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율 농민이 충북 단양 산골로 귀농한 지 어느새 20년. 강산이 두번 변하는 사이 환갑을 맞았다. 40~50대 청춘을 유기농 농사에 쏟아부었다. 처음에 사과밭 4천여 평을 사서 유기농 사과에 도전했다가 시쳇말로 쫄딱 망했다. 당시만 해도 유기농 농법을 작목별로 체계적으로 배울 수 없었다. 조한규 자연농업학교 연찬을 이수하면서 유기농 농법을 하나둘 배워나갔으나 유기농 사과 재배는 너무 어려웠다. 사과나무를 모두 뽑아내고 10여 년 동안 온갖 작물들을 길러보다가 2013년 친환경 농업이 쉽고, 일손이 별로 들지 않으며, 단양군이 원과를 수매하여 가공 판매하니 판로 걱정이 없고, 고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단양군 아로니아 특화사업에 참여하여 아로니아를 2100평 심었다. 7년째를 맞이한 올해 아로니아 나무를 다 뽑아내며 또한번 크게 실패했다.
아로니아 나무를 거의 다 뽑아내고 되돌아 보니 세상에 그렇게 쉽고 편한데다 돈도 잘 벌 수 있는 작목은 없는데도 단양군의 보조사업과 판로 보장 유혹에 말려든 자신이 한심했다. 하지만 아직 시골에서는 젊은 나이인 60살. 20년 농사 실패를 교훈 삼아 인생 마지막 도전을 위해 허청거리던 두 다리에 힘을 모으고 다시 일어섰다. 김동율 농민은 처음에 귀농하던 때처럼 유기농 과수 농사에서 보란 듯이 꼭 성공하고 싶다. 지난해부터 실패 없는 작목 선택을 위해 밤을 새워가며 연구에 연구를 골몰했다. 선택 과수 작목은 서양자두인 푸른. 과피가 두꺼워 병충해 피해가 적고, 원과 저장성이 좋고 건과로 판매할 수 있는데다 맛도 좋다. 바로 이거다. 현장 재배 농가들을 방문하여 자문을 얻고 재배기술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부를 했다.
올봄에 지난해 조를 심었던 밭 1200평에 서양자두 푸른 묘목을 열간 4미터, 주간 2미터로 심었다. 정식 두 달이 가까워 오는 현재 새가지가 잘 트고 있어 일단 한고비 넘었다. 관주 시설을 아직 설치하지 않았는데 3~4월에 비가 알맞게 내려주어서 초기 활착이 좋다. 벌레들이 연한 새잎을 조금 갈아먹고 있는데 자닮 천연농약 활용 전문가인 김동율님은 두 차례 천연농약 방제로 벌레 피해를 막았다. 자두나무 신초는 쑥쑥 가지를 뻗어내고 있다. 어린 자두나무가 새잎을 내며 커가는 걸 날마다 지켜보며 자식보다 더 소중히 돌보고 있다. 인생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이다.
아로니아처럼 단양군 보조사업을 전혀 받지 않고 스스로 작목을 선택해서 자비로 묘목을 사서 자두나무 과원 개원을 했다. 2본 주지 Y자 수형으로 나무를 키울 예정인데 지주대와 관주 시설 설비를 다 갖추자면 앞으로 들어갈 돈이 많은데 지난 6년 아로니아 농사 피해로 통장은 마이너스라 자금 마련에 고민이다. 단양군이 더이상 아로니아 같은 엉터리 작목 육성에 농업 예산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낭비하지 말고 대체작목을 스스로 선택한 농민에게 최소한의 사과와 보상 차원으로라도 대체작목 지원을 해주길 김동율 농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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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철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9.05.1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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