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베트남전에서 1960~1971년까지 밀림에 다량 살포한 것으로 알려진 고엽제는 농약의 용도상 분류에서 낙엽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2·4·5-T계와 2·4-D계를 혼합한 제초제라고 한다.
대한민국 고엽제 전우회의 자료에 따르면 고엽제에 함유된 독극물인 다이옥신에 대해서 이렇게 적고 있다. ‘다이옥신은 잘 분해되지도 않을 뿐더러 용해도 되지 않아서 인체에 극히 적은 양이 흡수되었다 해도 점차로 몸속에 축적되어 10년~25년이 지난 후에도 각종 암, 신경계 손상, 기형유발, 독성유전 등의 각종 후유증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베트남에서 고엽제 사용에 관한 별다른 지시나 주의사항도 없었고, 특히 비행기로 공중 살포 시에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고 고엽제가 쏟아지는 곳을 쫓아다니면서 조금이라도 더 맞으려 했습니다. 부대 주변에서 제초작업을 하는 병사들은 고엽제 가루를 철모에 담아서 맨손으로 뿌리기도 하였습니다. 작전 기간 중에는 흐르는 물을 수통에 담아서 소독약 몇 알만 넣어 마셨습니다. 이러다 보니 그 고약한 DIOXIN은 우리 참전 용사들의 눈, 코, 입, 피부 등을 통해 아무런 여과 없이 전신에 숨어 축척 되었던 것입니다’
두산백과에서‘1969년 미국은 동물실험에 의하여, 2·4·5-T계와 2,4-D계 제초제를 합성할 때 함유하는 초미량의 불순물인 다이옥신이 인체에 들어간 뒤 5∼10년이 지나면 각종 암과 신경계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히고 이 약제의 사용을 중지하였다.’라고 적고 있는 것을 보면 1969년의 과학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고엽제의 부작용을 밝혀낼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전쟁이라 하더라도 적을 섬멸하기 위하여 뿌렸던 고엽제가 10~25년이 지난 후 부메랑이 되어 이렇게 무서운 후유증 등 고엽제의 폐해를 1960년 당시의 과학으로도 알 수 있었다면 고엽제가 살포된 지역에서 보호장구 없이 작전을 수행하고, 고엽제를 모기약으로 취급하고, 고엽제에 오염된 물을 마시도록 병사들을 고엽제에 무방비로 노출되게 했을까? 1960년 그 당시의 과학으로는 이러한 무서운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은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다만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을 뿐이다. 과학의 이름에 근거한 진리는 언제든 부정될 수 있고, 번복되거나 수정될 수 있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화학비료나 합성농약에 의존하는 관행농업에서 주장하는 과학적 근거는 미래에도 진리가 될 수 있을까? 병해충을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작물체 잔사를 태우거나 포장에서 격리해야 한다며 농업부산물 재활용을 막고 있는 그 근거는 진리의 진행형일까?
화학합성 자재에 의존하지 않던 농업에서는 작물체 잔사 등 농업부산물은 농업을 지속하기 위한 버릴 수 없는 중요한 자재였다. 그리고 농업부산물에 의존하여 농사를 지을 때는 농사를 계속하면 할수록 땅이 비옥해져 갔는데, 과학적인 근거에 의하여 화학비료와 합성농약 그리고 유기질비료가 동원되는, 그들이 말하는 ‘과학영농’에서는 농사가 계속될수록 땅이 황폐해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왜일까? 우리는 이 세 가지 질문에 의문을 가지고 그 진리를 찾는 탐색을 멈추지 말고 계속 시도하여야 한다. 그 진리의 탐색이 계속될 때만이 친환경농업의 당위성은 힘을 얻어갈 것이다.
이광구,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6.10.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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