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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에너지를 지혜롭게 쓰는 방법을 찾아김정욱/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원자력 발전을 넘어, 이제는 다른 길로
올여름 굉장히 더웠지요 그런데 여름을 지켜줄 석유가 바닥나고 있습니다.

석유정점은 이미 2006년에 지났고, 2050년이 지나면 고갈될 것으로 봅니다.

석유 1리터를 파는데 1리터 석유가 들면 그것은 없는 에너지나 마찬가지죠.

에너지가 없는데 계속 에너지를 쓰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답은 분명합니다.

있는 에너지는 아껴 쓰고 모자라는 것은 재생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 가동률이 세계 4위이고, 국토 면적당 원전 밀집도는 세계 1위입니다.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3.2)에 의하면 현재 23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46기로 만든다는데 그러면 2024년 우리나라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미국을 앞지르게 됩니다.

또한 한국은 원전을 가동하느라 빚을 가장 많이 가진 나라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원전을 건설하느라 외채가 32조원을 넘어섰고 매년 2조원씩 빚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왜 오래된 발전소를 정지하지 않는가 정지할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노후 원전 해체비용에만 14조원이 듭니다.

방사능 폐기물 처리를 위해 전기요금에서 해마다 돈을 떼어 충당금을 만들고 있는데

7조원 이상 모아둔 돈을 발전소 짓는데 빌려주느라 지금은 한 푼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www.jadam.kr 2014-07-18 [ 나눔문화 ]

핵무기와 원전은 다르지 않다
사용 후 핵연료를 처리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입니다. 핵연료를 재처리 하면 에너지가 무진장 나와서 몇 천 년간 에너지 걱정이 없다고 말합니다. 사실일까요 재처리 하면 에너지 단가가 10배 이상 올라가므로 에너지로서 가치는 하나도 없습니다. 재처리는 핵무기를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핵무기가 워낙 많아서 그것만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재처리를 하지 않습니다.

플루토늄은 우라늄보다 세 배는 강력해서 우라늄의 1/3만 있어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유일하게 일본이 핵무기가 없으면서 재처리 국가에 들어가 있는데,

그래서 우리는 일본이 잠재적으로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어느 해 미국과 환율로 갈등을 겪던 일본이 환율을 올렸는데

그와 동시에 재처리 할 수 있는 권한도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이 경제를 핵무기와 바꿨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요구를 하고 있는데, 이는 재처리 할 수 있는 권한을 얻고자 하는 겁니다. 말로는 에너지 이용이라고 하지만 에너지로서 가치가 없으니 핵무기를 만들려 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요즘은 공개적으로 핵무기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고요. 엄청나게 위험한 일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재앙은 끝나지 않았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공기 중에 새어 나온 세슘량만 히로시마 원폭의 168개 분량입니다. 이 지역에서 잡히는 물고기를 조사해보니까 물고기의 세슘량도 기준치를 넘었거나 육박합니다.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 1~4호기에 차단벽을 만들었는데 그 뒤에 있는 오염수 저장 탱크에서 오염수가 새고 있습니다. 지하수가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가 있나요 이게 안되니까 앞으로 땅을 얼려서 막겠다고 하는데 땅을 그렇게 몇 십 년간 얼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에요.

아직 해본 적이 없는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 독일 국영방송에 나온 일본 지진학자 시마무라 히데키는 ‘4년 내 일본에 수도직하형 지진(수도권을 진원으로 하는 직하형 지진)이 날 확률이 75%이며, 대지진 당시 손상되어 불안정한 상태로 버티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4호기가 터지면 그때는 아마겟돈의 시작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사용 후 핵 연료봉 1,500개를 보관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4호기에서 어떤 이유로든 냉각시스템이 멈추고, 연료봉이 폭발하게 되면 우리에게 남은 것은 정말 기도뿐인지도 모릅니다.

www.jadam.kr 2014-07-18 [ 나눔문화 ]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일본의 세슘 오염지도 심각한 오염면적(25,000㎢)은 남한 면적의 1/4(99,720㎢)에 이른다 출처: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Dec. 6, 2011 / vol.108 / no. 49

어떤 에너지로, 어떻게 살 것인가 - 독일과 덴마크 사례
독일은 2022년까지 원자력 발전소를 완전히 폐쇄하기로 했습니다.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자마자 17개 중 8개는 바로 문을 닫았습니다. 그 이후로 영원히 폐쇄하기로 했죠. 2050년까지 에너지를 절반으로 줄이고, 전기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을 80%까지 올리고 온실가스는 80~95%를 줄이기로 했는데 그걸 결정한 것은 독일의 윤리위원회였습니다. 윤리위원회에 원자력 전문가는 한 명도 없어요.

