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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명 씨는 건설업을 하다가 1994년, 때늦은 나이인 48세에 귀농을 결행하고 농군이 된 지 9년째이다. 흙에서 나온 사람으로서 부모와 같은 흙에 농약을 부어버리는 양심의 가책에서 벗어나기 위해 농약없이 농사짓는 방법개발에 몰두, 이제는 천연재료를 이용한 무농약 재배방법을 터특하게 되있다. 이런 김참명님의 말을 정리해 싣는다.
생산성이 기본이다.
대부분의 농가들이 부채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생산성이란 측면을 세밀히 재검토하기 시작해 현재의 관리방식으로는 하우스 농사가 망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어떻게 하면 친환경농업을 경제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터에 자연농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100ml 농약 한 병에 7~8만원 정도 하는 요즘 농약을 한 번 치려면 10만원은 족히 들어갑니다. 한 해에 농약값 2~3백만원은 기본이지요. 그리고 미생물제재와 영양제 구입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생물과 영양제를 자가제조
자재를 스스로 만들어 쓰는 방식을 주로 하고 있는 자연농업을 배우고 현장에 적용을 하면서 이 방법이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생산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임을 확인하고는 전적으로 자재를 손수 만들어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는 시중에서 판매되었던 ‘VK’,’’락토’등의 미생물을 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인근 야산의 부엽토에서 채취한 토착미생물을 투입합니다. 놀라운 것은 비용이 아주 적게 들어간다는 것뿐만 아니고 그 효과가 월등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자신감이 붙어 농가주위에 있는 쑥이나 칡순 등, 농업부산물들을 이용해 각종영양제를 만들어 활용해 보았습니다. 물론 부분적으로 시중의 영양제보다 미흡한 부분도 있는 것같습니다만 오이, 가지, 상추등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이제는 전적으로 자가생산하여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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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바닷물의 효과
농업에 바닷물을 이용한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도무지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바닷물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미네랄과 미생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자료를 보면서 모험을 무릅쓰고 오이와 상추에 시도를 했습니다. 그 더운 여름에도 잎사귀가 시들지 않는 하우스를 보셨나요 바닷물을 주 1~2회, 30배 정도로 희석하여 엽면시비를 시험삼아 해 보십시오. 뿌리생육만 정상이라면 거의 저와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작물에 바닷물을 시비하면 엽면이 윤택이 나고 강해질 뿐 만아니고 향도 더욱 깊어집니다. 재배초기에는 바닷물을 40~50배 정도로, 이후로는 30배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바닷물과 함께 한방영양제와 쑥술등을 함께 치면 효과가 더욱 좋아집니다.
쑥술과 토착미생물의 항균효과
쑥술은 천혜녹즙을 만들고 남은 건더기에 술을 부어 3개월 정도 숙성시킨 것으로 살균효과가 뛰어난 것 같습니다.
오이농사하고 고추농사에서 노균병이나 탄저병이 발생할 경우 토착미생물 500배 희석액과 쑥술 300배 희석액을 혼합하여 엽면시비를 한 결과 뚜렷한 개선효과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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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험 후에 ‘미생물 농약’이란 의미에 대해서 새롭게 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생물이 농약으로서 효과를 갖게 되는 것은 병원성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것인데 이는 특정미생물이 그 해당 병원성균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고 병반 표면에 새롭고 다양한 미생물을 투입함으로써 병원성균의 영역확장을 견제해 내는 것이라는 생각이지요. 아마 일반 미생물제재의 효과 역시 광고와는 달리 이와 유사한 과정으로 항균효과를 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토착미생물을 살포함으로써 병원성균의 일방적인 영역확장을 막아내는 효과가 있겠지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토착미생물은 항균제가 되는 것 아닙니까.
비닐멀칭을 하지 않는다.
농민들은 평생을 풀뽑는 일에 매달려 왔습니다. 그래서 풀만 뽑지 않는 방법이라면 작물에는 장애가 있어도 그 방법을 쓰는 것이 일반이지요. 제 경험으로는 비닐멀칭은 작물에게도 나쁜 효과가 있지만 오히려 노동력을 가중사키고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비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초효과는 무경운과 쌀겨가 많이 포함된 섞어띄움비의 표층살포만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방법은 달팽이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되고 작물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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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덕을 든든히 만든 후 표층에 섞어띄움비를 표층시비하고 정식시마다 관행적으로 하는 경운을 반복하지 않으면 풀은 자연적으로 감소하게 되고 쌀겨의 제초효과로 인해 잡초 씨앗도 발아가 억제되어 자연제초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됩니다.
경운을 하지 않으면 당장 토양에 지렁이가 상당히 많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토착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섞어띄움비를 표층에 시비함으로써 토양은 푸슬푸슬하게 되지요. 만약 잡초가 나더라도 뿌리째 뽑히기 때문에 이듬해 잡초의 발생이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한편으로 잡초가 적당히 있음으로 인해 진딧물의 달라붙음을 미연에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습니다.
농사가 더욱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새롭고 손쉬운 길을 발견해 나가는 데 있습니다.
작물병해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
작물병해에 대한 관점이 재인식되어야만 농업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됩니다. 습관적인 농약사용으로 작물은 더욱 약해지고 병은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기비를 최소화하면서 적기 적량 시비체계로 전환을 하고 작물을 건강하게 키우는 데 주안점을 둔다면 자연스럽게 병해를 이겨낼 힘을 작물 스스로 갖게되고 이것이 자연의 순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기비를 안 주거나 최소화하면 할수록 농약의 필요성은 줄어들게 되고 작물의 뿌리뻗음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됩니다. 기비가 적을 수록 뿌리뻗음의 영역은 확대되고 작물은 더욱 든든한 뿌리기반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길이 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조만간에 채소류도 중국으로부터 수입될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우리가 살려면 고품질은 물론 초저비용을 실현해야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농업은 ‘가까운 데 길이 있다’고 설파합나디 분명 저의 경험으로는 그 말의 의미를 실감합니다.
미생물제, 영양제, 미네랄제 등으로 인한 자재투입비용을 초저비용으로 실현할 수 있는 농업, 고품질과 다수확이 가능한 농업인 자연농업은, 관행농업으로 극복할 수 없는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4.02.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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