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연료용 작물의 물 사용에 관한 종합적 분석결과 곡물이 성장할 수 없는 건조한 지역에서도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자트로파 (Jatropha)가 가장 많은 양의 물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트웬테 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학술원 회보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근호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 자트로파는 같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사탕수수 및 옥수수의 5배, 연구에 포함된 작물 중 가장 물을 적게 사용하는 사탕무 (sugar beet)의 10배의 물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고했다.
최근 옥수수나 다른 바이오연료가 곡물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지목됨에 따라 몇몇 바이오연료 생산자들은 자트로파로 관심을 돌렸었다. 자트로파는 열대 및 아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야생 잡초이며 기름이 풍부한 씨를 가지고 있다. 2007년에 정유회사인 BP와 바이오연료회사인 D1 oils는 인도, 동남아시아, 남아프리카에 자트로파를 경작하기 위한 5년, 8천만 파운드 (약 1700억원)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현재 약 2십만 헥타르가 경작된 상태이다. 자트로파는 작년에 최초로 제트엔진에 사용될 수 있는 비식용 바이오연료로 다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자트로파가 처음에 기대했던 것만큼 이상적인 작물은 아니라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연구의 공저자인 Arjen Hoekstra는 자트로파가 곡물 경작에 쓰이는 물과 토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고 한다. 그는 자트로파는 소량의 물로도 자라고 가뭄에서도 생존하기는 하지만, 번창하기 위해서는 다른 식물과 마찬가지로 양호한 생육 조건이 필요하다며, 물이 충분치 않으면 기름도 조금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Hoekstra와 연구팀은 13가지 바이오연료 작물의 물발자국 (water footprint)을 평가했다. 이들은 각 작물이 지역적으로 얼마나 많은 양의 빗물을 받으며 적절한 경작을 위해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이 추가로 들어가는지를 조사했고, 각 작물의 주 재배지역 및 재배기간 동안의 증발량과 1997년~2001년 사이의 평균 수확량도 고려했다. 이 숫자들을 각 국가 및 세계적으로 종합하여 작물 별로 에탄올 또는 바이오디젤 1리터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물발자국 수치를 얻었다.
Hoekstra는 작물의 종류나 기후, 경작 방법, 재배 국가 등에 따라 수치에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자트로파의 경우는 현재 자트로파 생산 통계가 가능한 인도, 인도네시아, 니카라과, 브라질, 과테말라로부터의 수치에 의하면 바이오디젤 1리터를 생산하는데 평균 20,000리터의 물이 필요했다. 다른 작물의 경우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로부터 보다 세계적인 통계를 얻을 수 있었는데, 콩 (soybean)과 평지씨 (rapeseed)가 연료 1리터를 생산하는데 14,000리터의 물을 사용해서 자트로파의 뒤를 이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버클리캠퍼스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에너지 바이오과학 연구소 (Energy Biosciences Institute) 소장인 Chris Somerville에 따르면 이 연구결과는 전혀 놀랍지 않은 것이라며 자트로파는 야생종으로서 아직 품종개량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낮은 수확지수 (harvest index, 곡초의 전중량에 대한 수확물 중량의 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omerville은 자트로파에 대한 관심은 상당부분 유럽연합의 바이오연료 생산지침에 의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 지침은 바이오연료 (특히 야자유로부터 만들어진 바이오연료)가 열대우림과 습지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2008년 12월에 축소되었다. 그는 자트로파가 완전히 없어질지는 모르지만 2년 전에 비해서는 확실히 유럽에서의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구의 친구 (Friends of the Earth)에 의해 수행된 다른 최근 연구에서는 BP와 D1 oils이 운영한 스와질란드 (Swaziland) 자트로파 농장이 이미 만성적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이 나라의 토지 와 수자원이 곡물생산에 쓰이는 것을 가로채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Somerville은 자트로파나 다른 바이오디젤작물은 아마도 십 년 이내에 더 높은 수율을 내는 선진국의 바이오 에탄올에 의해 대치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 동안은 틈새를 메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세계적으로는 아마도 자트로파나 다른 식물성 기름이 바이오 에탄올에 비해 자본 투자가 적고 기술적 문제가 적기 때문에 계속 큰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D1 oils의 식물과학 이사인 Henk Joos는 EU가 아직 많은 양의 바이오디젤사용을 요구하고 있다며 새로운 고수율 자트로파 품종의 개발이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Joos와 연구팀은 여러 가지 자트로파 종을 이종 교배 시켜서 씨 생산과 기름 함량을 최대화 시키는 것을 연구하고 있으며 (기름 추출 후) 남은 씨는 동물 사료로 활용하는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인도의 에너지와 자원 연구소 (Energy and Resources Institute, TERI)는 2006년에 유전공학을 적용하여 자트로파 씨의 기름 함량을 올리기 위한 10년, 940만 달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TERI의 Nibhi Chanana에 따르면 이 연구팀은 기름 생산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분리하는데 아직 3~4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All Washed Up for Jatropha.jpg
http://beta.technologyreview.com/ 제공 : kisti,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9.06.1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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