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에서 풍기로 넘어가는 소백산 자락 중턱, 용부원 3리 이장 윤영화 농민은 신이 났다. 중학교 때 도시로 유학을 나갔다가 부모님이 사과 농사 짓는 고향으로 돌아온 지 7년 만에 마침내 자신이 꿈꾸던 사과밭 800평을 개원했다. 나고 자라면서 부모님이 평생 사과 농사 짓는 걸 지켜보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사과농사를 함께 지으면서 좋은 일도 힘든 일도 많았다. 좋은 건 고향에서 뿌리를 내린 것이고 힘든 건 사과농사에 대한 부모님과 견해차 때문이었다.
아무리 시골에서는 진골인 후계농이라 연고 없는 귀농인들의 부러움을 사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이 꿈꾸는 사과 농장을 일구지 못하는 것이 속 상했다. 생각다 못해 부모님 농장에 인접한 친척 사과밭을 임대해 부모님과 따로 농사를 지어 보았다. 다 망해가던 동북 7호 옛날 후지 사과밭을 친환경 농법으로 되살려 놓았는데 임대계약 기간 5년이 지나자 사과밭 주인이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 부모님과 상의한 끝에 자신의 구상과 의욕을 제시하여 신규과원 개원을 허락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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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임대했다 계약기간 만료 후 재계약을 못해 되돌려 준 동북7호 사과밭 2018년 가을 수확 풍경 |
올해 귀농 7년차에 들어선 윤도경 농민은 연초에 개명을 했다. 예전 이름은 아버님이 지어준 윤영화였다. 중년의 나이에 앞으로 남은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겠다는 각오에 따른 행동이다. 800평 사과밭을 자신의 구상대로 조성하고 나무를 심었다. 지난 4월 5일 식목일에 네 가지 품종을 심었다. 국내 개발품종인 아리수 150주 1년생 묘목이 가장 많고, 6년 전 단양명품사과연구회 공동 육묘장에서 직접 접을 붙여 기른 감홍 사과를 일부를 옮겨 심었다. 후지와 홍옥도 조금 심었다.
새로 연 자신만의 800평 사과밭을 앞으로 15년~20년 동안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사과밭으로 일구려 한다. 사과 후계농으로서 자존심이 걸린 일이자 개명을 할 정도로 인생을 걸고 하는 농사일이다. 지난 6년 동안 자닮 초저비용 유기농 농법을 도입하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지만 이제는 친환경 사과재배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마을 이장으로서, 학생들에게 사과농사를 가르치는 농민교사로서, 도시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사과를 공급할 생산자로서도 오로지 친환경 사과만이 앞으로 나아갈 길이다. 푸근하고 넉넉한 성품에 단단하고 야문 사과 같은 그가 앞으로 우리나라 사과 명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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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철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9.05.2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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