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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연몰” 과수 판매 1위 “젊은 농부” 김무연"지렁이농법과 자연농업으로 지어 맛이 달아요"

www.jadam.kr 2005-10-13 [ 오현주 ]
자연몰 과수 판매 1위의 웃음. 충북 영동의 젊은 농부 김무연 박정현씨 부부.

충북 영동에서 복숭아와 하우스포도 농사를 짓는 김무연 씨의 과실은 유난히 맛이 좋다. 김씨의 재배법은 지렁이농법과 자연농업이라고 한다. 김씨의 과수는 소비자와 농민간의 직거래 장터 “자연을 닮은 사람들”의 자연몰에서 가장 많이 팔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충북 영동읍 산이리에서 복숭아와 하우스포도를 재배하는 김무연 씨. 올해 서른 세살의 젊은 농부이다.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 길고 굵은 두팔, 햇빛에 적당히 그슬린 얼굴... 무한한 정력과 힘이 느껴진다.

김씨의 부인 박정현 씨(32). 반듯한 이목구비, 희고 부드러운 피부... 시골에서 보기 드문 미인이다. 부부는 3남매를 두었다. 김씨는 결혼을 일찍 했다. 큰아들이 열한살이니 10년 후 아버지와 밖에 나가면 형제로 착각할 지도 모른다.

이들 부부가 지은 복숭아 하우스포도가 올해 “자연을 닮은 사람들”의 직거래장터 자연몰에서 가장 많이 팔린 농산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초 가을 하늘이 높은 어느날, 영동읍 산이리에 있는 김씨의 “신토불이농원”을 찾았다. 김씨의 농장은 영동 시내에서 대전 방향으로 8km 지점에 있다. 야트막한 산들 사이에 복숭아, 포도, 사과밭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을에 복숭아 밭이 많네요.

“우리 마을은 원래 목화 담배로 전국에서 알아주었어요. 그러다 수박 포도 사과 등 수익성이 높은 작물을 하다가 요즘은 복숭아를 주로 해요. 주민이 50가구 정도 되고, 농사짓는 분들은 33호 정도입니다. 10년 후면 20호 정도 남을 거에요.”

-직거래장터 “자연몰”에서 농산물을 많이 판매하셨죠?

“네, 올해 수확한 복숭아, 포도를 거의 다 자연몰에서 팔았어요. 복숭아는 4.5kg짜리 800박스가 나갔고.... (옆에서 듣고 있던 부인 박정현 씨가 말을 받았다) 주문 전화가 너무 많이 와 나중엔 울음이 다 나오더라고요.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포장 작업 하고...너무 힘들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하루 20~30통 씩 전화로 주문 받고 봉지까기 작업과 포장 작업해서 택배로 부치다보면 밤에 자리에 누워도 전화벨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어요.”

복숭아 하나가 소비자의 입에 들어가기까지 농부의 손을 11번이나 거친다고 한다. 꽃적과부터 봉지에 싸고, 따고, 옮기고, 봉지까고, 상자에 담고...그만큼 손이 많이 가고 힘든 일이라는 말이다.

-복숭아나 포도는 배달 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텐데요?

“한번은 주문이 밀려 박스가 헷갈리게 나간 적이 있어요. 소비자분이 전화로 항의를 해와 미안하다고 하니까 그 말 한마디에 이해를 해주시더군요. 저희 과일을 구매한 분이 저희 홈페이지(www.sinto.biz)에 글을 올렸어요. 상한 게 왔지만 맛으로 보상 받아 됐다고요. 고마운 분이지요.”

www.jadam.kr 2005-10-13 [ 오현주 ]
김무연 씨는 과실의 상태를 한눈에 식별하기 좋도록 박스 디자인을 손수했다.

-왜 그렇게 잘 팔립니까?

“맛이 있으니까요. 먹어본 아이들이 또 찾는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사달라고 하면 부모들이 사주지 않습니까. 저희 포도는 15브릭스(당도 측정 단위) 이상, 복숭아는 13브릭스 이상 됩니다. 우리부터 (과일이) 마음에 들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내보내지를 않습니다.”

