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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밥상은 안녕하십니까? 불안한 밥상,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나?김은진 | 원광대 교수,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
-밥상이 불안한 건 아는데, 무얼 믿고 먹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 분,

-유기농만 먹고 싶어도, 너무 비싼 가격에 좌절한 분,

‘천국으로 가는 길을 알려면, 먼저 지옥으로 가는 길을 보면 된다’고 합니다. 김은진 교수는 이미 ‘지옥에 떨어진 우리 밥상’의 실체를 확실하게 그려 줍니다. 지옥의 실체를 알고 나니 자연스럽게 천국으로 가는 길이 뭔지 절박하게 몸부림 칠 수밖에 없었는데요. 하지만 김은진 교수의 말대로라면, 천국으로 가는 길도 아직 그렇게 좁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www.jadam.kr 2013-03-29 [ 나눔문화 ]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요즘 웬만한 사람들은 먹을거리에 관련된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돼요. 특히 당장 아이 밥상을 차려야 하는 주부들은 더욱 그렇죠. 돼지 인플루엔자나 광우병 사건이 터졌을 때처럼요. 그런데 먹을거리 사건이 연달아 터지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지구상에서 인간만이 유일하게, 자연에서 나지 않는 재료로 음식을 먹기 때문이에요. 대부분이 몸에서 이것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질병으로 발생하는 거죠. 이제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은 안전한 밥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김은진 교수는 보통 이 고민에서 ‘두 가지 부류의 사람들로 갈라진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 부류는 ‘좋은 것만 먹어야겠다’며 유기농만 사먹는 사람, 두 번째 부류는 ‘대충 먹고 아무렇게나 살자’는 사람. 밥상의 안전은 끈끈한 관계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김은진 교수는 둘 다 바람직한 길은 아니라고 말합니다.‘좋은 것만 먹자’고 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유기농 생활을 실천하는 게 아니고 ‘아무렇게나 먹고 살자’는 사람들은 나중에 자신이 낳을 아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기농을 보통 ‘농약과 화학비료를 안 친 것’이라고 까지만 생각해요. 그러나 ‘유기농’은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끈끈한 관계를 의미해요. 먹을 것을 직접 생산하는 농부와 소비자인 나와의 끈끈한 관계, 땅이 화학비료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농작물을 길러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끈끈한 관계요. 그러나 사람들은 ‘유기농 인증 마크’만 믿을 뿐, 그 안에 담긴 직접적인 관계는 고려하지 않아요. 바다 건너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는 수입 바나나도 유기농 마크만 붙어 있으면 그냥 사먹죠.”

“‘아무렇게나 먹고 살자’, 이것은 더 바람직하지 않아요. 저는 강연을 다니면 ‘아이를 안 낳을 독신주의자는 나가도 좋다’고 말해요. 아무렇게나 먹어도 자기 한 몸만 나빠지고 그만이니까요. 하지만 아이를 낳을 사람들은 그래선 안 돼요. 아는 사람이 아토피가 심한 아이를 위해서 집에서 유기농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대요. '나는 일주일에 한번씩은 피자와 햄버거를 먹지 않으면 잠이 안 온다', 그래서 아이 몰래 혼자 사먹는다”고 하는 거에요. 아무리 이제 와서 유기농 밥상을 차려 먹는다고 해도 아이가 아토피에 걸린 원인은 엄마한테 있었던 거에요. 엄마의 잘못된 식습관이 아이의 온몸에 아토피 진물이 나오도록 만든 거였어요."

www.jadam.kr 2013-03-29 [ 나눔문화 ]

밥상을 치울 것인가, 다시 차릴 것인가
‘아무렇게나 먹자’는 사람들의 특징은 간단합니다. 웬만한 식사를 거의 가공식품으로 해결하죠. 조리 시간이 가장 짧고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김은진 교수는 ‘아무렇게나 빨리 먹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왜곡된 우리의 음식문화를 지적합니다. “가공식품 식사는 ‘산다-> 봉지를 뜯는다-> 그릇에 담는다-> 먹는다’로 끝나요. 정말 간단하죠.(웃음)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이렇게 대충 먹고 사는 문화를 훌륭하게 여겨요. 엥겔계수(*)가 높을수록 가난한 집이라고 생각하고, 낮을수록 미덕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요즘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은 한 손에 햄버거를 들고 일하는 거에요.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죠. 엄마들도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먹여요. 그런데 이건 자본주의 문화가 만들어낸 습관들이에요. 그 시간을 아껴서 돈 벌어 다른 것을 하라고 해요. 밥 먹는 시간이 제일 아깝다는 거죠.”

