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강남 갔다 돌아온다는 제비다. 봄에 피는 꽃들 사이로 날아다니는 다양한 철새들은 우리가 그려보는 아름다운 봄 풍경의 전형이다. 철새와 꽃은 봄의 전령사이자 상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새들이 노래하지 않는 봄에 익숙해진 지 오래되었다.
오래전 이런 상황에 대한 경고장이 있었다. 바로 레이첼 카슨이 쓴 ‘침묵의 봄’이다. 1962년에 출판된 ‘침묵의 봄’은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레이첼 카슨은 이 책에서 무분별한 농약 사용은 벌레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를 교란하게 되고 더 이상 새들이 노래하는 봄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예측이 현실이 된 세계에 살고 있다.
프리츠 하버라는 독일의 화학자가 처음으로 암모니아 합성법을 개발해냄으로써 인류는 질소 합성물을 생산하는 기술을 갖게 되었다. 하버는 이 발명으로 1918년에 노벨상까지 받게 되지만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첫발을 내딛게 된다.
공기 중의 질소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이 기술은 질소 비료를 생산하는 기술로 발전했고 덕분에 식량 생산량이 늘어나 그 시절 기아에 허덕이던 많은 인구를 구원할 수 있었다니 어찌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쳤다는 데 문제가 있다.
농약의 위험성은 개발자와 판매 기업만 알고 있었고 그것을 처음 보는 일반 사람들은 알 수가 없었다. 좋은 것이라 뿌려댄 농약으로 인해 가축이 죽고 새가 죽어 떨어지고 심지어 인간도 암에 걸리는 등 부작용을 체험하고 나서야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그쯤에 레이첼 카슨은 다양한 사례를 취재하고 연구하여 ‘침묵의 봄’을 쓰고 출판한다. 출판된 책은 센세이션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다양한 환경운동 단체들이 생겨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유기 농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은 살충제를 사용함으로써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보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 년에 걸쳐 나타나는 환경의 변화를 복잡하고 어렵지 않게 읽기 쉽게 서술해 주고 있다.
이경희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21.09.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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