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재배역사 30년이 넘는 낙안 지역은 초창기 창호지를 이용한 하우스 농업으로 시작해 한국 하우스 오이 생산기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에서 25년간 오이재배(현재의 장소에서는 8년간)를 해왔고 관행에서 친환경으로, 다시 무농약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박석호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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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하우스 오이는 강세
수도작과 비교하면 조수익 기준으로 대략 15~20배 정도 된다. 우리 하우스는 620평 정도 되는데 여기서 벼농사를 진다면 3백 만원을 올리기 힘들다. 그런데 하우스 오이를 정상적으로 생산한다면 연간 6천 만원 정도가 가능하다. 이 지역 오이농가들이 평균적인 조수익을 보면 평당 14만원 정도 된다. 판매가격이 10kg에 2만원 정도로 유지된다면 석유가격의 상승, 면세유 중단 등의 문제로 경영이 악화될 가능성은 아직 없다고 생각한다.
620평을 기준하여 연간 60~70드럼의 석유를 사용하는데 면세유로 기준하여 대략 연간 600만원 정도 기름값이 들었다. 이는 석유가격 상승에 적극대응하기 위해 하우스 천장에 수평으로 닫히는 보온덮개를 설치한 결과이다. 대략 연료비가 평년에 비해 50%정도 줄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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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잔사는 바로 그 흙으로, 천연자재로 전환하여 연작장애 극복
과거에는 하우스를 설치하고 오이를 3~5년 수확하고 나면 연작장애, 병해다발 등으로 하우스를 옮기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지역 선도 농가들은 한 장소에서 15년 이상을 거뜬히 해내고 있다. 이유는 아마도 화학자재 중심에서 천연자재 중심으로 전환을 한 까닭이라고 본다. 그리고 우리는 오래 전부터 오이의 잔사를 전혀 밖으로 빼내지 않았다. 충과 균에 의한 병해의 다발을 염려해서 오이 잔사를 제거하는 것이 연작장애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오이재배에 가장 필요한 영양분만 선택적으로 함축하고 있는 것이 오이 잔사인데 이를 매년 철저히 제거했다면 토양에서 오이에 꼭 필요한 영양분만을 매년 빼내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오이에게 가장 귀한 거름은 바로 오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농업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병해유발억제를 위해 여전히 잔사 제거를 상식화하고 있어 대부분의 농가들이 그들의 방법을 따라가지만 선도농민의 경우는 이미 체감으로 그 잔사 제거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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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오이의 비결, 정확히 찝어서 말하기가..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박스단위로 구매신청을 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한결같이 여느 오이와 맛이 확실히 다르다고 하는데 정확히 그 이유가 무엇일까 말할 수가 없다. 수년에 걸쳐서 천연자재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재배방식을 전환해왔고 오이의 잔사는 전혀 제거하지 않고 토양에 넣어 준 이유로 토양의 자연적 영양이 풍부해졌고, 토양에 화학적인 방법을 쓰지 않은 결과 그런 오이 맛이 나왔다고 보면 될 듯하다. 미생물을 이용한 열소독으로 토양선충의 피해도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하우스 내에 박하를 심어 온실가루이를 유인하는 중국 농가
중국에서 앞으로 오이도 수입될 것이기에 중국농가들을 몇 일 돌아보고 왔는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농약 재배를 하는 농가에서 온실가루이를 제어하기 위해 하우스 내 한 줄로 박하를 심어 온실가루이를 유인하는 것을 보았다. 효과가 어떤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무조건 없애고 죽이려는 방식만을 선호하는 우리 농가들과 비교하면 아주 새로운 시도라는 인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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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농가의 오이재배 방식, 환경, 맛과 품질 등을 견주어 보았을 때 아직 우리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한다. 우리 관점으로 봤을 때 기술적으로 배울만한 오이농가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훼농가의 경우는 우리보다 단연 앞선듯한 느낌이었다.
중국 오이와의 경쟁을 위해 앞으로 유류비를 더욱 줄이는 노력을, 그리고 자재투입비를 줄이는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은 가격경쟁이기 때문이다.
6월 수확종료, 7~8월 2개월간 휴경/소독으로 토양병해 줄여
전년도 9월 10일 정식을 해서 이듬해 6월까지 수확을 한다. 그리고 7월, 8월 2개월간 휴경을 하는데 이 기간 내에 미생물 활성으로 인한 고온상승의 효과로 자연적 토양소독을 하고 있다. 수확직후 오이 두덕의 비닐을 벗겨내고 620평을 기준, 30kg 쌀겨 100여포와 석회질소 15포를 고루 뿌려주고 로타리를 친 다음 쟁기질을 한번 하고 비닐을 덮고 담수를 한다. 쟁기질을 하는 이유는 골과 골 사이에 공간이 생기게 하는 것이고 이 상태에서 담수를 하게 되면 비닐 밑으로 물이 스며들게 된다. 물의 양은 토양 전체가 촉촉히 젖을 정도로 적당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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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수를 시작해 토양이 촉촉히 젖었다고 판단되면 담수를 끊고 하우스 전체를 밀폐시켜 온도를 상승시켜준다. 그렇게 하우스를 밀폐시켜 온도를 높여주는데 대략 15일 정도 걸린다. 이렇게 미생물 열소독을 한 다음, 9월 정식 전까지 7~8차례 쟁기질을 반복한다. 이런 방법으로 토양관리를 전환한 다음부터 토양병해와 토양선충의 피해가 많이 줄어들었다.
쟁기질은 처음에는 낮게 그리고 점점 25cm 이상 깊게 갈아주어 지하부의 토양과 재배토양이 섞이도록 유도한다.
정식 15일전에 발효우분 15톤 내외, 쌀겨2톤, 볏짚 5톤 내외를 뿌리고 로타리를 쳐서
추가적인 발효가 일어나도록 하고 정식 5일전에 두덕을 완전히 만들어 놓는다.
오이재배 25년간 재배방법에 대한 확고한 틀이 잡혔으면 좋겠는데 아직도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현재는 해가 갈수록 더욱 어렵다는 생각이다. 내년에는 완전 무농약을 시도할 계획인데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 균의 문제와 충의 문제를 제어하는 데 아직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천적이나 기피제를 활용하여 약간의 효과를 보고는 있으나 앞으로 수년이 지나야 이 방법도 정착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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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7.04.1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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