김무연 씨는 충북 영동 출신이다. 농고를 나와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과수 농사를 짓던 아버지가 병으로 자리에 눕자 고향으로 돌아왔다. 김씨는 아버지로부터 복숭아 밭 3,500평과 노지포도밭 1,000평을 비롯해 임야를 물려받았다.

김씨는 농장 이름을 신토불이라고 지었다. 사람들이 기억하기 쉽고 잊지 말라는 뜻에서 쉬운 말을 택했다. 김씨는 영동 친환경인증자협의회 복숭아분과위원장이다. 김씨는 마을회관 바로 앞에 9동의 연동하우스를 가지고 있다.

-포도밭 흙이 특이하게 가축 사료처럼 동글동글 뭉쳐 있네요.

“네, 분변토라고 지렁이똥입니다. 바닥에서 10cm 나 쌓여있지요. 이렇게 말라있지만 물을 주면 지렁이가 기어 올라와 지렁이밭이 됩니다. 인증 신청 하는데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와서 땅만 보고 오케이 할 정도였으니까요. 2006년에 전환기유기인증을 받을 계획입니다.(부인 박씨의 말에 의하면 김씨는 포도보다 지렁이를 더 소중히 여긴다고 한다.)”

www.jadam.kr 2005-10-13 [ 오현주 ]
포도밭이 온통 지렁이배설물이다. 김씨는 토양관리를 지렁이에게 맡겨놓았다.

-토양 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무조건 풀을 키웁니다. 우리 복숭아밭에 난 풀을 보세요. 땅위에 살짝 덮여서 자라고 있는 저 풀이름이 별꽃풀입니다. 1년간 한 번도 안 깎았어요. 저 풀은 한번 밟으면 누워버려요. 처음엔 열심히 깎았는데 어느 순간 싹 덮어버리더군요. 그래서 그때부터 놔두었어요. 풀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이불처럼 풀들이 밭을 덮고 있어 배수도 잘 되고, 가뭄도 견딥니다. 포도밭도 풀이 자라지 못하게 멋 모르고 부직포를 깔아놓았는데 그거 괜한 짓이었어요. 우리 밭은 지렁이가 다 해결해주어요. 자연농업대로 하면 아주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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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연씨의 복숭아밭에 자라고 있는 별꽃풀들. 김씨는 이 풀들을 깎지 않고 그대로 둔다.

-과일 색깔이나 크기, 맛을 좋게 하는 비결은?

“바람을 잘 통하게 하고 햇빛을 잘 들게 하면 돼요. 가장 중요한 건 욕심을 버리는 일입니다. 초생재배를 하고 적당량을 달아줍니다. 그리고 철저히 자재 준비를 합니다. 예를 들어 생선아미노산을 석달 정도 걸려 만듭니다. 자연농업에선 1대 1로 하라고 하지만 설탕 1, 생선 2의 비율로 합니다. 색깔을 좋게 하기 위해선 발효해수, 미네랄 E액, 천연칼슘, 아카시아녹즙을 뿌려주었어요. 7,8월에 날이 더워서 미네랄 A액을 후기에 3일에 한 번씩 쳐주었더니 맛이 좋아졌습니다. 타지역 포도는 더위 때문에 시지도 달지도 않았다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김씨의 집과 창고, 산에는 김씨가 정성껏 만든 자재들이 가득하다. 현관문 바로 옆에 쌀겨와 깨나무, 아버지가 물려준 산 중턱엔 생선부산물 퇴비와 소똥으로 만든 퇴비 등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김씨는 후에 가축용으로 쓰려고 많이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구더기를 이용한 양계도 고려 중이다.

www.jadam.kr 2005-10-13 [ 오현주 ]
신토불이농원의 각종 자연농업 천연 자재들. 철저한 자재 준비가 자연농업 성패의 열쇠라고 말했다.

-개화 촉진 강화 방법은?

“개화 촉진을 위해 따로 하는 게 없습니다. 복숭아꽃은 수정이 다 잘 돼요. 4월15일 만개하면 25일 꽃이 떨어지고 열매가 크기 시작해 7월20일부터 9월25일 사이에 땁니다. 포도는 개화 전 순을 보면 알아요. 수분으로 맞춰 주고 자연농업식으로 처방을 합니다.”

