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9년 3월 20일에 올린 글, “곰보버섯의 중금속 오염과 중독사건: 야생버섯의 신비(54)” 라는 글에서 미국 뉴저지야생버섯동호회(New Jersey Mycological Association)의 회계를 맡고 있는 보비(가명)라는 분이 중금속에 중독되었다는 진단을 받았고, 그 원인으로 오랫동안 옛 사과 과수원에서 곰보버섯을 채취하여 식용해 온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보비가 중금속에 중독되었다고 진단을 받은 것은 2007년의 일이었고, 이 사실이 2008년에 미국 각 지역의 야생버섯 동호회에 알려져 야생버섯 애호가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옛 사과 과수원에서 돋은 곰보버섯을 채취한 뒤 그 곰보버섯이 돋은 토양을 함께 수거하여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는지 분석 조사해 볼 필요가 있었다.
|
2009년 5월 곰보버섯 철이 돌아오자 뉴저지, 뉴욕, 매사추세츠, 버몬트 주의 옛 사과과수원들 가운데 1800년대 중반부터 1900년대 중반까지 특히 비산납 살충제를 많이 살포하였던 곳에서 곰보버섯 표본 29개와 이 곰보버섯이 돋았던 과수원 토양 표본 29개를 수거하여 워싱턴 주 시애틀에 있는 Brooks Rand Labs으로 보내 중금속 성분을 분석 조사하였다. 그 결과 곰보버섯이 흡수하여 집약 축적한 비소의 형태(form of arsenic)는 무기형태(inorganic form)라는 것이 밝혀졌다.
|
곰보버섯이 돋았던 옛 사과 과수원의 토양이 함유하고 있는 납성분은 19.20- 2450.00 mg/kg이었고, 비소성분은 3.08-244.00mg/kg이었다. 또 곰보버섯이 함유하고 있는 납성분은 0.05-13.00mg/kg이었고, 비소성분은 0.15-2.85mg/kg이었다. 그리고 밝혀진 사실은 토양의 납과 비소 오염도가 높을수록 그 토양에서 돋은 곰보버섯의 납과 비소 오염도 역시 정비례하여 높다는 점이다. 비록 곰보버섯이 함유하고 있는 납과 비소성분이 단기 섭취시 안전기준치를 초과하지는 않았지만 장기간 섭취할 경우 안전기준치를 초과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오염된 옛 사과과수원에서 채취한 곰보버섯이 함유하고 있는 중금속 함량이 건강을 해치기에 충분한 것이어서 위험하다는 것이다.
|
잘 아시는 대로 납과 비소는 인간에게 해로운 중금속이다. 많은 양에 단기 노출되거나 장기 노출될 경우 두 경우 다 중독되는 해로운 물질이다. 또 유기 또는 무기 형태의 납이나 비소 역시 둘 다 위해물질이다. 비소에 노출 중독되면 위장, 신장, 심장, 신경병을 일으킨다. 장기 노출될 경우 피부, 방광, 폐암의 원인이 된다. 어린이가 납이나 비소에 장기 노출되면 지능지수(IQ)가 낮아진다. 납에 노출되는 것은 흡입하거나 음식을 통하여 또는 피부접촉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무기 형태의 납 95%가 납 오염 지역에서 몸을 통하여 또는 호흡을 통하여 중독된다. 납 중독은 혈액, 위장, 신장, 신경계, 생식계 등 인간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어린이의 경우 신체, 신경, 발육장애를 일으킨다.
