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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기에 들어서 토양에 기후적 원인으로 과도한 수분이 공급되었을 때 과일의 당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수확기에 가까워 지면서 수분공급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경향이 많아 지는 것 같다. 수확기 수분공급이 과일의 품질을 떨어뜨린다는 염려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과수의 수분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경남 하동에서 단감농사를 짓고 있는 유재관님의 의견을 정리해 본다.
일반적으로 과일 수확기에 들어서면서 수분공급을 일체 중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는 수분과다가 당도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에서 나온 지나친 염려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의 경우 수확기까지 적당한 수분공급을 진행시켜 줌으로서 과일의 크기와 당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먼저 과수에서 물 부족 시 생기는 현상에 대해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과수에 물이 부족한 현상이 생기면 과수는 가장 먼저 과일에 있는 수분을 자기 몸으로 끌어당겨 활용하게 되고 그 다음은 잔가지, 측지, 주지 순으로 수분을 제어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일에 있는 수분부터 없어진다는 얘기입니다.
과일의 수분이 줄어들게 되면 당연 과일의 당도는 일시적으로 약간 올라간 다 하더라도 맛을 좌우하는 과육의 수분함량이 떨어지게 되어 실제 맛은 떨어지는 결과를 얻기 쉽습니다.
지속적으로 적당한 수분 공급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1. 뿌리의 영양흡수를 촉진시킵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토양의 수분이 적당히 있어야 뿌리로부터 영양이 공급될 수 있습니다. 과수는 착색기에 들어서면서 가장 왕성한 영양흡수가 이루어 진다고 봅니다. 그 영양흡수는 토양 속에 수분을 매개로 해서 뿌리에서 흡수됩니다. 그런데 착색기에 들어서서 과일의 당도를 높인다는 목적으로 수분을 제한하게 되면 이 때 오히려 영양공급이 제한되면서 과일의 성장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2. 광합성이 활발이 지속돼 과일의 성장을 촉진합니다.
과수 체내에 수분이 부족할 때는 광합성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광합성을 하면 식물생장에 필요한 에너지원과 직접적으로 과일의 당도를 향상시키는 당 성분이 증대되어 당연히 과일의 크기와 당도 향상에 도움이 되게 됩니다.
3. 이상기후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평상시 꾸준히 수분을 흡수한 과수는 이상기후로 인해 수확기에 비가 많이 와 토양에 수분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많은 수분을 일시적으로 흡수하지 않게 됩니다. 이는 과수 품질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주게 되는데 감의 경우는 비가 온 후 과의 급격한 성장으로 꼭지 떨림 현상이 발생되어 과일의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포도의 경우도 비슷하게 포도알이 터지는 경우가 생기게 되죠.
거의 전반적인 과일이 그렇다고 생각됩니다만 수분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적절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과일의 성장이 일정하게 꾸준히 이루어 지지 않음으로 해서 곡과나 열과가 많이 생기게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수분공급을 꾸준히 한 과수의 경우는 일시적으로 비가 많이 와도 과일의 당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이 훨씬 적습니다. 이는 평상시 충분한 수분을 공급받았기 때문에 비가 와서 토양에 수분이 증가했다 하더라도 추가적으로 물을 다량 흡수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배의 경우 봄 개화기에 고온현상이 자주 오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개화기간이 짧아져 수정율이 떨어지곤 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토양 내 수분공급을 증대시켜 개화기간을 늘여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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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낙엽병을 예방하는 결과도 얻습니다.
요즘에는 과수에서 낙엽병이 참 많습니다. 이 병이 두려운 것은 당해 농사도 망칠 뿐 아니라 다음해 농사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수 후반기에 낙엽병이 오는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 생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양공급부족에서 오는 자연적 현상이라고 봅니다.
가장 영양흡수가 왕성한 시점에 토양수분부족으로 정상적인 영양공급이 이루어 지지 않아 나무가 자신의 잎사귀(이것은 광합성을 통한 영양을 만드는 기관이기도 하면서 가장 많이 과수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이다)를 감당못하고 포기하게 되는 현상이라고 낙엽병을 분석해야 옳다고 생각됩니다.
안정적인 수분공급이 영양공급을 담보합니다. 따라서 수분공급이 영양공급을 유지시키고 과수의 후반기 생육까지도 안전하게 이끄는 기본이 됩니다.
후반기 수분관리와 영양공급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근래에 들어서 여름이 고온 건조한 상태로 지속되다가 그리고 장마철이 잠시, 그리고는 후반기에 우기가 집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일의 정상적인 생육을 위해 과수 스스로 광합성을 통해 영양을 자가 생산할 기회가 적어 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따라서 후반기에 수분관리와 영양관리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 나가는 것이 과수농사의 성공을 가르게 될 것입니다.
자연농업에서 말하는 영양주기 이론에 입각하면 후반기에 갈수록 인산과 가리, 칼슘의 공급을 늘려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후반기 관주를 통해서 인산과 가리성분을 관주로 보충을 해주고 칼슘류의 경우 과일로의 빠른 흡수를 위해서 엽면시비 처방을 간헐적으로 활용합니다. 이러한 관리를 통해서 병해도 능히 견딜 수 있는 건강하고 맛있는 과일을 생산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후반기 과도한 수분은 NO, 그러나 적당한 수분공급은 지속적으로
과도한 수분공급이 과일의 당도를 떨어뜨린다는 염려 때문에 지나치게 후반기 수분공급을 억제하는 경우가 생깁니다만 이는 너무 지나친 걱정에서 오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됩니다. 분명한 것은 수분공급이 양분의 합성과 이동을 촉진합니다. 수분이 없으면 광합성도 양분의 흡수와 이동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당한 수분공급이 과일도 크게 하고 당도도 올립니다. 그리고 과육의 수분함량이 높아져 과일의 식미가 높아집니다.
적당한 수분공급의 범주는 특별하게 정할 수 없습니다. 각자 자신의 과수환경에 알맞게 느낌으로 조절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과수농사는 빛관리(전정, 수세관리)와 물관리가 승패를 좌우하는 기본이라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해가 거듭될수록 이것들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됩니다.
조영상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4.10.2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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