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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잡는 광대버섯(Amanita muscaria)

 

 

www.jadam.kr 2009-01-23 [ 최종수 ]
광대버섯(Amanita muscaria)

 

(미국 동부지방에서 돋는 광대버섯 Amanit muscaria의 모습. 특히 그 색깔이 노란 것은 Amanita muscaria var. formosa라고도 부른다.)

 

섭취하였을 때 술에 취한 것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환각증상을 보여주는 버섯 가운데 광대버섯(Amanita muscaria)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신화나 종교의식에 등장하고 동화나 민담의 중요한 소재일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문화권 종교들과 관련되어 있다. 특별히 그 모양과 색깔이 두드러지는 광대버섯은 다른 어떤 버섯들 보다 민담이나 동화의 주제가 되어 있어서 모든 어린이들이 가장 먼저 배워 알게 되는 버섯이기도 하다. 동화 가운데 삽화는 물론 장난감이나 다양한 장식품들 가운데 동화적 해학을 띄고 등장하며 기념우표에도 어김없이 그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오직 이 버섯 하나만 주제로 하여 책 한권씩 써낸 분들도 많이 있다.

 

 

www.jadam.kr 2009-01-23 [ 최종수 ]
광대버섯 장식품들

 

(필자가 가지고 있는 광대버섯을 이용한 집 장식품들)

 

광대버섯은 캐나다를 포함하여 북미전역에서 돋는데 여러 종류의 나무들과 공생관계에 있는 균근성 버섯이다. 아주 새 빨간색에서부터 주황색-황색-담갈색에 이르기 까지 그 돋는 지역에 따라 색깔이 다양하다. 대체로 미 서부지역에서 돋는 것은 빨간색 갓에 흰 인편이 붙어있고, 동부지역에서 돋는 것은 주황색에서 황색 갓 위에 흰 인편이 붙어 있어서 미 서부형 광대버섯과 동부형 광대버섯 두 가지로 대별된다. 미 동부지역에서는 주로 가을에 소나무나 전나무와 같은 침엽수와 공생관계를 이루고 그러한 나무들 밑 땅위에 많이 돋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한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없다고 하는데 아마 한국에서는 잘 돋지 않는 것 같다.

 

 

www.jadam.kr 2009-01-23 [ WILS.Ch ]
전형적인 광대버섯의 모습

 

(그 색깔이 아주 빨간 미국 서부지역 또는 유럽에서 돋는 광대버섯의 전형적인 모습. 이 글을 쓰는 사람이 미 동부지역에 살고 있어서 아직 이렇게 예쁜 광대버섯을 본 적이 없어 이 사진은 "What it looks simple 즉 약자로 WILS. Ch 라는 웹사이트에서 빌려 온 것이다.)

 

광대버섯의 영어 속명은 보통 Fly Agaric이라고 하는데 오랜 옛날부터 집안 파리를 유인하여 잡는 데 사용해 온 까닭이다. 이 버섯을 부스러뜨려서 우유에 섞어 놓으면 파리가 와서 먹고 중독된다. 이 광대버섯에 함유된 1,3-diolein이라는 성분이 파리를 유인하고, 이 버섯이 섞인 우유를 빨아먹게 되면 이속사졸isoxazole이라고 하는 독성분 가운데 이보텐산(ibotenic acid)이라는 신경 흥분 물질이 파리를 어리둥절하게 마비시키고 이어서 살충물질인 트리콜롬산(tricholomic acid)이 파리를 죽이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 이 버섯에서 무스카린(muscarine)이라는 독성분이 추출되었기 때문에 학명을 Amanita muscaria 라고 붙였지만, 실제로 이 버섯의 주 독성분은 무스카린이 아니고 다른 물질이다. 무스카린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아주 소량 밖에 들어 있지 않고, 주 독성분은 이보텐산과 그 유도체인 무시몰muscimol인 것이다.

