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 노안면에서 동물복지 자연방목 무항생제 달걀을 생산하고 있는 김경호 자닮 연구원은 3천여 평 배밭에 닭을 풀어키운다. 동물복지 자연방목 인증 기준에 따르면 인증 규격 축사의 두배 면적 이상을 방목장으로 운영하도록 되어 있는데 320평 축사의 열 배 규모의 방목장을 닭에게 마련해 준 것이다. 산란계 양계를 시작할 때 배밭을 마련해 방목장으로 겸용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전국에서도 사례가 없다. 닭에게는 '특급 호텔급'인 넓은 과수원 방목장에서 뛰어노는 닭들이 좋은 달걀을 낳을 것은 불문가지다.
조영상 자연의닮은사람들 대표의 부친인 조한규 자연농업협회에서 자연양계 전문연찬을 이수하고 양계 농사에 뛰어든 김경호 연구원은 닭에게 본성에 맞는 축사와 방목장을 마련해 주어 닭들이 행복하게 살면서 알을 낳기를 바란다. 닭에게는 감옥이나 다름없는 초밀식 케이지에서 사육된 닭이 낳은 달걀이 시장을 장악한 것은 농민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값싼 달걀을 원하는 도시 소비자의 소비 패턴과 인식에 더 큰 문제가 있고 공장식 축산을 장려해 온 정부의 잘못도 크다고 김 연구원은 생각한다.
2017년 살충제 달걀 사태 때 정부와 언론, 소비자들은 초밀식 케이지 사육을 할 때 흙목욕을 하지 못하는 닭에게는 치명적인 닭이를 잡기 위해 살충제를 쓴 농민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이는 값싼 달걀 생산을 위해 케이지 사육을 하는 농민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당시 김 연구원처럼 방목을 해 키우는 닭과 달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공장식 축산이 아닌 동물복지가 주목을 받았음에도 소농의 진입을 가로막는 정책이 강화되어 버린 바람에 오히려 동물복지 자유방목 농가가 줄어들게 된 것을 김 연구원은 안타까워 한다.
김 연구원을 생산한 달걀을 친환경 학교급식과 감사직을 맡고 있는 가톨릭농민회 우리농 매장을 통해 70 퍼센트를 납품하고 30 퍼센트는 직거래를 하고있다. 농축산물을 현재와 같이 대부분 시장에만 맡겨서는 좋은 농축산물이 외면받는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농업 농촌 농민의 몰락은 가속화된다고 그는 본다. 악화가 양화를 밀어내어 농민과 도시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는 농축산물 시장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기초 농축산물을 공공재로 인식하여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한다.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OECD 선진국들이 시행하고 있는 농업정책이다. 김 연구원은 농민운동의 성과로 인한 친환경 학교급식을 통해 안정적인 가격과 판로를 보장받고 있는데 친환경 학교급식에서 더 나아가 공공급식, 그리고 전국민에 대한 식품 권리 보장 법이 제정되도록 농민운동이 나아가기를 바란다. 김 연구원은 자신의 농장 이름인 '행복한 농사꾼'으로서 농민이 행복하게 농사를 지어 거둔 농축산물을 도시 소비자들이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농촌과 도시가 모두 상생할 수 있다며 농사 뿐만 아니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마을 만들기와 농민운동에도 열심이다. 행복한 달걀을 출하하는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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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철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20.07.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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