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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농사가 그렇듯 장미 농사 역시 균과 충에 대한 효과적인 방제를 통하여 상품성을 높이는 것에 기술이 집중되어 있다. 그러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농가가 실천하는 방법이 작물의 잔사를 철저히 제거하여 전년도, 전 작물에게서 발생했던 균과 충이 재 발생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김임현님 역시 자연농업을 알기 전까지는 장미 잎사귀 한 장 남지 않게 빗자루 질까지 했다고 한다. 그리고 주변의 장미농가는 여전히 잔사를 철저히 제거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 잔사의 제거를 수십 년 해온 지금, 과연 균과 충의 피해는 없어졌는가 되물으면 또한 대부분의 농가들은 균과 충의 피해는 여전하다고 답한다. 그럼 잔사의 제거는 대체 농업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필자는 현대농학의 최대의 실수가 ‘잔사제거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야말로 식물영양학적인 측면에서 완전 ‘미친 짓(?)’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식물병리학적인 측면에서도 철저한 재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본다. 균과 충의 발생은 잔존하는 균과 충의 연속에서 발생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영양의 불균형에서 온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김임현님은 장미의 ‘잔사’야 말로 장미에게 꼭 필요한 영양만으로 최적화된 물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그리고 장미잔사속에 들어있는 장미에게 최적화된 영양물질들의 균형은 어떤 자재로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한 다음에는 장미의 줄기, 잎사귀 등을 밭 밖으로 내버리는 일을 일체 중단했다. 김임현님이 한 장소에서 20년간이나 장미만을 토양재배를 하면서 여전히 고품질의 장미를 생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이 장미 잔사를 토양으로 다시 되돌린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임현님은 분명히 체감하고 있다. 잔사의 제거를 포기한 후에 균과 충의 피해가 더 늘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제는 잔사를 바닥에 바로 깔아주니 노동력도 훨씬 적게 들어가 부부 둘이서 충분히 농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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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사의 제거, 농업 전반에 있어서 일반화 된, 필수적인 작업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토양의 미네랄의 용탈을 가속화시키고 병해를 급증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장미를 키우면서 토양에서 장미에게 꼭 필요한 영양물질만을 빼내는, 오이를 키우면서 오이에게 꼭 필요한 영양물질만을 토양에서 빼내는 일이 무엇인가 바로 잔사 제거다! 지혜로운 농민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최악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돌아오는 길에 김임현님은 장미 한 다발을 안겨준다. 바로 연이은 제주도 출장이 있어 장미를 가지고 갈수 없다고 했지만 트렁크 안, 고온에서도 이틀은 충분히 간다고 애써 실어주신다. 자신의 장미는 장미잔사를 먹고, 토착미생물로 키워서 생명력이 강하니 실험을 해보라고 한다. 출장을 마치고 김해공항에 내려 차 트렁크부터 연다. 아~~ 장미가 멀쩡하게 그대로 있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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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8.04.2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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