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서 피어난 꽃, 황금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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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져 마른가지에서
노란 꽃 피었네
죽음에서 피어난 생명
영광의 빛
생의 기쁨 다시 노래하네
이새의 그루터기에서
새싹 돋았네
어둠에서 자라난 생명나무
무성한 푸르른 빛
밝은 내일 다시 비치네
조국 방문 마치고 돌아와 추운 겨울임에도 산행하였다. 겨울나무 숲, 바람 차가우며 여기 저기 눈마저 쌓여있다. 춥지만 겨울 숲은 차분해서 좋다. 겨울나무 사이사이로 저 깊숙이까지 다 들여다보인다. 모든 것이 적나라한 모습. 그 때 내 눈에 들어 온 마른 나뭇가지 하나 땅에 떨어져 있다. 아 - 그런데 거기 노란 꽃이 피어있다. 놀라운 일이다. 어찌 이 추운 겨울에 그것도 부러져 다 죽은 마른가지 위에 노란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그 노란 꽃은 실은 겨울에도 돋는 황금목이(Tremella mesenterica 영어속명 Witches' Butter)였던 것이다.
이 노란 꽃이 전달해주는 여러 상징적 의미에 감탄하면서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무언가 희망 같은, 새 생명의 벅차오름처럼 가슴 흐뭇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있었다. 지금 세상은 IMF 한파와 똑같은 불황 한파 때문에 더욱 으스스 하고 겨울 기온과 더불어 우리를 더욱 춥고 어둡게 만들지 않는가 어디를 둘러보아도 따스한 빛이나 희망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고 어디에다가 마음을 붙이고 살아가야 할지 막연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 황금목이는 죽은 마른가지에서 노란 꽃을 피어내지 않는가 그 노란 꽃은 죽음에서 다시 피어난 새 생명, 황금색 영광의 빛으로 다시 태어난 생명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지 아니한가 커다란 비약일지는 몰라도 어떤 성탄의 깊은 의미, 아니면 부활의 의미를 깨닫는 것 같았다. 그건 분명 희망의 꽃이요, 다시 일어서는 의지의 꽃이며, 내일을 새롭게 여는 약속의 꽃이다.
2008년 한해도 저물어 간다. 비록 어둡기는 해도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밝게 맞이해야 할 시점에 서있다. 부디 저 황금목이처럼 죽음에서도 꽃을 피어내고 어둠에서도 새 생명을 키워내는 밝은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란다. 자연을 닮은 여러분들에게 오래도록 강건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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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8.12.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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