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에서 유기농 포도를 재배하는 김치홍씨를 만나 의성 자연농업 지회장을 맡고 있는 김종길씨의 사과농장을 찾아갔다. 도로 아래 다소 낮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사과 밭에서 2차에 걸친 마무리 수확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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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작황은 어떠했는지요.
후지사과만 5천여평 되는데, 오래된 나무를 갱신 중에 있기 때문에 실제 수확할 수 있는 면적은 반이라고 보면 됩니다. 올해는 작황이 좋아 20kg 박스로 2,000상자 정도는 되지 싶습니다.
경상북도 친환경농산물품평회가 있다 해서 물건 보내놨더니만 우수상인가 수상했다고 연락이 왔는데 바빠서 가보지도 못하고 있어요. 사과만 했으면 대상도 받았을 것 같은데, 전체 과일이 다 나온 기라서.
맛이나 색깔도 그렇고 크기가 크니 매년 중간상인이 물건 대달라고 안달입니다. 이들을 통해 올해 첫 물건을 반포와 목동쪽으로 냈는데 반응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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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결과를 내는 비결이라면...
자연농업이죠. 자연농업 시작 이후 매년 맛이나 색깔에서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큰 건 먼저 따고 지금 2차 수확인데도 일반 농가의 첫 수확 것보다 낫습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다기보다는 자연농업 방식대로 열심히 하면 토양이 살고, 토양이 살면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암사과라고 하는 게 있어요. 모양이 타원형으로 예쁘게 나오는 긴데, 봄에 동자액하고 맥아당을 200에서 250배로 강하게 희석해서 해주니까 크기도 크고 모양도 예쁘게 나오더군요.
- 자연농업 시작하신 지는.
자연농업 연찬 받고 시작한 지는 10년 됐습니다. 그전부터 초생재배는 해왔고, 거름 줘서 키우는 농사는 20여년 되었지 싶습니다.
동네 어른들이 지나다 한마디씩 하시는 게 거름 주고 비료 줘 풀만 다 먹인다 그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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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성지역에 자연농업 회원이 많은가요.
의성군내 자연농업 정식회원만 92명입니다. 부인까지 하면 184명 아닙니까. 거기에 매년 자연농업 농가와 일반농가 간에 확연히 기술에서 차별화가 진행되다보니 올해만도 자연농업 연찬 받으려는 사람이 의성군내서만 50~60여명 되지 싶어요.
저희 의성 자연농업지회의 경우 매년 네댓 번 정도는 큰 행사로 모여요. 지난번 조회장님 오셨을 땐 253명이나 참석했었고, 전북 장수로 견학을 갔다 오기도 하구, 김치홍 고문님이 교육도 한 번 하시고. 김치홍, 김재근 고문님 같은 경우 사석에서 많은 얘기를 해 주시기 때문에 저희 자연농업 회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수확하느라 바쁜 데도 부인이 봉지에 든 사과즙을 꺼내와 건넨다. 판매용으로 만든 것인지 물으니 그냥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대접하려고 만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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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양관리는 어떻게 하는지요.
자연농업 교육대로 합니다. 토착미생물을 활용하니 수확 후에 반사판을 들춰보면 지렁이 분비물로 땅이 한 치 이상은 부풀어 오르는 것 같습니다.
여기가 평지고 지대가 낮다보니 침수가 잘 되고 냉해 피해가 많습니다. 이를 극복하려고 동자액과 맥아당, 유산균을 봄철에 살포하는데, 저의 경우 특히 맥아당을 개화 전에 집중적으로 살포합니다.
98년부터 4~5회 수해 침수를 보았는데 보통이라면 나무가 남아나지 않았을 겁니다. 농업기술센터 사람들이 뭔지 모르지만 기술이 좋다 그러더군요. 여기가 낙동강이 역수될 정도로 아주 지대가 낮은 곳이라 장마철만 되면 한 달 정도는 1자 이상 침수되는데 자연농업에 의한 토양 힘이 아니면 다 죽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가장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대학교나 농업기술센터서 저희 농장 밭 토양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것을 보면 유기물 함량이 2.8을 넘어선다고 합니다. 한국, 일본에서 화산재 아니면 3% 넘는 데가 없는데 모래땅에서 그리 나오니 모두 놀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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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수고라든가 가지가 높게 되어 있는데...
