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쿠바는 유기농업 선진국으로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생태농업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냉전 시대 국경봉쇄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나라가 어떻게 성공적인 농업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배경을 살펴보자.
쿠바 경제의 해외의존도는 심각했다. 소련은 쿠바에서 생산하는 사탕을 국제가격의 5.4배로 구매해주고, 석유등은 염가로 제공하는 등 쿠바는 수입물자의 84%를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권에 의존하고 있었다. 먹거리 부분은 밀 100%, 콩 99%, 곡류 79%, 쌀 50% 등을 수입하였다.
이런 해외 의존적인 상태에서 1991년 소련의 붕괴가 일어났고 미국의 봉쇄정책이 시행되면서 쿠바는 석유 수입의 86%, 비료· 농약·사료 수입의 80%가 감소하게 된다. 석유 부족으로 농산물 유통시스템 및 교통 시스템이 마비되어 도시는 심각한 식량 위기에 빠졌다. 그 결과 남성의 칼로리 섭취량은 1989년 3,100kcal에서 1994년에는 1,986kcal로 40%나 감소, 남녀 평균 9kg이 감량되었다. 이 과정에서 노약자층의 사망률이 급증하게 된다.[2]
쿠바 정부는 심각한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을 3대 국가 핵심산업으로 지정하고 텃밭이나 공원, 옥상 등에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장려하면서 농업 활성화 정책을 실시하게 된다. 그리고 경작을 하는 시민에게는 국유지를 빌려주고 일반 시민에게 농업기술과 지식을 보급하는 정책을 펼쳤다. 또한, 농약ᆞ비료ᆞ석유ᆞ기계에 의존한 고투입 농업으로부터 지역자원을 활용하는 저투입 유기농업으로 과감하게 전환하였다.
그 결과 1990년대 전후의 곡물 생산량을 살펴보면 1985년 44만 6,000톤에 불과하였던 것이 2011년에는 73만 2,000톤으로 연평균 10.4% 증가했으며, 곡물 자급률도 1985년 16.4%에서 2011년에는 25.2%로 8.8p 증가했다. 쌀과 콩 등 주요 곡물을 제외하고는 야채와 과일의 자급이 가능해졌다. 쿠바의 식량안보는 소득 수준이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3] 그뿐 아니라 농산물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였다. 94년 시작할 때 수백 명에 불과했던 도시농업 종사자들이 몇십만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지금은 전 세계에서 친환경 도시농업, 지속가능한 농업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의 농촌 현실은 식량자급률, 농가 인구, 농가 소득은 꾸준히 줄어들고 농가 부채, 빈곤율, 고령 인구는 꾸준히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우리는 코로나19의 팬데믹을 통해 어쩔 수 없는 국경 봉쇄도 경험하였다. 그리고 팬데믹 현상은 앞으로도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전문가의 경고도 있다. 이때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생존율과 식량자급률을 높일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내가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1] 쿠바의 지속가능한 농업과 정책(윤정현. 2015.7.)
[2] 감염증에 의한 10만명당 사만자가 1989년 8.3명에서 1993년에는 13.8명으로 증가.(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3] 쿠바의 지속가능한 농업과 정책(윤정현. 2015.7.)
이경희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22.03.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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