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업이란 합성농약, 화학비료 및 항생제․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그 사용을 최소화하고 농업 부산물의 재활용 등을 통하여 생태계와 환경을 유지․보전하면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산업을 말한다’고 관련법 제2조에 정의되어 있다. 농업인들은 이 정의를 이해할 때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농업 부산물을 재활용 등을 통하여 생태계와 환경을 유지ㆍ보전하면서’ 부분은 도외시하고 ‘합성농약, 화학비료 및 항생제․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그 사용을 최소화하’여,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산업’만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이 오류로 인하여 농업부산물은 쓰레기 취급당하고 생태계와 환경을 유지․보전하는 공익적 기능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점만을 강조하는 바람에 일반 관행농산물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냐는 반론에 부딪치고 있다. 2) 일반 친환경농업 현장에서의 정의
우리 전래 농업에서는 농업부산물의 재활용 없이는 농업이 존재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재의 대부분의 친환경농가들은 과학이라는 이름아래 농업부산물을 병․해충의 오염원으로 인식하여 재활용하지 않고, 합성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에 공장형 제품의 친환경자재, 유박이 주원료인 유기질비료, 영양제 등 각종 보조제 등을 사용하여 농업생태계의 환경을 유지․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하는 바의 작물 외에는 모두 제거하는 농업. 결국 작물체 이외의 모든 생명체를 죽이는 박멸농업을 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은 박멸농업이 아니다, 생명체들의 균형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농업일 때 비로소 지속이 가능한 농업이고 그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는 농업이다. 3) 경험을 토대로 얻은 개인적인 관점에서 정의
개인적으로 친환경농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접근한다. 친환경농업이란 이야기를 엮어내는 농업이다.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농업이다. 생태계를 유지․보전함으로써 나타나는 풀과 벌레 등 모든 생명체들이 엮어내는 생태계의 모습과 농업을 영위하면서 겪게 되는 일상의 애환과 보람들을 감동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농업이다. 다시 말해 친환경농업은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생산물에 담아 고객에게 전달하는 농업이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특정된 소비자, 즉 고객이 없는 친환경농업은 성공할 수 없다. 따라서 관행농업이 일방향 농업이었다면 친환경농업은 소비자와 함께하는 쌍방향 소통농업인 것이다. 부여 부소산에 있는 낙화암은 많은 관광객을 찾고 있는 명소이다. 이러한 바위 절벽은 어디에든 있다. 그러나 부여의 낙화암이 관광상품화 될 수 있는 요인은 백제 패망 당시 여인들의 슬픈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환경농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농업이 아니다, 생산물에 이야기를 담아낼 수 없다면, 그리고 그 이야기를 상품화 할 수 없다면 친환경농업은 지속가능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농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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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6.03.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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