우리를 유혹하는 가공식품의 마케팅 전략
가공식품은 편리하고 달콤합니다. 한번 중독되면 헤어나오기 어렵죠. 김은진 교수는 가공식품에 얽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요즘 가장 인기 있는 방부제가 뭔지 아세요 ‘비타민C’에요. 왠지 몸에 좋을 것 같잖아요. 하지만 합성비타민을 만들어서 넣는 거에요.”“눈을 유혹하기 위해 오렌지가 전혀 없는 음료수에 오렌지 색소를 집어 넣어요. 색소의 주된 원료는 타르색소인데, 색깔이 제일 잘 나오기 때문이에요. 코를 자극 하기 위해서는 진짜 바나나 대신 바나나 향료를 넣어요. 이런 타르나 합성향료는 보통 석유찌꺼기로 만들어요. 페인트의 원료로 쓰이기도 하죠." “이제 입만 유혹하면 돼요. 사람 입맛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의 입맛을 만족 시키는 게 제일 어려워요. 그런데 누구나 좋아하는 맛이 있어요. 바로 ‘감칠맛’이에요. 미원 맛을 떠올려 보세요. 달콤하면서도 짭짤하잖아요. 단걸 좋아하는 사람은 단맛을 더 느끼고, 짠걸 좋아하는 사람은 짠맛을 더 느껴요. 만인의 조미료를 만든거죠. 우리가 흔히 먹는 과자와 라면에는 이 조미료가 100% 다 들어가요.”

“그런데 이 합성재료와 첨가물은 사람이 소화시킬 수 없어요. 몸에 차곡차곡 쌓여 그대로 독이 되죠. 독들은 거의 대부분 생식기에 쌓이는데요. 당장 이상증세가 나타나지는 않아요. 다만 몸보다 힘이 강해질 때를 기다렸다가 갑자기 발병을 해요. 그때부터 온갖 증세가 다 나오는 거에요. 요즘 아이들은 더 빨리 증세가 나타나는데요. 남자들은 정자 수가 줄어들고 여자들은 성조숙증이 생기죠. 게다가 나중에 기형아를 출산하기 쉬워지고요. 합성재료 속에는 몸이 여성호르몬으로 착각할 만한 성분이 많기 때문이에요.”

www.jadam.kr 2013-03-29 [ 나눔문화 ]

바람직한 먹을거리를 선택하는 방법
김은진 교수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건강하게 차릴 수 있는 밥상을 제안합니다.

“가공식품은 아예 안 먹는 게 제일 좋아요. 그치만 내가 이미 라면 맛을 알아버렸는데 어떻게 안 먹고 살 수 있겠어요.(웃음) 내가 최대한 노력을 해도 결국 어쩔 수 없이 먹게 되잖아요. 쉽지 않죠. 그래도 이왕 사는 거, 건강하게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첫째, 웬만한 과일과 곡식은 껍질째 드세요.
"쌀도 백미보다는 현미를 껍질째 먹는 게 좋아요. 과일 껍질과 과육 사이에는 씨앗을 지키려고 외부의 오염물질을 해독해 내는 성분이 들어 있어요. 가공식품을 특히 자주 먹는 분이라면 해독을 위해 껍질째 먹는 습관을 들이면 좋아요.”

둘째, 잡곡을 먹을 때는 발아된 곡식을 드세요.
"곡식은 싹을 틔우는 순간, 안에 있는 중금속들이 신기하게 사라진다고 해요. 엄마가 임신을 하면, 태어날 아이를 위해 음식을 가려먹고 태교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죠. 나보다 뛰어난 자손을 남기고 싶은 게 생명의 본능이니까요.”

셋째, 발효식품을 많이 먹는 게 좋아요.
"질병으로부터 면역력을 키워주기 때문이죠. 대한민국 사람들이 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에 유독 강했던 이유가‘김치 때문이었다’라고들 하잖아요. 물론 근거는 명확치 않지만 그만큼 좋다는 말이거든요.”

넷째, 가급적이면 국산 농산물을 드세요.
"국내농업이 살아야만 10년-20년 후까지 내 음식의 주권이 결정돼요. 지금 우리는 밀가루만 해도 거의 수입해서 먹잖아요. 그런데 원래 우리나라는 밀 농사가 가능한 나라에요. 미국이 대량으로 원조한 밀을 받아먹다 보니 지금은 밀 자급률이 0.3%에 불과하게 된 거죠. 이대로 수입에만 계속 의존한다면, 미국이 밀 가격을 올릴 때마다 꼼짝없이 오른 가격만큼 내야 해요.”

편리한 밥상을 추구한 댓가로 아토피, 광우병, 급성독감 등 무서운 댓가를 치러야만 했던 우리. 지금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전등화 같은 밥상의 위기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데요. 김은진 교수와 함께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서로 진짜로 믿고 먹을 수 있는, 소박한 밥 한 공기의 소중함과 절실함을 돌아본 시간이었습니다.

용어 설명

엥겔계수*
총가계지출액에서 식료품비가 점하는 비율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사스-코로나 바이러스(SARS coronavirus, SARS-CoV)가 인간의 호흡기를 침범하여 발생하는 질병이다.

2002년 11월에서 2003년 7월까지 유행하여 8,096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774명이 사망하였다.

나눔 문화 : http://www.nanum.com

제공:나눔문화,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3.03.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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