김무연 씨는 자연농업 매니아이다. 괴산의 자연농업생활문화센터에서 수차례 강연을 받았다. 1996년에 기본연찬(59기)을 수료했다. 일반 작물, 과수, 한우, 양계, 수도작 등 전문연찬을 무려 7차례나 받았다.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갈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서너 가지는 꼭 얻게 돼요. 축산을 받아도 과수에 적용이 됩니다. 또 갈 겁니다. 자연농업의 조한규 회장님이 저만 보면 ”영원한 오구“라고 해요. (오구는 까마귀란 뜻이다. 햇빛에 그슬린 얼굴을 보고 그렇게 부른 듯 싶다.)

-처음 자연농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우리 마을에 자두나무가 열그루 있었어요. 사람이 관리를 한 자두나무는 맛이 없었어요. 관리를 안 한 자두는 아주 달았습니다.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 상태 그대로가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연농업을 찾던 중 농협에서 우연히 자연농업 책자를 보았고 바로 센터를 찾아갔습니다.”

김무연 씨는 마을 사람들에게 자연농업을 입이 닳도록 전파하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미생물의 존재 이유와 소중함 그리고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지도 강조한다. 조만간 마을 주민 몇사람과 함께 교육을 받으러 괴산에 갈 예정이다.

-질병 극복 방법은?

“올해 처음 포도에 매미충이 생겼어요. 수확 후라 다행이었어요. 식용유에 커피, 비눗물 섞어서 쳐보려고 해요. 작년에 일주일만에 애벌레가 풀을 다 먹었습니다. 자리공 이파리까지 먹어치워 자리공도 못 믿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다 없어졌어요. 하우스 농사는 기술 농사가 아니라 수분 조절과 환기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포도 색깔이 나오지 않아 숙기촉진제를 썼어요. 바닷물에다가 천연 칼슘, 미네랄 E액을 뿌려주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천연기피제를 만들어 사용할 생각입니다. 균에 대한 방제는 토착미생물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정품 과일을 생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합니까?

“특별히 관리하는 건 없어요. 어린 과일이 비뚤어지는 것은 따줍니다. 복숭아는 못 생긴 게 없어요. 씨가 쪼개지고 씨안이 비는 현상은 과다한 수분, 질소 과다에서 오거나 열매가 너무 작게 달려서 그런 겁니다. 포도 열매는 잘 솎아줘야 해요. 한 송이에 포도 알이 60~100개가 달려야 합니다. 너무 많으면 속에 곰팡이가 껴요. 식구들 3명이 10일 이상 매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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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연씨(왼쪽)가 하우스포도밭을 찾아온 방문객과 재배법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무연 씨는 작년의 경우 복숭아로 4,600만 원, 포도로 2,4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자재값은 봉지, 인건비, 퇴비 등등해서 약 1,500만원이 소요됐다. 올해는 복숭아값이 떨어져 그 정도는 안 된다고 한다. 새로운 신종 벌레도 생겼다. 꼭지 부분만 먹어치운다고 한다. 후반기에 만생종복숭아는 20% 정도 수확을 못했고 나머지는 다 밭에 고스란히 두었다고 한다. 내년에는 해충기피제를 많이 만들어 사용할 계획이다. 그래도 자연농업으로 하면 훨씬 힘이 안 들고 과일 맛이 좋다.

김무연 씨 처럼 젊은 사람이 자연농업을 하면 승산은 있다. 영동의 농사법이 자연농업으로 돌아가는 건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농장명: 신토불이농원

농장주: 김무연

농사규모: 4천5백평

재배작목: 복숭아, 하우스포도

홈페이지: www.sinto.biz

오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5.10.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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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과 답글 1
  • 작은나무네 2008-02-28 02:51:39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같은 영동이네요.
    너무 반가웠습니다.
    저희는 상촌면 대해리에 있습니다.
    자연농업으로 포도재배를 하려고 여기저기 정보를 구하다 여길 봤습니다.
    좋은 이야기 고맙습니다.
    저희 블로그(blog.daum.net/galmarubit)에도 글을 옮겨놨습니다.
    한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원래 논이었고 물이 많이 끼는 곳인데 포도밭을 해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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