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반드시 캐나다와 파나마에 있는 두 곳의 양식시설에서만 사육해야 한다. 미국 내에서는 사육해서는 안 된다.”는 단서 조항을 보면 GM 연어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자연 생태계의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슈퍼연어는 불임 확률이 99.8%라고 한다. 0.2%의 번식력이 살아있다는 얘기다. 그 일부가 바다로 탈출해 알을 낳게 된다면 생태계의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GM 생물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은 자연종의 멸종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GM 재배 금지 국가다. 그런데도 2017년 강원도 태백 유채꽃 축제장에서 GM 캐놀라 종자가 발견됐다. 수입된 중국산 유채 종자에 GM 캐놀라가 혼입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사례는 많다. 2009년에서 2014년 사이, 사료용으로 수입된 GM 작물이 운송과정에서 떨어져 발견된 사례가 184건에 이른다. 2018년 10월에는 수입 GMO가 평택항 근처에서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고 인근 밭에서 자생한 경우도 나왔다. 인간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실제로 GMO 생명체는 인류의 손에서 벗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용 GMO 수입 1위 국이다. 2011년부터 5년여간 수입된 GMO 농산물은 총 1,036만 톤, 이 중 99%를 식품 대기업 5곳이 수입했다. 대부분 식품용이 아닌 사료용과 제지 및 공업용 등으로 사용한다고 답했지만 경실련 측은 “어떠한 입증자료도 제시하지 않아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고 했다.
그래서 사서 쓰지 않고도 씨를 받아서 얼마든지 쓸 수 있는 씨앗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오랫동안 한반도의 자연생태계에서 대대로 살아왔거나 농업생태계에서 농민들의 손으로 직 저장했다가 대대로 재배해온 토종씨앗이며 우리나라의 기후나 충토에 잘 적응된 작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토종씨앗을 지키는 것이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벼 씨앗이 원래는 수천 종에 달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350여종, 그것도 재배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씨앗만 보관되어 있는 것이다.[1]
이미 많은 토종 종자가 다국적 기업에 넘어가서 연구되고 있고 새로운 종자로 탄생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종의 다양성은 줄어들고 우리 농민은 비싼 로열티를 물고 사서 쓰는 현실이 되었다. GM작물과 종자로 오염된 논과 밭, 자연은 한번 오염되는 순간 되돌릴 수가 없다. 우리가 건강한 종자, 토종씨앗을 지키고 발굴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1] 김은진의 GMO강의
이경희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22.02.2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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