일반적인 상식이 있는 사람들, 독일의 존경 받는 사람들입니다.

이 위원회에서 원자력 발전을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반대하는 것이 맞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고, 국회의 압도적 찬성을 받아 폐쇄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은 이러한 에너지 정책이 앞으로 독일 경제를 이끌 원동력이 된다고 봤습니다. 재생에너지는 앞으로 쓰면 쓸수록 값싸질 것이고, 멀리 대형 발전소를 짓기 보다 필요한 곳에 작은 규모의 에너지 생산설비를 갖춰야 하므로 송전 손실을 없애고, 일자리도 더 많이 만들어낸다는 것이죠.

덴마크는 지난 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에너지사용량을 줄이기 시작해서 30년 이상 에너지사용량이 하나도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덴마크가 원시사회로 돌아갔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풍력 기술 세계 1등, 에너지효율기술 세계 1등, 태양광 기술은 세계 최고이며, 일인당 소득이 5만 6천 달러로 잘 삽니다. 지금도 에너지사용량이 한국보다 훨씬 적지만 에너지를 절반으로 더 줄이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합니다. 덴마크는 시민단체 회원수가 국민수의 2배입니다. 이렇게 국민들이 소리를 내니까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이 나오는 겁니다.

www.jadam.kr 2014-07-18 [ 나눔문화 ]

원전은 필요없다 -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를 절약하기
이미 나와있는 에너지 효율 기술만 이용해도, 원전은 필요 없습니다. 2020년까지 산업체는 에너지를 25~30% 줄일 수 있고, 교통 부문에서는 28%, 가정에서는 34%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습니다. 따져보면 34.60 MTOE (석유환산톤) 인데 원자력 발전소 18기를 건설해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가 32.10 MTOE(석유환산톤)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18기를 지으려면 54조원이 듭니다. 반면에 5조원을 투자해서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면 5년만 지나도 이득입니다.한국의 1년 에너지 수입비용이 150조원인데, 50조원 가량의 편익이 나옵니다. 두 개 중에 무엇을 해야 합니까 에너지를 150조원 들여 수입하는 나라가 왜 에너지 사용량을 늘릴 생각만 합니까 원전 한 기를 지으려면 10년 이상 걸리지만 절약은 하는 즉시 효과가 나옵니다.

실현 가능한 재생에너지
우리가 필요한 에너지보다 지구에 떨어지는 재생에너지가 더 많습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한 양은 재생에너지로 쓸 수 있습니다. 석유, 석탄, 원자력은 쓸수록 가격이 올라가지만, 풍력, 태양광은 쓸수록 가격이 내려갑니다. 수소 연료 전지를 재생에너지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자체는 재생에너지가 아닙니다. 연료 전지를 만들 때 에너지가 필요한데, 무엇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다르지요.

햇빛을 받으면 전자가 나오는데 반도체로 전자를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해 전기를 만드는 것이 태양광입니다. 태양광은 지붕에 그냥 깔면 됩니다. 베란다나 벽에도 붙일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누가 태양에너지를 쓰려면 우리나라 땅을 다 덮어야 한다고 했는데 거짓말입니다. 6~7%만 덮으면 됩니다. 터키나 이스라엘은 태양열을 안 쓰면 건축허가가 안 나옵니다. 석면 밭에다 만들기도 하고 저수지 위, 혹은 노는 땅에서 할 수 있지요. 저희 집은 태양광으로 전기를 다 씁니다.

혹은 지열로 난방이나 냉방을 할 수 있습니다. 지하로 150m 정도 들어가면 15℃ 정도 되는 물이 나오는데 그 물을 처리하면 난방, 냉방 모두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데서 전기 받을 필요가 없지요. 아이슬란드는 에너지의 95%를 지열을 통해서 발전합니다.

