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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쉽지 9만ha, 2억10백만 평이 적은 면적이 아니다. 여의도 230배의 면적이다. 문제는 ‘어떻게 줄일 것인가?’ 이다. 휴경을 하거나 밭작물로 전환해야 하는데... 줄이자고 하면 누구의 논을 줄일 것이며 과연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논농사를 포기하고 휴경하거나 타 작물로 전환하겠는가 아마도 휴경보상제를 실시하거나 타 작물 전환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 예산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문제는 논을 밭으로 전환, 벼(쌀)가 남으니 벼농사를 짓지 말고 채소나 과수 등 타 작물재배로 바꾸게 한다는 건데... 밭작물은 저장성이 떨어져 수요과 공급의 불균형이 조금만 생겨도 시장가격의 등락이 격심해서 시장실패가 반복되고 있다. 더구나 이미 값싼 수입농산물이 범람, 사실상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밭작물 재배와 공급마저 더 늘어나면 공급과잉으로 가격폭락은 불 보듯 뻔하다. 쌀값 안정을 위해 논농사를 줄이고 밭농사로 바꾸자는 방안은 시장실패, 수급조절의 실패를 전체 농산물로, 주기적으로 확대, 악순환을 가중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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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 때문에 극심한 기후변화로,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세계적인 식량위기에 대비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인데... 오히려 벼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것은 전략적인 관점에서 세계적인 식량파동에 대비는커녕 식량자급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식량주권 마저 스스로 포기하는 근시안일 뿐이다. 지금처럼 식량 자급률이 20% 초반에서 점차 떨어지고 더욱 해외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안보에 대한 전략적 사고가 결여되어 있는 박근혜정부의 무대책과 무능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지난해까지는 3년 연속 자연재해가 없어서 다행히 풍년들이 들었고 쌀이 남아돌지만 언제 가뭄과 홍수가 지구촌을 강타할 지 예측불가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흉년이 연거푸 닥쳐 국제적인 식량부족사태가 발생하고 국제식량가격이 폭등할 때 어떻게 대처하려 하는가 그 때도 곡물메이저가 값을 부른 대로 외국식량을 수입해다 먹으면 된다고 하려는가 경지면적을 단계적으로 줄여 쌀 공급을 줄이겠다는 발상은 마치 공장에서 공산품을 찍어내듯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시 밭을 논으로 전환하고 금방이라도 쌀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닌가 정말 대책 없는 정권이다.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정을 모르는 박근혜정부와 영혼 없는 책상물림 관료와 학자들의 국민농업에 대한 철학의 부재이고 식량안보에 대한 개념 실종이다. 문제해결은커녕 더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농업진흥구역 축소는 절대농지의 투기장화, 농민도 투기꾼화 초래
또 이런 구상도 하고 있는 것 같다. 휴경이나 밭작물 전환과 함께 아예 절대농지로 묶어둔 농업진흥구역을 풀어서 공장이나 주택용지로 용도변경을 허용하자는 것인데... 가뜩이나 부재지주(도시자본)의 토지소유가 경자유전의 원칙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이제는 내놓고 도시자본, 특히 부동산 재벌들에게 전국의 절대농지 마저 투기장으로 내주겠다는 것인가 농민들도 그렇다. 누가 돈 안 되고 산업으로서 전망 없는 농사를 계속 지으려 하겠는가 지금이라도 땅값을 더 쳐주겠다는 사람이 나서면 늦기 전에 팔아 넘겨야 하는 게 아닌지 망설이고 있는데... 더 약삭빠른 농민들은 벌써 값 오른 농지를 팔고 ‘대토’라는 명분으로 또 다른 개발 예상지역에 투기목적으로 더 싼 논을 구입하였을 테고... 농사 보다는 농지를 사고팔아 돈 버는, 이미 투기꾼화된 부농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진즉부터 농사는 뒷전이고 사들인 그 농지가 개발되기를 바라고 값이 오르기만 기다리고 있다. 심지어 개발해달라고 집단민원을 넣고 이기적 행태가 패악질을 넘은 경우도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벼 재배면적을 줄이는 방편으로 농업진흥구역을 축소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농민들에게 농사는 대충하고 차라리 농지를 투기대상으로 돈벌이 하라는 투기를 부채질 하는 셈이다. 쌀 농업 포기를 부추기는 것은 자립적인 국민농업의 막장이다. 망국의 출발이다. 이를 어쩔 것인가?
김정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6.02.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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