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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농사 45년, 재배면적 2만 2천 평의 대면적을 경작하는 이세영님, 이 분야에서 최고수임을 인정받으며 지금에 이르렀지만 근래에 들어서 관행적 기술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농업기술의 새로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유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이제 온난화와 여파가 농업과 직결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절감하는 것이다. 온난화로 한국의 기후는 급속히 변하고 있다. 근 50년 사이에 최저기온이 무려 3.8도나 상승했고 40도에 육박하는 초고온기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그리고 장마에 버금가는 우기가 장마 전후에도 지속되는 등 아열대 기후의 특징을 닮아가고 있다.
이런 기후의 변화로 농가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 중 가장 심각한 것은 과일의 당도와 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 구매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줘 소비의 둔화를, 가격의 급속한 하락을 만들어 내고 있다. 다음은 과일의 저장성이 떨어지고 열과가 많이 생기는 것이다. 저장과일의 경우 그 피해가 심각하다. 그리고 균과 충의 피해가 점차 거세진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이세영님이 선택한 길은 무엇일까?
부분간벌을 통해 충분한 재식거리의 확보한다.
지난해 이세영님은 부산과 위도가 비슷한 일본 지역의 감농가를 견학하였다. 이유는 온난화에 대비하여 우리보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고온기, 아열대기후를 겪고 있는 일본농가가 어떻게 감농사를 짓고 있는가를 보기 위해서였다.
한국농가들의 관점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재식거리는 평균 6~7m에 달했고 정정방법도 긴 가지를 쭉 뻗게 하는 방법이 아닌 가급적 가지를 짧게 하고 열매를 다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유를 가늠할 수 없었던 이세영님은 3일째 그런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다름아닌 햇빛의 비춤과 공기의 흐름을 최대한 살리기 위함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무끼리 서로 스치지 않을 정도로만 전정을 하고 재식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에서 더 나아가 이들은 더 충분한 간격을 유지하므로 햇빛과 공기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게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세영님은 온난화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충분한 재식거리의 확보와 햇빛과 공기를 최대한 고려하는 전정방법으로의 더 적극적인 전환을 시작하고 있다. 만일 이러한 시도를 게을리하면 나무가 충과 균에 더욱 취약해질 것이고 과일의 품질을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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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비를 포기하다.
필자의 관찰로 아마도 이세영님 만큼 과수원에 투입되는 섞어띄움비를 직접 만들어 발효시키는 작업에 철저한 분도 없었던 것 같다. 수십 년간 이어온 이 작업을 이세영님은 이제 하지 않는다. 이후로 유박을 나무당 3~4kg 뿌려주었으나 이제는 이 거름도 중단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는 유박에 대한 불신도 한몫을 했던 것 같다.
섞어띄움비를 투입하던 시절에도 나무당 한 바가지 정도 밖에 주지 않았던 이세영님이 유박까지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질소과비현상(질소우선흡수)을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비를 줄이고 줄여 최소한 정도로 추가한다고 했는데도 질소과비를 방지 할 수 없었고 이 질소과비현상은 과일의 당도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를 만들었다.
봄서부터 지속되는 우기, 그리고 곧 이어지는 장마, 장마가 지난 후에도 발생하는 빈번한 우기로 인해 과수는 질소를 지속적으로 우선 흡수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열과 발생량이 늘고 과일의 저장성이 떨어는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근원적으로 끊어버리기 위해 기비를 포기한 것이다.
그리고 기비를 포기하게 된 데는 그동안 해온 초생재배가 과수원 토양에 영양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데 강력한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초생재배를 더욱 적극적으로 하는 방법, 풀을 최대한 키워서 베어주는 방법으로 전환하였다. 이것만으로 기비를 삼고 이것 만으로 충분한 거름이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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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면시비와 엽면시비로 대안을 삼다.
이세영님이 기비를 포기하고 대안으로 선택을 한 것은 더욱 적극적인 초생재배, 그리고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었던 목면시비와 엽면시비다. 수확후 낙엽이 진 다음 바로 생선아미노산 1000배와 천연인산칼슘 3000배, 다양한 천혜녹즙, 미네랄원 등을 이용하여 목면시비(나무의 줄기에 액비살포)에 들어간다. 여기서 반드시 생선아미노산을 첨가하는 이유는 자칫 질소의 부족으로 나무가 꽃눈을 잡아먹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이다. 이런 식의 목면시비는 꽃눈을 더욱 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 과일의 다수확과도 직결된다.
목면시비를 초봄에 한번 더 들어가고 잎사귀가 나오고 꽃눈이 피기 직전까지 같은 내용물로 연면시비를 2회 실시한다. 그리고 꽃이 피고 난 후부터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엽면시비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이후는 주로 열매의 관리, 가지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세영님은 꽃이 피기 전까지만 영양을 공급해주는 엽면시비를 하고 착색기에 들어섰을 때 광합성 양분의 이동을 촉진해주기 위해 염화가리를 500배로 하여 엽면시비를 한번 더 들어간다. 황산가리가 아닌 염화가리를 선호하는 이유는 황산가리가 토양을 산성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염화가리의 살포는 과일의 착색과 성장을 돕는데 이세영님은 착색기에 한번 정도는 엽면시비로 가리의 흡수를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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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적과에서 120%로 간다.
이세영님은 이제 100% 적과를 하지 않는다. 대부분 농가들이 한번에 일을 하기 위해 100% 적과에 힘을 쏟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20%정도 여유를 두고 적과를 하는 이유는 이 방법이 과일의 품질과 저장성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확기에 이르기까지 3~4차례 지속적인 적과를 진행하여 목적을 했던 수확량 100%를 맞춰나가는 것이다. 120% 적과를 하면 열매가 대과로만 커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도장을 자연적으로 억제하여 나무의 수세를 안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발생된 흠과와 열과를 제거하여 최종적으로 100%남은 과일은 상품과로 수확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왜 대과로 커나가는 것을 막아야 될까?
거의 모든 농가들이 과일의 대과형성을 위해 노력하는데 반하여 이세영님은 대과가 안되도록 만드는 반대의 길을 걷고 있지 않은가. 이유는 분명하다. 이제는 대과의 시대가 아니라는 것, 이제는 온난화의 시대라는 것이다. 온난화시대에는 대과로 상품성이 높은 과일을 만들어 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이세영님은 판단하고 있다. 적당하게 키워야 맛과 향이 높고 저장성, 상품성이 높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세영님은 말한다.
이제 나이가 노년으로 가면서 근력에 걸맞게 점점 농법이 단순해지고 쉬워져 간다고..
아드님을 농업후계자로 둔지 4년째, 감나무 농사는 다른 과일과 달리 나무 심고 100년 이상 수확이 가능한 농사라 아비가 제대로 닦아놓으면 아들에서 손자까지 잘 먹고 살수 있는 매력 만점의 농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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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7.12.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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