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ww.jadam.kr 2008-01-21 [ 조영상 ] 지난 20년간 밀린 숙제를 마쳤다. 그동안 스승이 되어주었던 님들께 사진액자를 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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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인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읽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사상, 정치, 경제에 대한 책을 읽으며 시름하면서 내린 나름대로의 결론은 이 거대한 반자연적이고 물욕중심적인 자본주의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 단지 끝장을 보고서야 멈출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끝장은 지구의 종말을 의미했던 것이어서 삶의 비애감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정리된 나의 미래는 급진 좌파 혁명가(?)였고, 미래 활동에 있어 필요한 합법적인 신분을 갖기 위해서 군대 문제를 선결해야겠다고 판단했었습니다. 23년 전이네요. ㅎㅎ
군대서 특수부대로 차출되고 보니 혁명가를 위해 필수적인 코스가 아니겠는가 싶어 무지 열심히 훈련을 소화해 냈습니다. 신병특수훈련 과정에서 유일하게 저만 체중이 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자대로 배치되어 생활 중 우연히 사진병으로 발탁이 되었고(화학과를 회화과로 착각하여 발탁한 기막힌 우연) 외부로 나갈 기회가 많았었습니다.
이때부터 새로운 공부가 시작되었는데 바로 ‘해방신학’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관련된 모든 책을 섭렵해 나가면서 나의 인생 항로에 결정타를 주게 되는 두 권의 책을 만납니다. 저명한 해방신학자 ‘구스타보 꾸띠에레즈’의 ‘우리의 우물에서 生水를 마시련다(We drink from our own wells)’와 ‘레오나드로 보프’ 신부의 ‘생태신학’입니다.
꾸띠에레즈의 책은 저에게 엄청난 충격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신앙적 영성의 중심이 나의 우물, 나의 가슴이라는 강력한 메시지 때문이었는데 신앙의 몰입과 방황, 고뇌의 연속선 상에 있었던 나에게 분명한 고착점과 지향점을 부여했다고 생각됩니다.
군대 제대 전 친환경농업을 기반으로 새롭게 인생를 출발할 결심으로 자연농업 농장설립계획을 준비했고, 제대 후 바로 아버님께서 주관하는 자연농업연찬(13기)을 받았고 대학교의 복학은 포기, 충남 아산으로 내려가 친환경농업의 실체를 몸으로 체득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이 길이 시작되었습니다.
| ⓒ www.jadam.kr 2008-01-21 [ 조영상 ] 그동안 취재로 만난 님들이 200여 남짓되었다. 이미 돌아가신 분들도 여럿, 20년 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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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을 ‘자닮’의 원년으로’란 제목을 붙이고 서설이 길어졌습니다.
이제 이 일을 지속해 온지 20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원년’이란 말을 붙인다는 것은 그간 많이 흔들렸고 많이 힘겨웠고 많이 부족했었다는 것을 시인하는 의미이고, 그리고 이제는 올곧게 나갈 수 있는 든든한 무게중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무게중심에는 바로 ‘여러분’이 있습니다.
그 동안 책을 60여권 만들었고 현재의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만났던, 나의 스승이 되었던 님들의 사진을 근 한 달을 소요하며 총정리를 해보았습니다. 200명에 가까운 분들의 사진이 정리되더군요. 바로 여기 한 분 한 분이 지금의 나를, 자닮을 있게 했다는 고마움으로 모든 분들의 사진을 액자로 만드는 작업까지를 마쳤습니다. 지난 역사, 이미 돌아가신 분들도 여러분이 있었는데 님들을 생각하며 눈물짓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님들을 생각하면 무한한 감사가 밀려옵니다.
사진 정리 작업을 하는 시간 내내, 지나온 과거를 꼼꼼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도 생각하게 되었구요. 결론은 지금 내가 이 길을 걷는데 강력한 동인이 되었던 책, ‘구스타보 꾸띠에레즈’가 ‘우리의 우물에서 生水를 마시련다(We drink from our own wells)’를 통해서 알리려 했던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23년 전 읽은 책의 의미로 온전히 돌아가는 그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근래까지 내가 겪었던 주변과의 갈등의 본질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농민을 누구로부터 배워야만 하는 배움에 종속적인 존재로 공고화시키려는 흐름에 반기를 들고 농민 스스로가 농업기술의 주체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닮’의 사명이라고 본 것에서 갈등이 촉발된 것이라고 봅니다.
