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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안전성 시대를 넘어 진정한 맛의 세계로 가고 있다고 진단하는 이세영님의 단감 판매전략은 남다르다. 소비자가 변했고 그 변하는 흐름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것이 이세영님의 생각이다.
이세영님의 전언에 따르면 농민신문의 조사에서 2002년도에는 농산물 구입 전 원산지와 안전도를 생각한다는 소비자 비율이 52.6%였는데 2006년도에는 안전도와 원산지를 먼저 고려하겠다는 소비자가 1.4%밖에 안되게 나왔고 맛과 당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소비자가 53.6%로 나왔다는 것이다. 이는 농약의 안전성 문제는 이미 대형매장에서 어느 정도 관리가 되고 있음을 믿는다는 것이고 이제는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산물이라도 맛이 없는 것은 안 먹겠다는 것이라고 이세영님은 분석한다.
이세영님은 일찍이 ‘맛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 이미 감 시장에서 퇴출된 지 10년이 넘은 감 종자 ‘태추’를 예비하고 있었다. ‘태추’는 특유의 식미(배맛과 비슷한)에 높은 당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일의 표면에 검은 테두리가 그어지는 문제로 수확물의 80%정도가 상품성을 잃는 문제가 있었다. 검은 흠집이 심해서 시장에 상품으로 유통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세영님은 이 ‘태추’를 소비자 직거래의 집중품목 선정하고 연간 5톤 정도 나올 만큼 재배면적을 준비하고 소비자 맛의 흐름을 잡기 시작한다. 어떻게 소비자에게 접근할 것인가
이세영님의 분석과 전략은 이렇다.
요즘 현대 도시인들의 식생활 패턴을 꿰고 있는 이세영님은 도시민들의 식생활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1주 2회 이상 저녁 외식하고 아침은 거르거나 간단히 해결하고 점심은 거의 사먹는 다는 사실, 과일을 먹을 시간은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을 저녁 몇 십분 밖에, 그것도 한 주에 3번 정도 밖에 없다는 것이다. 400g 단감을 둘이서 나눠먹는다면 4인 가족이 한번에 2개 밖에 먹지 않게 되고 그러면 3kg(단감 7~8개)도 실상은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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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비자의 식습관을 외면한 채 10kg, 15kg을 소비자 직거래의 주종으로 삼으면 맛이 좋은 과일도 재주문과 소비는 둔화될 수 밖에 없음을 이세영님은 강조한다. 저장과일은 상온에서 맛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고 일반 가정에는 과일을 저장할 만큼 냉장고의 저장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남은 과일이 나중에는 맛없는 천덕꾸러기가 되어 다시는 그 과일을 찾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이세영님의 생생한 경험에서 온 판단이다. 대면적 단감농사를 짓다 보니 친인척에게 보내는 감의 양도 만만치 않단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10kg이상씩 단감을 보내주었다. 보내면 즉각적으로 감사의 전화가 빗발친다. 그러나 혹시나 했던 재 주문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10kg를 3kg로 바꿔 친지들에게 보내기 시작했는데 3kg을 보낸 후론 친지들의 감사 전화는 뚝 끊겼고 왠지 섭섭해 하는 기색이었는 데…, 10여일 지난 후에 상황은 완전 반전, ‘삼촌! 감 맛있어요~’란 전화가 빗발치며 바로 재 주문에 들어가더란 것이다.
이세영님은 이렇게 ‘맛을 중시하는 3kg’ 전략으로 든든한 직거래의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3kg에 2만원으로 소비자가를 책정, 택배비를 2,500원으로..
이제 수입개방화에 시대에 본격 진입해 가고 있다. 우리가 살길, 적어도 판매의 30%이상은 소비자와의 직거래로 판매하여 재정의 기반을 딱아야만 한다. 전적으로 우리 농장을 신뢰하는 소비자와 관계가 농장의 운명을 가름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진실만 가지고 맛만 가지고도 힘들다. 분석과 기획이 필요하다. 어렵지 않다. 먹는 그 사람을 꼼꼼히 헤아려 보자. 그럼 답이 바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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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8.01.3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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