리면서 제초를 하는 중간적인 방법으로 아주 편리합니다.

제초에 노동력을 거의 들이지 않는 것만 해도 엄청난 시간절감이지요. 이렇게 순차적으로 위치를 이동하다가 수확기 한 달 전부터는 완전히 철수시킵니다. 이 때부터는 뿌리의 호흡량을 증대시켜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송이별로 특별한 관리 포도는 정성의 산물입니다. 포도송이가 달린 대로 방치해서는 고품질의 포도를 생산할 수 없습니다. 포도에 손을 댈수 있는 시기가 있습니다. 너무 일찍 손을 대면 포도가 자라질 않습니다.

나무의 수세를 보아 가면서 좋은 가지에는 두 송이, 그렇지 못한 가지 에는 1개를 달고 때로는 수세가 너무 강한 가지에는 3송이 정도를 달아 수세를 억제해 주다가 나중에 한 송이를 잘라 줍니다. 달린 송이의 개별적인 상태를 보고 끝을 쳐 주거나 윗부분을 쳐 줍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아랫부분과 윗부분을 동시에 처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과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런 작업을 하지 않으면 송이가 고른 포도를 생산해 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포도꽃이 져서 남게 되는 검은 잔사를 송이에서 철저히 제거합니다. 이 잔사를 그대로 두면 나중에 포도에 곰팡이가 생겨 열과를 만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포도농사를 잘 지으려면 과욕을 버려야 합니다. 나무의 수세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 일시적인 다수확에 집착해서는 안 되지요. 포도농사를 지으면서 어느덧 나 자신도 철학자가 된 듯한 기분에 빠지게 됩니다. 행복한 일이지요.

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10.3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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