풍력발전은, 작은 발전기도 개발되어 있어서 집에 붙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풍력이 원자력이나 석탄보다 싼 에너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비싼 이유는 기술 개발을 안 했기 때문이지요. 농사짓다 보면 폐기물 많이 나오죠. 썩혀서 메탄가스 만들면 에너지가 됩니다.

www.jadam.kr 2014-07-18 [ 나눔문환 ]

에너지 절약을 위해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
1. 전기로 난방하지 않기
원자력 발전소로 냉난방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이 10%도 안 됩니다. 원전은 전력 수요가 가장 적을 때를 기준으로 지어놓고

냉난방은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발전소를 지어서 해결해야 합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켰다 껐다 못해요. 켤 수는 있어도 끌 수는 없는 불입니다. 원전을 많이 세워놓고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니까 정부에서 심야전기를 값싸게 공급해주고,전기로 물을 덥히라고 했습니다. 세상에 전기로 난방하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전기로 열을 만드는 것이 가장 낭비가 심합니다.

각 가정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에어컨도 냉장고도 아니고 보온밥통입니다.TV나 컴퓨터는 대기전력이 계속 들어가기 때문에 코드를 뽑아놔야 합니다. 뽑는 대신 멀티탭을 쓸 수도 있고요. 컴퓨터와 TV만 이렇게 해도 가정 에너지의 15%가 줄어듭니다.

저희 집은 해보니 20%가 줄더라고요.

2. 물 절약은 곧 에너지 절약
물값은 절반이 에너지 가격입니다. 물 절약하는 것이 곧 에너지 절약인 것이죠. 일본 사람들은 매일 목욕해도 우리보다 물 적게 씁니다. 또 빗물을 쓸 수도 있지요. 독일은 물 부족 국가가 아니지만 빗물을 씁니다. 자기 마당에 떨어진 빗물이 마당 밖으로 나가면 세금을 냅니다.

지금 있는 기술력으로도 지하에 많은 양의 물을 깨끗하게 저장할 수 있습니다. 시골 산골마을, 섬의 물 부족은 이렇게 물을 저장하는 것으로 가뭄을 해결할 수 있지요. 4대강 사업이 가뭄 해결한다 전혀 할 수 없습니다. 가뭄 나는 것은 전부 다 산골마을, 섬인데 4대강 사업해 봤자 물을 줄 수가 없어요. 비가 많이 올 때 받아놔야 홍수도 막을 수 있고요.

3.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많이 걷기를
그 다음으로 체제 개선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자전거를 타면 에너지가 하나도 안 들지요. 자동차를 타면 기차보다 에너지가 9배 더 듭니다. 일본 대학교는 자동차 타고 학교에 못 들어갑니다. 서울대 교수들은 80% 이상 자동차로 다니죠.

한국은 도로를 엄청 많이 만들어놨습니다. 고속도로 세계 1등, 일본의 4배, 도로면적이 주거면적을 앞질렀습니다. 서울은 40%가 자동차로 출퇴근합니다. 뉴욕, 런던, 파리, 홍콩은 80%가 전철로 다닙니다. 출퇴근 시간에 걸어 다니기 편하게 하고, 주차장 줄이면 사람들이 차 안 탑니다.

또, 직장과 집이 가까워야겠죠.

www.jadam.kr 2014-07-18 [ 나눔문화 ]

땅의 법칙에 맞게 살아야 행복해진다
우리나라는 지금 너무 잘 삽니다.2011년에 Legatum institute에서 번영 지수를 발표했는데 110개국 중에 24위 했습니다. 실제로 일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행복지수 110개국 중에 104등, 자살률 OECD 1위, 십대 사망원인 1위 자살.

절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 땅을 돈벌이 도구로 생각해서는 안되고 땅의 법칙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의하면 우리는 후손 땅을 빌려 쓰는 것이고, 성경에서는 하느님 땅을 빌려 쓴다고 합니다. 저는 그 임대료가 앞으로의 세금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땅을 빌려 쓰니 땅에 대한 세금 내고, 자원을 빌려 쓰니 자원세, 환경을 빌려 쓰니 환경세. 이렇게 세 가지에만 세금이 붙고 다른 데는 세금이 일절 없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입니다. 그러면 땅 투기하지 않고 자원 낭비, 환경 오염이 안 되죠. 국방예산을 너무 많이 쓰는데 환경으로 돌려야 합니다. 이것은 UN에서도 결의한 내용입니다.

에너지 사용량이 올라갈 수록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성장과 개발의 신화를 깨고, 국민들이 정직하게 일하면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국의 행복지수도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강연일: 2014년 9월 12일

나눔 문화 : http://www.nanum.com

제공:나눔문화,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4.07.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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