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과학자들은 "뚱뚱하다고 해서 반드시 건강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왜냐하면 소수의 과체중 환자들은 혈압과 혈당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를 일컬어 건강한 비만(healthy obesity)이라고 하는데, 이제 과학자들은 비만의 유해성 여부를 결정하는 단일 단백질을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단백질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것으로, `비만이 질병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미시건 대학교의 앨런 샐티엘 교수(세포생물학)는 논평했다. (샐티엘 교수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비만이 (당뇨병에서 시작하여 심장질환과 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비만(초과 체중)과 질병 간의 상관관계는 너무나 잘 확립되어 있으므로, 지난해 미국 의사협회는 비만 자체를 질병으로 분류하기 위해 투표를 실시한 바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소수의 비만 환자들은 건강하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 주장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오히려 "`건강한 비만`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캐나다 리더십 시나이센터의 라비 렌트나카란 박사(내분비학)는 그런 사람들을 아웃라이어(outliers)라고 부르며, "아웃라이어들은 조만간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 혈당, 콜레스테롤, 지질의 수준이 급등하여 당뇨와 심장질환을 초래하는 현상)으로 발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건강한 비만` 환자들은 이미 질병의 초기 징후를 나타내지만, 너무 미미해서 통상적인 검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해 14,000여 명의 `대사적으로 건강한(metabolically healthy)`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는, "`건강한 비만` 환자들은 날씬한 사람들보다 일찍 플라크가 축적되는 경향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
http://www.ncbi.nlm.nih.gov/pubmed/24794119).
"`건강한 비만`이 `병적 비만( unhealthy obesity)`으로 이행하는 타이밍이 언제인가?"라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빈 의과대학의 해럴드 에스터바우어 박사(비만 연구가)가 이끄는 연구진은 HO-1(heme oxygenase-1)이라는 단백질을 면밀히 분석했다. (HO-1은 염증을 억제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염증은 비만과 대사질환을 연결하는 핵심 架橋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이 췌도(pancreatic islets: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성하는 작은 세포 덩어리)를 고농도의 영양소에 노출시키자(이는 비만 환자들이 흔히 경험하는 상황이다), 췌도에는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도의 염증은 일부 섬세포의 사멸로 이어졌고, 그 결과 인솔린 분비량이 감소하여 2형 당뇨가 발생했다.
연구진은 HO-1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44명의 비만 환자 및 6명의 대조군으로부터 혈액, 지방, 간조직을 채취하여 분석했다. 모든 비만 환자들은 외견상 건강해 보였고, 공복혈당 수준이 정상이고 염증이 없었으며,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비만 환자들)에게는 중요한 차이점이 하나 있었으니, "27명이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 당뇨의 전단계)의 초기 징후를 나타내며, 나머지 17명의 인슐린 반응은 정상"이라는 것이었다. 연구진이 두 그룹(비만 환자 44명)의 조직을 생검한 결과, 인슐린저항성을 나타내는 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HO-1 수준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HO-1이 인슐린 저항성을 초래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좀 더 확실한 연구를 위해, 연구진은 마우스로부터 HO-1 유전자를 제거한 다음, `HO-1이 없는 마우스`에게 고지방식을 먹여 봤다. 그러자 `HO-1이 없는 마우스`들은 정상 마우스보다 체중이 불었지만, 인슐린 감수성은 여전히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HO-1이 없는 마우스`는 염증 수준도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역(逆)으로, 마우스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HO-1을 과잉발현하게 해 봤다. 그러자 이 마우스들은 보통 먹이(저지방 먹이)를 먹어도 인슐린 저항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Cell 7월 3일호에 기고했다. "우리는 HO-1이 대사질환을 가장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생체지표라고 믿는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어진 추가 연구에서, "`건강한 비만` 환자들은 대조군(날씬한 사람들)보다 HO-1의 수준이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강한 비만`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렌트나카란 박사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다시 말해서, 심혈관 건강의 관점에서 볼 때 `건강한 비만` 환자는 `날씬하고 건강한 사람`보다 약간 불리하다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을 초래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면, 치료와 진단이 훨씬 더 쉬워진다. 마우스의 HO-1을 차단함으로써 염증이 억제되었다면, 인간의 경우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HO-1의 특정 기능을 저해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다만, 이번 연구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하기에 앞서서, HO-1의 작용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 원문정보: Harald Esterbauer, "Heme Oxygenase-1 Drives Metaflammation and Insulin Resistance in Mouse and Man", Cell, Volume 158, Issue 1, p25–40, 3 July 2014
키워드 : 비만, 건강, HO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원문:
http://news.sciencemag.org/biology/2014/07/can-you-be-obese-and-still-be-healthy 제공:kisti,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4.07.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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