농업기술의 종속화와 상업화는 농민을 단순 소비자, 노동자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더욱 기술에 있어서 ‘첨단과학(?)’, ‘고도의 지식’이라는 지적 무게감을 앞세워 농민을 친환경농업기술 앞에의 무릎 꿇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길로 거의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전문가들이 몰려가고 있는 형국을 봅니다. 농업위기에 직면한 농민은 단지 그들의 수익성 제고의 밑거름만 될 뿐입니다. 지나친 비약일까요
30년 전, 40년 전 농민은 스스로가 농업기술의 지존(至尊)이었습니다. 농업기술의 샘물이 자신의 가슴이었고, 생명을 생명스럽게 섬겨왔던 선조들의 경험과 지혜였습니다. 그 어느 기술도 화폐에 철저히 종속된 예가 없었고, 책상물림하는 사람들이 이 판을 좌우한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선조들이 일상적으로 해왔던 ‘순수 유기재배’의 길로 다시 되돌아 가고자 합니다. 어떤 길을 선택할까요 선조들의 길, 선배들의 길, 바로 지존(至尊)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24시간 농업에 몰입하는 진정한 농민을 전문가로 인정하지 않는 보수적인 농업계 생태는 수 천만년의 구구한 역사를 이어온 한국농업에 불명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자닮’이 진정한 농민의 길을, 농업의 길을 열고자 하는 것은 이런 생각들을 기반으로 합니다.
| ⓒ www.jadam.kr 2008-01-21 [ 조영상 ] 2008년부터는 만나는 분은 모두 가족사진까지 찍어 즉각적으로 보내드리는 일을 기본으로 할 계획이다. 받으신 분들이 너무 좋아하신다.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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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자닮’은 스스로의 역량으로 충분히 가능한 농업, 그리고 행복하고 자유스러운 농업, 미래지향적인 농업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2008년 ‘자연을 닮은 사람들’은 이렇게 길을 가겠습니다.
때때로 좋은 의견을 주시면 받들어 더욱 좋은 길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ㅇ 농민 전문강좌 공고화농민이 생산현장에서 직접 주관하는 작목 별 전문강좌를 본격 시작하겠습니다. 해마다 연속해서실시함으로 농민이 친환경농업기술에 중심에 설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외부의 전문가들도 소개하는 일정을 잡아 거시적 혜안을 가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ㅇ 농업현장 취재 다각화 취재인원을 보강하여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취재로 친환경농업 현장이 더욱 생생하게 소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생생한 육성이 담긴 동영상은 ‘자닮’의 확실한 족적입니다.
농민과 농민이 만나 서로 배움과 가르침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ㅇ ‘천연농약 전문강좌’ 지속실시최소비용을 기반으로 가능한 유기재배의 길을 선배님들의 지혜를 모아 지속적으로 제시하여 농업기술의 화폐종속을 해소해 나가겠습니다. ‘자닮’의 친환경농업은 관행보다 적은 비용으로 가능한 친환경 유기재배입니다. 더 나아가 비용을 제로화할 수 있는 길입니다.
ㅇ 자연몰의 진정한 가치 구현 및 확대직거래를 활성화란 진정한 의미에 부합하게 개편하고 더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겠습니다. 그리고 친환경농업기술의 공유와 참여에 적극적인 분들에게 반드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ㅇ 소비자 컨텐츠 강화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들어와 즐길 수 있는 내용의 컨텐츠를 점차적으로 강화시켜 소비자와 농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사이트로 진일보 시켜나가겠습니다.
현재 농업인구 7.3%, 2030년도 예측 3%입니다.
2020년도에는 미국, 중국, 인도, 유럽과 농산물 완전수입개방에 들어서 있을 것이고, 농촌인구 중 60세 이상이 60%를 넘게 되고, 15세 이하와 65세 이상의 비율이 1/18에 육박한다는 예측입니다. 농촌에서 아이들을 거의 볼 수 없다는 끔찍한 얘기죠.
농업의 근간이 되는 석유에너지는 2030년이면 고갈될 것이란 예측을 합니다. 세계식량은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급감해 식량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고, 지구온난화, 해수면상승, 지하수의 고갈 등 다 만만치 않은 사안들이 우리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이런 미래예측과 농업은 직결되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미래의 혜안을 갖고 철저히 준비하는 사람만이 이 흐름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8년, 힘찬 출발을~~
그리고 항상 함께 하는 남편과, 아내와 열정적인 사랑이 다시 시작되는 뜨거운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쓸쓸한 독신 분께도 사랑의 결실이 함께하시길…
추신: 사진마무리 했으니 기사 열심히 쓰겠습니다. 한달 쉬어 죄송합니다.^^
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8.01.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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