 

 

www.jadam.kr 2009-01-23 [ 최종수 ]
광대버섯 4송이

 

(광대버섯 4송이)

 

그러나 아직도 이 광대버섯의 주 독성분이 무스카린이라고 알고 있어서 이 버섯에 중독되었을 경우 해독제로 아트로핀(atropine)을 투여하는데 이는 큰 잘못이다. 아트로핀은 흰독말풀의 주성분 가운데 하나로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신경의 흥분을 방해하는 약리작용이 있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의 먼저 올린 글 가운데 "개와 독버섯 중독 이야기"에 보면 서부 캐나다에서 광대버섯에 중독된 강아지 세 마리에게 아트로핀을 잘못 투여하고 깊은 잠에 빠진 것을 오인하여 죽어가는 줄 알고 안락사시킴으로써 충분히 다시 살릴 수도 있었는데 모두 죽인 안타까운 사실에 대하여 말한 바 있다. 이보텐산과 그 유도체인 무시몰(muscimol)의 작용은 아트로핀의 작용과 흡사하여 오히려 그 증상을 격화시키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www.jadam.kr 2009-01-23 [ 최종수 ]

 

(광대버섯의 밝은 주황색 갓)

 

그래서 사람이 이 광대버섯을 먹고 죽는 경우는 드물다고 하며 치명적인 독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표현이다. 그 중독증상은 중추신경장애, 오심, 구토, 숙취, 깊은 잠, 환각, 환청, 환시, 물체가 크게 보이는 시각장애, 색상 다르게 보이기, 마비 등 여러 증상을 보이며, 마귀광대버섯(Amanita pantherina)의 독성이 이 광대버섯(Amanita muscaria)의 독성보다 더 강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버섯의 독성효과는 개인마다 지방마다 또 얼마나 섭취하였는가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조심하여야 한다. 특별히 수의과나 의료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아직도 광대버섯의 주 독성분이 무스카린이라고 잘못 기재된 책이나 자료들이 많기 때문에 아트로핀을 처방하기 쉬운데 아주 조심하여야 한다. 그리고 광대버섯에 중독되었을 때 해독제 피소스티그민(physostigmine)을 제대로 처방한 자료들도 많은데 이 해독제도 증상이 심한 경우 외에는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한다.

 

 

www.jadam.kr 2009-01-23 [ 최종수 ]
비듬마귀광대버섯 Amanita pantherina var. multisquamosa 마귀광대버섯의 변종이다.

 

(비듬마귀광대버섯 Amanita pantherina var. multisquamosa 또는 Amanita cothurnata, 영어속명 Booted Amanita. 이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마귀광대버섯을 잘 만날 수가 없고 오직 이 비듬마귀광대버섯만 만나고 있다. 그 독성이 마귀광대버섯의 독성과 비슷하다고 한다.)

 

광대버섯에 함유된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이보텐산과 그 유도체인 무시몰에 대한 연구는 영국, 일본, 스위스에서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조미료 개발을 위하여 연구 도중 이보텐산을 추출해 내게 되었고, 이어서 이듬해에 두 번째 물질인 무시몰을 추출해 내었다고 보고하였다. 그래서 ibotenic이라는 학명도 일본어 ibo-tengu-take(사마귀가 달린 코가 긴 악귀 버섯이라는 뜻)에서 온 것이다. 이 일본어는 뿌리광대버섯(Amanita strobiliformis)에 대한 일본이름이다. 일본에서는 이 뿌리광대버섯으로부터 이보텐산을 처음 발견했다고 보고한 것이다. 그런데 다른 실험실에서는 뿌리광대버섯으로부터 이보텐산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이보텐산을 발견해내었다고 하는 버섯이 뿌리광대버섯이라고 한 것은 버섯을 잘못 동정한 때문인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실제로 그들이 이보텐산을 추출해낼 수 있었던 버섯은 뿌리광대버섯이 아니라 다른 버섯, 아마도 Amanita muscaria(광대버섯)였을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Amanita muscaria라는 학명을 가진 광대버섯에는 정작 무스카린 muscarin이 별로 함유되어 있지 않고, 이보텐산이 들어 있다고 여기던 뿌리광대버섯에는 이보텐산이라는 성분이 없고 오히려 그 이보텐산은 Amanita muscaria에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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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버섯 두 송이

 

