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미 감자를 400평 심었다. 6월말에 캐고 이어짓기로 메주콩을 심어야 했다. 때를 놓치고는 장마에 걸렸다. 땅속 작물은 흙이 질면 캐기가 어려워 속절없이 장마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금값 대우를 받는 귀한 감자가 바랭이 풀밭에 묻혀 있다.
감자를 캐시는 장모님 표정이 밝다가 어두다가 한다. 감자는 참 좋은데 굼벵이가 감자를 많이 갉아 먹었다고 안타까워 하신다.
옆집 팔순 할머니 (사진 오른쪽)과 감자를 캐는 장모님 |
"그야 사우 말이 맞지만 누가 그런 거 알아주나? 단양장에 나가 유기농이라고 팔면 사람들이 거짓말 한다고 그래. 농약 안치고 농사가 되냐고."
나는 누가 알아주리라고 믿는다.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국민들은 건강한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유럽에서는 벌레 먹고 못생긴 농산물이 더 좋은 대우를 받는다. 우리나라에도 정직하게 생산한 농산물을 찾는 도시인들이 있다. 그런 분들이 있기에 굼벵이 먹은 유기농 감자를 즐거운 마음으로 거둔다.
유문철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7.09.0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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