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충의 등장, 기존 충과 균들의 다발생 등으로 유기재배는 ‘벼랑 끝 미로’를 관통해 가는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은 고도의 천연방제기술이 필요하고 그에 대응하는 정밀하고 강력한 천연농약의 등장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천연농약의 등장만이 유기농업을 더욱 안정적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
| ⓒ www.jadam.kr 2009-01-02 [ 조영상 ] 2007년 7월 6일에 시작하여 86회째 천연농약 전문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필자. 부족함도 많지만 최선의 길을 연다는 성심으로 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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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하고 강력한’ 천연농약이 등장되면 유기재배의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듯해 보이지만 이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어리석은 기대에 지나지 않는 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정밀하고 강력한’ 농약을 수십 년 활용해왔고 이제는 그 ‘정밀하고 강력한’ 농약에 대해 분명한 한계를 체감함은 물론 그것만으로 방제가 완결된다는 된다는 생각을 접기까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2008년도 전국 농업현장을 돌며 공통적으로 발견했던 사실이 화학농약의 방제효과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고자 2~3가지 화학농약의 혼합은 거의 일반화 되어가고 있고 전착제의 추가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심지어 수도작에서만 활용이 인정되는 맹독성 농약을 과수농가들이 활용하는 예도 급격히 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미 우리는 ‘정밀하고 강력한’ 화학농약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기존의 화학적 방제만으로 안정적인 농사가 힘들다고 판단한다. 그러면 친환경농가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정밀하고 강력한’ 천연농약 등장은 화학농약의 전철을 밟지 않고 방제의 모든 문제를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천연농약도 화학농약의 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언듯 ‘화학’이 ‘천연’으로 바뀌면 문제가 다 해결될 것처럼 희망을 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천연농약’도 ‘화학농약’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단정하고 <천연농약 전문강좌>를 시작했다. 필자는 전문강좌를 통하여 자가제조방식을 기반으로 화학농약에 근접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천연농약으로 찾아가는 길’과 활용방법을 제시하지만 이것이 농업기술적 문제의 완결을 가져올 수 없다는 사실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 한편, 자닮이 보급하는 자가제조 방식의 천연농약 활용은 경제적으로 반드시 이익을 준다. 현재 화학농약의 활용은 보통 500리터를 기준으로 4~8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자닮방식은 이 비용을 1/10이하로 줄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 ⓒ www.jadam.kr 2009-01-02 [ 조영상 ] 님들의 눈이 두렵고 존경스럽다. 눈이 살아 있는 한 대한민국의 농업은 무너질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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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농약’이든 ‘천연농약’이든 농업기술에 있어서 가장 중대한 문제인 ‘작물의 건강성’을 높이는 자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닮 전문강좌를 통해 소개하는 ‘미생물농약’외에 자가제조나 시판 천연농약 모두, 잦은 활용은 작물건강에 대한 ‘가해’가 되기 십상이다. 천연농약의 활용으로 단기적인 효과를 보겠지만 잦은 활용은 화학농약과 마찬가지로 작물의 면역력(병저항성)을 떨어뜨리는 불가피한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화학농약’이 처음 등장하여 연간 1~2회 살포주기가 현재에 이르러 15~20회가 되었던 것처럼 ‘천연농약’도 그 전철을 밟게 될 수 밖에 없다. 냉정하게 농업은 경제활동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뜨리는, 비용과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방향을 피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천연농약의 미래는 천연농약이 없어지는 것 화학농약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비용의 증가와 방제효과 약화를 가져왔듯이 천연농약에 대한 집착은 마찬가지의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자닮은 천연농약도 가급적 적게 활용하는 방향을 찾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천연농약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하면서 농사를 더욱 편리하게 하고 수익성을 더욱 높이는 방향으로 말이다. 이미 자닮과 함께하는 선배님들이 이 길을 훌륭히 개척해 나가고 있다.
필자는 ‘천연농약의 미래’는 ‘천연농약이 없어지는 것’ 이라고 정리한다. 황당한 미래 같지만, 원론적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미래는 이미 와 있다. 일상 마주대하는 ‘자연(自然)’이 그렇고 지금까지 40년 이상을 항생제 없이, 비타민제 없이, 감기약 없이 살아온 필자의 ‘몸’이 그렇다. 성인이 평균 연간 4~5회 감기에 걸린다는데 필자는 쉬지 않는 술에 대한 집착에도 불구하고 근 십 년 사이에 한번의 감기도 경험하지 못했다.