(광대버섯 두 송이. 갓 위에 있는 인편들과 줄기[대] 밑동에 있는 테 같이 생긴 줄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속사졸isoxazole의 유도체인 이보텐산과 무시몰 성분이 대체로 광대버섯(Amanita muscaria) 외에도 마귀광대버섯(Amanita pantherina), 뿌리광대버섯(Amanita strobiliformis), 그리고 독송이(Tricholoma muscarium)에 함유되어 있다고 하여, 특히 뿌리광대버섯을 포함시키고 있는데 이 점은 세밀한 성분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파리버섯(Amanita melleiceps)에 파리를 잡는 살충성분이 들어 있어서 버섯 이름조차 "파리버섯"이라고 부른다. 이 파리버섯에 대하여 장현유 교수가 "농민신문"에 연재하는 "이색 버섯이야기(11): 독버섯. 천연살충제 '두 얼굴'의 파리버섯"이라는 글에 보면 "야생 파리버섯으로부터 균사체를 분리, 대량 증식해 친환경 살충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하면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텐데 안타깝게도 국내외를 통해 아직 성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어쨌든 인간에게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은 무시몰이라는 성분인데 이것은 이보텐산의 탈수(dehydration)나 탈탄산반응(decarboxylation)에 의하여 유도된 물질인 것이다. 이러한 독성분의 성상(性狀)은 이속사졸isoxazole의 유도체들로서 이 독성분이 특히 파리를 죽이는 살충작용이 있기 때문에 가정 살충제로 개발될 것이 기대된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그 개발 연구가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 조사해 보았으나 이 글을 쓰는 사람의 전문분야도 아니고 또 특별히 눈에 띄는 결과도 얻지 못하여 여기 다 보고드릴 수는 없다. 영국 포트마우스 대학교(University of Portsmouth)에서 광대버섯의 살충성분에 대한 연구논문(The Properties of Amanita muscaria in Relation to Use as a Domestic Insecticides)이 있는데 그 전문을 다 볼 수 없어서 유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중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이보텐산이나 무시몰 독성분이 흰쥐의 기억력 감소에 미치는 영향, 다시 말하면 쥐의 기억 장애효과에 착안하여 쥐에게 투여한 다음 이를 회복시킬 수 있는 길을 모색하면서 혹시 치매현상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 연구 보고한 지료를 보았다. 그리고 외국에서도 이 분야의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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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동묘지에 서 있는 노르웨이 전나무 밑에 광대버섯이 여기 저기 돋아 있었다. 이 지역에서는 광대버섯이 가을에 소나무나 전나무 같은 침엽수 밑에서 많이 돋는다.)

 

한국 박완희교수의 "한국 약용버섯도감"(교학사, 1999, 2003 재판)에 보면 파리버섯, 광대버섯, 마귀광대버섯, 뿌리광대버섯 가운데 민간에서 파리나 쉬파리 등 곤충 살충제로 사용하는 살충성분인 이보텐산과 무시몰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인축과 환경에 피해를 주는 독성 없는 새로운 종류의 살충제가 필요하여 곰팡이나 버섯 같은 균류로부터 살충성분을 조사한 영국의 한 논문(M. Cole and G. N. Rolinson, Microbial Metabolities with Insecticidal Properties, Beecham Research Laboratories, 1972)에서 살충효과가 있는 여러 물질들 가운데 이보텐산, 판테린(pantherine 마귀광대버섯의 독성분), 트리콜롬산(Tricholomic acid 독송이의 독성분)도 포함시켜 연구하였다. 그러나 이 독성분들은 첫째 조제(preparation)가 어렵고, 둘째 포유동물에 대한 독성, 셋째 취약한 활성도 때문에 계속된 연구 개발에서 배제되어온 것 같다고 하였다. 물론 35년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독버섯의 독성분을 가지고 살충제를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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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버섯 세 송이. 날이 좀 가물어서 건조하여 갓이 갈라졌다. 그런데도 벌레가 탄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이보텐산과 무시몰 독성분이 다섯 종류의 초파리(Drosophila species)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 연구하였다. 초파리 세 종류는 여러 종류의 버섯을 먹으면서 버섯에다가 알을 까는 것을 알게 되었고, 두 종류는 과일을 섭식(攝食)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섯을 섭식하는 세 종류의 초파리는 이보텐산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과일을 섭식하는 두 종류는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무시몰은 이보텐산 보다 독성이 적었다고 한다. 이 연구에서 미루어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은 독버섯을 먹는 벌레나 곤충들은 독버섯의 독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과 무시몰은 이보텐산을 탈수(dehydrate) 또는 탈탄산(decarboxlate)하여 유도된 것이기 때문에 그런지 그 독성이 약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다른 자료에 따르면 수용성(water soluble) 독극물은 열에 민감하여 잘 끓이거나 끓는 물에서 걸러내면 독성이 다소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보텐산을 열처리하면 무시몰로 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보텐산을 말리거나 끓인 것은 좀 더 안정되고 독성이 덜한 무시몰로 변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보텐산을 포도주스에 넣고 화씨 190도의 열을 가하면 무시몰로 바꿀 수 있다고 한 자료도 있다. 그렇다면 수용성 독극물은 끓여서 독을 추출해 내면 그 독성이 감소될 염려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www.jadam.kr 2009-01-23 [ 최종수 ]