침수가 되니까. 하수(가지를 낮게 키워 열매를 달게 하는 것)는 제가 경북에서 제일 빨랐어요. 그래서 단위당 수확도 많이 냈는데 침수관계로 자꾸 올라가다 보니 이리 되었어요.
밭의 어디를 둘러보아도 지렁이 분비물로 땅이 푸슬푸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창고에는 섞어띄움비가 산처럼 쌓여있다. 제과 제빵점 같은 데서 계란껍질과 흰물을 대량으로 구입해서 황토, 깻묵, 볏집, 산야초, 게껍질, 폐화석, 우분, 파쇄목 등과 섞어 만들었다고 한다. 수확 후 또는 봄에 나무별로, 영양생장주기 이론에 따라 달리 하여 시비한다고 한다.
김치홍 고문님이 얘기해주셔서 올해 처음으로 과석, 맥반석, 인산, 가리 등을 토착미생물과 희석해 확대배양해서 썼는데, 올해 그렇게 비가 계속 왔는데도 맛이 나오는 걸 보면 효과는 있지 싶은데 당장 뭐 근거를 내놓기는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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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자연농업 농가로 이동하면서 사과밭 전체를 보니 노란 단풍이 예쁘게 들었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날씨 좋아 그리 되었다 하는데 자연농업 회원 농가 아니면 어렵다고 한다.
자연농업 자재에 대해 좋은 건 인정하고 배워야 하는데, 농사는 차별화되는데 눈감고 자기 것만 최고라고 하고 있으니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하루 빨리 이런 현실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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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연찬 74기로 김종길 지회장과 같이 자연농업을 시작했다는 유해삼씨의 4,000여평 사과농장에 잠시 들렸는데 올해 서리피해를 받아 작황이 지난해 보다 덜하다고 한다.
과수에 열과 현상이 있다고 김치홍 고문에게 자문을 구하는데 k18이라는 칼슘자재를 사서 쓴 것이 화근인 모양이었다. 자연농업을 하면 칼슘이 충분한데도 추가로 고농도 칼슘제를 주었으니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한다. 김치홍 고문이 인산이 신축작용을 해주기 때문에 인산을 쓰면 덜 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김재근 고문 사과밭으로 이동하는 길에 김치홍 고문이 미네랄이 풍부한 갯벌을 언제 실러 가자 하니 김종길 지회장이 흔쾌히 응한다.
김재근 고문은 사과농사 22년차로 3천여평의 사과밭에서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기도 해서 고품질, 다수확으로 인근에서 이름이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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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다수확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자연에 순응하면서 자연농업 교육받은 대로 정직하게 실천하는 거지요. 여기에 제 자신의 감과 생각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적과와 수세조절을 해줍니다. 토양을 살려, 토양을 통해 나무 수세를 조절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지요.
열심히 할 때와 안 할 때 차이가 확연합니다. 그래도 70~80%는 하늘에 달렸어요. 올해 냉해로 좋은 과실 못낸 게 그렇지요.
사과밭 한 편에 수확 후 뿌려주기 위해 배양중인 섞어띄움비가 쌓여 있는데 유난히 흙성분이 많다. 거름기를 적게 하면서 거름 용탈도 적게 하기 위해 흙을 많이 넣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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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해방지책이 있냐는 질문에 냉해가 있을 때 당일 햇빛이 들면 맥아당, 동자액, 기본종묘처리액을 뿌려주는 편이 낫다고 김종길 지회장이 이야기한다. 그리고 피해가 있더라도 자연자재로 힘을 돋운 밭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피해가 적다고 한다.
김치홍 고문이 제안한 갯벌 건에 대해 세 사람이 오순도순 의견 나누는 걸 보면서 의성 자연농업 지회의 밝은 미래를 그려본다.
吉信농원... |
농장주 : 김종길 주작물 : 사과 재배면적 : 5,000평 농장주소 : 경북 의성군 단밀면 용곡리 연락처 : 054-862-2788 |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5.11.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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