|
곰보버섯은 맛이 좋아 전 세계적으로 그 인기가 높다. 그런데 곰보버섯은 인공재배가 쉽지 않아 아직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곰보버섯은 대체로 이른 봄에 채취하여 말려 둔 자연산이다. 신선한 자연산 곰보버섯은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 그것도 기후상태가 좋아 많이 돋은 해의 일이기도 하다. 2008년 5월 초 이 글을 쓰는 사람이 사는 이웃에서 곰보버섯을 판다고 하여 가 보니 한 파운드(450g)에 40불(한화 약 4만 5천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
곰보버섯은 죽어가고 있거나 이미 죽은 사과나무, 미국 느릅나무 밑에서 많이 돋는다. 곰보버섯은 나무와 공생관계를 가진 균근균이지만 사물 부생균이기도 하기 때문에 사과나무를 좋아하는 곰보버섯은 버려진 옛 사과 과수원에 많이 돋는다. 버려진지 오래된 과수원은 옛 날 그 곳이 과수원이었는지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일 그 옛 과수원이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을 경우 거기서 돋는 곰보버섯 역시 중금속에 오염될 것이 뻔하다.
|
((마귀곰보버섯의 일종. Gyromitra gigias(Kromb.) Cooke. 다른 이름 Gyromitra korfii(Rativ.)Harmaja. 영어속명 Bull-nose False Morel 또는 Snowbank False Morel. 일반 마귀곰보버섯과 달리 딱히 뇌 일그러진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불규칙하게 굴곡진 갓의 표면은 황토색에서 황갈색 또는 약간 적갈색을 띄고 있다. 반을 갈라보면 마귀곰보버섯의 특징처럼 각 방으로 나뉘어 있고 대 속이 막혀 있다. 대는 여러 개가 묶인 것처럼 보이고 흰색이다. 조직은 흰색으로 잘 부서지고 냄새나 맛은 특이한 것이 없다. 이른 봄에 다른 곰보버섯 돋을 때 활엽수림 또는 혼합림 땅위에 단생 또는 산생 또는 작은 그룹을 이루고 돋는다. 마귀곰보버섯(Gyromitra esculenta)과 비슷하게 생겼으니 마귀곰보버섯은 더 짙은 적갈색 갓을 가지고 있고 침엽수 밑에서 돋는 것이 특징이다. 독버섯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식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버섯 공부 24년 만에 활엽수인 튤립 포플러 숲에서 처음 발견하였다.))
거기다가 과거 사과 과수원에서 비산납 살충제를 많이 사용하였기 때문에 대체로 납과 비소 같은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다. 옛 사과 과수원의 중금속 오염이 일반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기형아 출산이 잦은 지역을 조사해 본 결과 그 곳이 과거 과수원 지역이었고 비산납 살충제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비산납 살충제는 1892년 매사추세츠 주에서 매미나방을 구충하기 위하여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특히 미 동부지역에서는 1920년대에서 1950년대에 많이 사용하였다고 한다. 미국에서 Garden State라는 별명을 가진 뉴저지 주만 해도 1900년에서 1980년 까지 80년 동안 비산납 살충제만 4억 9천만 파운드나 사용하였다고 한다. 도시화의 물결을 타고 많은 옛 사과 과수원이 주택지나 상가로 변하여 중금속으로 오염된 지역에 사람이 많이 모여 살게 된 형편이다.
|
비산납은 물로 씻어 내리지 않는 한 토양 표면에 머물고 땅 속으로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옛 사과 과수원을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인간에게 덜 해롭다고 한다. 따라서 곰보버섯이 돋기에 좋은 온상이 되고 거기서 돋은 곰보버섯은 자연히 비산납으로 오염되게 마련이다. 옛 사과 과수원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사과나무를 심었다 하여도 비산납 살충제나 살균제를 살포한 곳에서 돋은 곰보버섯에서도 비소와 납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오염된 지역에서 돋은 곰보버섯은 물론 다른 식용버섯도 인체에 해롭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하고 식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
|
참고자료:
“Lead and Arsenic in Morchella esculenta Fruitbodies Collected in Lead Arsenic Contaminated Apple Orchards in Northeastern United States: A Preliminary Study” by Elinoar Shavit and Efrat Shavit. 이 글은 online 상으로 더 자세한 내용을 http://www.fungimag.com/winter-2010-articles/shavit-morels.pdf 에서 보실 수 있고, 곧 버섯 잡지 Fungi, Vol.3:2 Spring, 2010에 실릴 예정이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0.04.21 20:11
<저작권자 © 자닮,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