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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현장에서 간혹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친환경농업만 하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농업의 어려움이 일거에 해소될 것처럼 말하는 시장․군수나 조합장 그리고 지방정치인들을 볼 수 있다.
물론 친환경농업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농업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친환경농업 그 자체가 경쟁력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일부 농업인들의 행태에서 드러나듯이 정부의 각종 지원 사업이나 보조금을 받는 수단으로 영위되는 친환경농업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친환경농업은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수단으로써 존재할 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나는 친환경농업인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어보면 그 농가의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랑거리, 즉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이야기는 있는가
친환경농업을 함으로써 생태계 건강성 회복에 따라 농장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구리, 메뚜기, 가재, 풀벌레, 야생화 그리고 작물 병해․충 등은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엮어낼 수 있는 귀중한 소재들이다. 농업현장에서 겪게 되는 모든 상황과 일련의 작업과정들을 감동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없다면 친환경농업은 고단한 농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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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농산물 소비만을 고집하는 고객은 있는가
친환경농업은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농업이 아니다. 판매처를 미리 확보하지 않고 ‘수확 후에 어떻게 되겠지 하다가 안 되면 공영도매시장으로 출하하지’라는 생각으로 친환경농업을 선택했다면 지극히 위험한 선택이다. 친환경농업은 특정한 소비자, 즉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농업이다.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또는 고객을 확보할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친환경농업은 선택해서는 안 되는 농업이다. 친환경농업의 지속가능 여부는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생산이 가능한가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가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고객 확보의 첫걸음은 가까운 곳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도회지에 있는 딸과 며느리, 조카 등 친인척과 친구들 모두가 내 농산물을 홍보하고 팔아주는 판매사원이라고 생각하고 활용해야 한다. 고객확보를 위한 노력을 3년 정도 지속하면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최소한 택배를 통한 직거래 비율이 50%는 넘어서야 친환경농업을 지속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생산비는 낮추고 있는가 농자재의 자급률은
친환경농업은 비용이 많이 드는 농업이라고 단정한다. 이러한 단정이 친환경농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친환경농자재는 당연히 가격이 비싸고 또한 그 비싼 자재만을 써야만 친환경농업이 영위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심각한 인식의 오류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친환경농업의 미래는 없다. 친환경농업에 지원되는 예산들이 친환경농업의 경쟁력 강화에 오롯이 사용되고, 친환경농업의 성장에 따른 낙수효과로 농자재산업의 육성이라는 결과가 도출되어야 하는데, 친환경농업이 농업인을 살찌우는 산업이 아니라 자재산업만을 육성하고 있다고 진단한다면 너무 극단적인 현실인식일까 친환경농업의 허약한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이 불편한 현실은 극복되어야 한다. 그 방안은 친환경농업 관련법에서 정한 대로 농업부산물을 재활용하고, 농업현장 주변에서 저비용으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여 소모성 농자재의 자급률을 높이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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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을 말하면서 생산비 절감을 통한 경쟁력을 외치는 곳이 ‘자닮’말고 또 있는가 친환경농업을 선도한다는 그 누구도 그리고 어느 관련업체도 생산비 절감을 외치는 곳을 보지 못했다. 생산비 절감이 농업인이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나의 생각은 지나친 편견의 오류일까 내가‘자닮’에 무한한 신뢰를 보이는 연유는 ‘자닮’은 지나칠 정도로 친환경농업을 농업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자재 자급률 제고로 초저비용농업을 실현하여 농업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자닮’의 주장도 농업인 관점에서 접근한 결과의 산물이다.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이야기와 내가 생산한 농산물에 충성도를 보이는 고객 그리고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초저비용 농법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면 친환경농업은 가야할 길이 아니다.
이광구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6.04.0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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