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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재배와 토착미생물의 위력
우리 밭의 토양은 토심이 낮고 굴삭기로도 파지지 않을 만큼 지하 암반층이 형성되어 있어 배수가 잘 안되고 비만오면 수렁이 되는 정말 문제가 많은 땅이 었다. 비 온지 일주일 후에나 들어가야 작업이 가능하곤 했었다. 자연농업 4년째 되는 작년, 우리 밭에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다.
200㎖이상 집중강우가 내려 다음날 밭에 들어갈 생각조차 하지 않다가 무심코 밭을 들어가 보았는데 물은 간데없고 질퍽한 곳도 전혀없는 푸실푸실한 밭 그대로 였다. 정말 ‘놀라운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자연농업의 효과를 분명하게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밭에 매년 호밀을 뿌려 초생재배를 하고 자란 호밀을 쓰러뜨린 후 바닥에 막걸리와 유산균, 천혜녹즙을 뿌려주고 그 위에 쌀겨로 배양한 토착미생물을 흩뿌려주는 작업을 매년 반복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 많은 물이 어디로 갔을까
결국 땅으로 흡수가 되었을 텐데 흙의 배수성이 그렇게 뛰어나졌단 말인가 신기하기만 한 일이었다.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매년 토양검사를 받아 보는데 호밀초생재배를 하기전 토양의 PH가 5에서 4년후에 7로 변하게 되었다.
전해수기 설치로 농약 1/4로 줄여
자연농업을 처음 실시 할때 무리하게 무농약을 강행, 초여름까지는 아주 잘 되는 듯했으나 후반기에 들어서 낙엽이 지는 바람에 많은 피해를 보았었다.
환경이 악화되고 기후의 변동이 잦은 상황에서 준비없이 무농약농사를 고집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섯부른 의욕을 일단 접기로 했다. 농약의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방제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대안을 찾다가 전해수기를 소개 받게 되었다.
전해수기는 kcl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서 산성수와 알카리성수를 뽑아내는 것인데 여기서 나오는 산성수(PH 2.7)를 농약살포시 희석액으로 사용하여 농약의 양을 1/10로 줄여도 방제효과를 볼수 있다. 산성수를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게 되면 엽이 얇아지는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적절한 사용횟수를 지키면 방제효과를 극대화하고 작물에게는 해를 최소화하는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꽃지고 난후에 띄움비 살포
일반적인 자연농업띄움비의 제조와 조금 다른 것은 혈분을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 혈분이 배의 맛과 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판단에서다. 6,000평 띄움비 준비는 다음과 같다. 골분 60㎏, 혈분 90㎏, 어분 40㎏, 깸묵 100㎏, 톱밥계분 1,000㎏, 요소 20포, 토착미생물 6박스를 섞은 후, 막걸리 50에 물 50비율의 용액에 천혜녹즙500배, 미네랄 A액 1000배, 한방 500배액을 넣고 이 용액으로 수분을 맞춰 완전 발효 시켜 사용한다. 띄움비를 주는 시기가 중요하다. 과수는 꽃이 피기까지는 자체영양분을 활용하지만 꽃이 지고 난 후부터는 외부로 부터 흡수한 영양분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시비가 착과와 이후 생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세가 좋은 나무에는 조금 많이 수세가 약한 것에는 조금 적게주는데 보통 한 나무당 2삽 정도 표면에 흩뿌려주는 방식으로 한다.
교대기 처리에 천연칼슘 이용
6월20일경, 붕산과석 25포와 토착미생물을 배양한 쌀겨와 잡목을 섞어 10여일간 숙성시킨다음 2회에 걸쳐 토양살포를 10일 간격으로 한다.
7월중에는 10일 간격으로 교대기 처리를 3회 실시 한다. 계란 껍질로 만든 천연칼슘1000배, 미네랄D액 1000배, 아카시아천혜녹즙 500배, 현미식초 500배, 한방영양제 1,000배를 사용하는데 이 시기에는 유산균을 첨가하지 않는다. 수세를 안정시키면서 축적생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배합비를 적용하는데 수세에 따라 천연칼슘과 현미식초의 농도를 가감한다.
7월30일 경이 되면 도장순이 생장을 멈추고 생식생장으로 들어가야 하는 시기가 되는데 이 싯점에 영양형의 전조를 효과적으로 전환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엽면시비와 토양시비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당도 향상에 바닷물 사용
상주농협에서 강의를 하던중 당도를 높이는 비결을 알려달라는 과수농가의 물음에 바닷물을 사용하면 당도가 높아진다는 답변을 해 전체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든 적이 있었다. 그들은 왜, 썰렁해져야만 했을까 돈들이지 않고 구할 수 있는 바닷물이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 까닭일 것이다. 일단 써 보면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자연 가까운 곳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가까이 있고 눈에 흔하게 보이는 것 속에 정답이 있다. 자연농업은 이래서 재미있다.
곡과가 없는 과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선 적기 수분이 이루어 져야하고 개화기 전 기간내 토양이 충분한 수분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농협 안성교육원에서 하는 배 전문 아카데미 교육생들이 우리 농장을 방문해 배맛을 보고는 감탄했다. 배라면 전국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였는데 말이다.
자연농업 5년에 많은 발전을 했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
양주가 변해간다.
3년전만 해도 벌들이 많아 인공수분을 하지 않아도 착과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그 만큼 우리 지역은 공해없는 청정지역이었다. 그러나 해마다 벌 수가 급격히 줄어 올해는 인공수분을 해야했다. 이 지역도 개발이 가속화되어 시골 구석구석까지 공장이 들어서고 있어 과연 이곳에서 언제까지 농사를 지을 수 있을 지 염려된다. 아버님으로 부터 물려받은 농장을 자연농업으로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지만 주변환경이 점점악화되어 마음이 찹찹해 지기만 한다. 진짜 농약 한번 안줘도 되는 배 농사를 지어 보고 싶다. 자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농약을 뿌리는 일에 대한 거부감은 날로 커간다. 경제적인 이유 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상품성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농약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정말 <행복한 농사>를 오늘도 꿈꾼다.
** 박관민님은 1999년 자연농업 '배' 품평회서 당도부분 은상을 그리고 2002년에도 당도 14.2도로 은상을 차지한바 있다.
2002년에서 당도부분 1등이 무대재배여서 실질적으로 1위나 다름없는 영광을 안았다.
** <자연농업>지 49호에 발표되었던 내용을 재정리하였음
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3.10.1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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