50년 전에는 천연농약이 없었다 분명한 사실, 자연과 내 밭과의 차이는 경제작물을 심고 안 심고의 차이밖에 없다. 자연 거기에도 작물이 자라는 것은 마찬가지다. 자연과 경작지의 차이는 얇은 종이 한 장 차이뿐이다. 자연에는 인위적인 천연농약의 활용이 전혀 없음에도 훌륭히 유지되는데 지금의 경작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40~50년 전 한국의 100% 농가가 순수유기재배를 했었다. 화학농약과 화학비료가 없었기에 당연한 일이다. 변변한 천연농약 없이 어떻게 수천 년의 농업이 영위될 수 있었단 말인가 필자가 전술한 ‘친환경’은 ‘신발명’이 아니다 란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는 기존의 관성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보편적인 관행농업적 사고체계는 고작 30~40년 밖에 안 되는 짧은 역사에서 급조(?)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내 밭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어떻게 천연농약의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방법으로 갈 것인가 간단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내 밭과 자연과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다. 이 차이를 줄여나갈수록 천연농약의 의존도는 더욱 줄어갈 것이다. 실은 자닮 ‘천연농약 전문강좌’의 핵심은 ‘차이를 줄이는 것’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다.
내 밭을 인접산(山)의 부엽토 처럼, 내 밭의 미생물을 부엽토 속의 미생물 처럼 동일하게,
내 밭의 유기물을 부엽토의 순수유기물 처럼 풍부하게,
내 밭의 토양미네랄을 부엽토의 미네랄 처럼 다양하게,
이런 방식을 근간으로 토양관리가 이뤄져야 함을 필자는 강력하게 주창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연과 내 밭의 차이를 줄이자는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모든 문제의 해결이 출발되며 여기에서부터 자닮이 외치는 초저비용(자재투입비가 평당 300원 미만)이 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병 저항성이 높은 종묘, 종자를 만들자! 여기에 추가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종묘와 종자의 문제에 대한 농가의 자구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학농약이든 천연농약이든 간에 균과 충에 과보호된 작물은 필연적으로 면역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유기재배로 키운 종자나 종묘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이 문제는 개인 농가차원에서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는 언급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 말은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나 농업기술원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필자도 그런 바램이다. 그러나 육종의 문제가 아니라면 농가적 단위에서 병 저항성이 높은 종묘, 종자는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지 있다.
내 밭의 면적의 1/20 미만의 농사를 ‘유기야생재배’로 키워내는 것이다. 유기야생재배라 함은 풀관리, 열매관리, 가지관리만을 하고 수분관리, 시비관리, 방제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래서 작물이 연중 내내 수많은 균과 충에 완전 노출되도록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것이다. 해가 거듭될수록 작물은 필연적으로 병저항성을 획득하게 된다. 이렇게 5년 이상을 경과한 씨앗으로 종자를 삼고 가지로 종묘를 삼고, 과수인 경우 주지와 측지 갱신을 하는 것이다.
자연이 그렇듯 내 몸이 그렇듯, 50년 전 대 선배님들의 농사가 그렇듯, 천연농약은 원래 답이 아니었다. 그래서 ‘천연농약의 미래는 천연농약이 없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재배의 본질은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것, 그 차이를 줄이는 것이다. 바로 도법자연(道法自然)하는 것이다. 거기에 약간의 절제된 욕심을 반영하는 것이 농업기술이라고 필자는 정리한다.
첨단기술의 등장, 고도화되고 정밀하며 강력한 천연농약의 등장도 현재의 친환경농업을 한 층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부인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자닮은 자가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효과적인 시판 천연농약자재의 혼용도 적극 수용한다. 단지 재배 기술의 근본이 자연에서 크게 벗어날수록 더욱 미궁으로 빠진다는 것을 상기시키고자 하는 것 뿐이다. 화학농약처럼. . .
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9.01.0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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