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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과나무 잎의 색깔 농도의 기준을 사람들의 시각적인 것에 두지 않는다. 주위의 풀, 그리고 주변의 산의 색깔에 기준을 맞춘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 주위 산의 나무들이 점차적으로 녹을 띄면서 전체적으로 더 짙은 색으로 변해가듯 나의 사과나무 잎도 그렇게 되리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그들의 그러한 조언에 마음 졸이지 않는다. 1년에 걸쳐 얻을 수 있는 성과 3년에 걸쳐 얻는다
사과나무를 심고 나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의성 김치홍 선생님을 찾았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사과나무를 잘 키울 수 있냐고 질문했다. 물론 지금과 같이 다소의 사과 재배 경험이 있었다면 그런 방식의 포괄적인 질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질문이 너무 막연해서인지 처음에는 아무 말씀이 없었다. 그리고 딱 한마디의 말로 대답해 주셨다. “다른 사람이 1년에 걸쳐 얻을 수 있는 성과를 당신은 2년 내지 3년에 걸려 얻는다고 생각하고 나무를 키우세요.” 그 한 마디의 설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 분의 말씀을 항상 머릿속에 두면서 절제와 균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꾸준한 초생재배로 토양의 질이 바뀌다
과수원이 위치한 이곳은 창녕에서 가장 오지라고 이곳 사람들은 말한다. 농장의 위치가 해발 350m 정도가 되다보니 기온의 편차가 비교적 심하다.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은 혹독하리만큼 춥다. 매 년 최저 온도가 영하 18도까지 떨어지곤 한다. 더구나 겨울이 되면 태양의 이동 경로가 북쪽으로 치우치면서 일조량이 하루에 5시간 정도 밖에 되질 않는다. 그래서 과수원은 양지보다 음지가 더 많다. 물론 봄과 여름, 가을의 일조량은 상당히 길다. 아마 이러한 조건이 창녕이라는 지역에서 사과재배가 가능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전문적인 자문도 구하지 않고서 사과원 관리의 편리를 위해 경사지를 평지로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속살이 드러난 땅은 여름 장마철이 되면 무릎까지 빠져 들어가는 진흙 바닥으로 되었고 이에 과연 사과재배가 가능할까 라는 많은 사람들의 기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것이 염려에 지나치지 않은 결과가 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호밀재배와 초생재배의 결과로 지금의 웬만한 비가 내려도 배수가 잘 되지 않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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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의 사과원 병충해 방제 관리는 토착미생물을 위주로 한다. 엽면 살포를 중심으로 하면서 액화로 배양한 미생물을 수분공급과 함께 자주 한다. 균을 제어하는데 토착미생물의 역할이 상당히 효과를 발휘하는 사실은 이미 스스로 경험한 터라 이러한 행위에 대한 의문의 전혀 없다. 흐린 날이 계속되는 경우 광합성미생물을 배양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이철호 기자,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10.03.1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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