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한복에 꽁지머리를 한 정민찬씨를 만나 영암군 금정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서 잠간 내려 월출산을 바라다 보았다. 겨울인데도 벌써 황사 탓인지 시야가 분명치 않으나 짐짓 부처처럼 버티고 선 월출산의 위용이 대단하다.
정민찬씨는 영암군 금정면에서 대봉감과 단감 농사를 짓고 있다. 장군감이란 소리를 많이도 들었을법한 덩치에 얼굴은 갓 이십대 초반의 동안(童顔)인데 벌서 불혹의 나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
|
금정면에 들어서니 금정농협 내에 새로 신축한 현대식 대봉감 산지유통센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지역 내 대봉감을 공동 선별 수매하여 ‘금정대봉감’이란 상표로 농협을 통해 판매를 한단다.
금정 대봉감의 역사는 70여년을 오르내리지만 본격적으로 금정면내에 대봉감이 보급된 것은 80년대 초로 현 최병순 금정농협 상무가 산파역을 했다고 한다. 최병순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 금정면의 대봉감 재배 현황은.
500여 농가 275ha에서 대봉감을 재배하고 있으며 매출로는 60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이중 20~30%정도가 저희 농협을 통해 수매되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 금정면이 대봉감 주산지로 된 여건을 든다면.
산으로 둘러 싸인 분지형태로 연평균 기온이 14도 정도로 서늘한 편입니다. 또한 토질이 마사토여서 배수가 용이하고 광물성 미네랄이 풍부하여 대봉감 재배지로서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82~83년도에 묘목을 보급하여 집중적으로 육성하였는데, 금정면의 경우 만 60세이상 인구가 70% 이상일 정도로 고령산촌이다 보니 노동력이라든가 투입비용이 적은 대봉감 재배가 결과적으로 잘 맞아들어 간 것으로 보입니다.
|
|
- 수매와 판매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요.
농가가 수매를 원할 경우 등급별로 분류하여 정해진 가격에 수매를 하고, 금정농협에서는 양재, 성남, 고양 등 농협물류센터나 e마트 등을 통해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판매한 수익금이 5%를 넘을 경우 초과금액에 대해 다시 농가에 재분배를 합니다.
|
|
금정면에서도 정민찬씨 농장이 자리한 안노리는 금정 대봉감 생산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대봉 감나무밭이 많다. 늦가을 낙엽이 지고 빠알간 감만 달려 있는 마을 풍경은 장관이라고 한다.
안타까운 것은 노동력 부족으로 수확 일손을 구하지 못해 대부분 밭떼기로 중간상인에게 넘긴다고 한다. 이를 포전매매라고 한다.
- 올해 작황 및 소득은 어떤지요.
올해는 열매도 굵고 낙과도 그다지 많지 않아 작황이 좋은 편입니다. 올해 단감 15,000평과 대봉감 15,000평 등 총 30,000평의 밭에서 100여톤을 생산했습니다.
그중 70여톤은 포전매매로 넘기고 30%는 제가 이끌고 있는 푸르름 공동작목반에서 자체 판매할 예정입니다. 소득으로 환산하면 2억원 정도 됩니다.
|
쌀농사야 한해 소득이 기껏해야 평당 3,000원이지만 이곳에서 대봉감은 평당 10,000원선으로 소득이 높습니다. 중국으로부터의 농산물 수입에서 오는 걱정거리가 없어서도 좋구요.
웃자는 이야기입니다만 이곳 안노리에선 가을철에 개가 10,000원짜리 지폐 안 물고 다니면 개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 정도로 농가소득이 좋아요. 작은 곳은 2~3천만원 하는 곳도 있지만 평균 4~5천만원 정도 소득을 올린다고 보면 됩니다.
정민찬씨 농장에 들어서니 배 봉지 씌우듯 대봉감 열매를 흰 봉지로 씌운 것이 곳곳에 눈에 띤다. 정민찬씨가 몇 개의 봉지를 벗겨 봉지 씌우는 것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해준다.
|
|
푸르름작목반에서 군청 및 농협의 지원을 받아 봉지를 이용한 고품질 대봉생산 친환경 포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것입니다. 이렇게 봉지를 씌웠을 경우 특품비율이 70~80%로, 특품의 경우 색깔이 깨끗하고 23도에 가까운 당도가 나와야 합니다.
반면 봉지 씌우기 전 감꼭지나방의 침해가 있었던 경우 방지 대책이 없습니다. 또 한가지 감보호용 유백봉지 값이 개당 15원에 봉지 씌우는 노임이 30원꼴로 품삯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 감 농사를 시작한 지는?
이곳은 원래 108 다랑치 밭이었던 것을 한 밭으로 조성한 것입니다. 81년에 어머니가 묘목부터 해서 접목해 키우셨죠. 25년이 지났는데도 나무가 10년생인 것처럼 젊습니다. 아무래도 정남향에 마사토 토양 때문으로 보입니다.
제 꿈은 농사였는데 아버님이 반대하셔서 객지를 떠돌며 요리사도 하고 원양어선도 타고 그랬습니다. 고향에 들어온 지는 6년이고 자연농업으로 농사를 짓게 된 건 3년 정도 됩니다. 자연농업으로 농사를 지으니 그렇지 않은 밭에 비해 대봉감이 균일하게 크고 잎도 두꺼워지더군요.
|
- 농사방법에 대해 얘기를 해 주시죠.
농업자재를 직접 만들어 자연농업 방식으로 농사를 짓습니다만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특별히 얘기드릴 것은 없고요, 장마 후에 이틀정도 지나 토착미생물과 생선아미노산, 혈분, 골분 등을 발효시켜 액비로 만들어 관주해 줍니다.
호밀, 자운영 등으로 초생재배 하는데 열매를 달면 감나무 가지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늘어지기 때문에 풀은 자주 베어주는 편입니다.
|
- 품평회 시상 경력이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금정면 품평회서 우수상을 두 번 탔습니다. 금정이 대봉감 주산지다 보니 이곳에서의 수상은 전국에서 대상을 받은 것만큼이나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우수한 품질의 대봉감을 생산하기 위해 저희 푸르름작목반 회원들과 함께 자연농업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율곡농장... |
농장주 : 정민찬 주작물 : 대봉감, 단감 재배면적 : 30,000평 농장주소 : 전남 영암군 금정면 안노리 연락처 : 011-9607-9909 |
유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5.11.22 21:06
<저작권자 © 자닮,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민찬#단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