 

(광대버섯 밑동을 보면 흔히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테처럼 생긴 두 줄을 볼 수 있다.)

 

살충제를 연구할 목적으로 추출된 이보텐산과 무시몰 및 트리콜롬산은 살충성분뿐만 아니라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글루탐산(glutamic acid)보다 약 10배의 좋은 맛을 낸다고 한다. 실제로 이보텐산은 1969년 미국에서 맛을 돋우는 물질로 특허를 받은 적도 있었으나 시판되지는 않았고, 보통 아미노산과는 다를 뿐만 아니라 그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아서 조미료로 사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언급할 수 있는 것은 버섯의 살충작용이 단백질로 말미암는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곤충에 해독을 끼치는 버섯이 여러 종류인데, 살충작용을 지닌 화학성분을 동정하기 위하여 14종류의 독버섯이 지닌 독성에 대한 수용성(water solubility), 열불안전성(thermolability), 투석성(透析性 dialysis)을 연구하였다. 그 결과 버섯의 모든 살충작용은 단백질에 의한 것임이 밝혀져 독버섯이 곤충의 피해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한 자원이 될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단백질 가운데 렉틴(lectins)과 헤모리신(hemolysins)이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protease)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살충제의 가장 좋은 후보가 될 수 있다고 한다("Proteins as Active Compounds Involved in Insecticidal Activity of Mushroom Fruitbodies," by M. Wang, et. al. in Journal of Economic Entomology, Vol. 95, No. 3, June 2002, pp. 603-607).

 

 

www.jadam.kr 2009-01-23 [ 최종수 ]

 

(많이 핀 광대버섯 두 송이의 갓 위를 볼 수 있다.)

 

이 논문에서 우리에게 참고가 될 만한 자료는 우선 버섯의 살충성분을 물로 추출해 낼 수 있다고 한 점이다. 프랑스 서남부 지방에서 채취한 14종의 버섯을 섭씨 영하 20도에서 얼려 두었다가 부숴서 증류수에 넣고 20분 동안 원심분리기로 원심 분리한 결과 14종 모두 예외 없이 85%의 살충작용 성분이 물로 추출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독성분이 목화에 대한 경제해충인 Spodoptera littoralis(밤나방의 한 종류로서 Egyptian Cotton Leafworm이라고 하며 옥수수에도 해롭다고 함)와 과실파리(fruit fly) 또는 초파리의 일종인 Drosophila melanogaster라는 두 곤충종류에 유독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버섯 자실체를 갈아서 분말을 만들어 곤충사육기에 넣었더니 두 곤충 모두 중독되었다고 한다.

 

살충성분이 있는 버섯들의 독성에 대한 투석(dialysis)의 영향을 검토해 본 결과 살충작용의 거의 대부분이 단백질에 의한 것임이 밝혀졌고, 이어서 섭씨 100도에서 한 시간 동안 열처리하여 그 영향을 검토해 보았더니 모든 버섯의 추출물들이 모두 비활성화하였다. 단지 알광대버섯(Amanita phalloides)의 독성작용만 열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57%가 열로 파괴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가운데 43% 독성작용만 열불안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알광대버섯 독에서조차 곤충에 대한 독성작용을 하는 것이 열불안전성을 가진 단백질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된다고 한다. 열처리하면 곤충에 유독한 단백질의 대부분이 비활성화 한다는 것은 버섯을 물에 넣고 끓여서 버섯의 독을 추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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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커광대버섯(임시이름)

 

(코커광대버섯 Amanita cokeri에도 이보텐산과 무시몰 성분이 들어 있다[박완희].)

 

그리고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protease) 처리가 살충 독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본 결과 단백질 대부분이 소화되었으나, 어떤 것은 영향을 받지 않고 남았다고 한다. 그리고 버섯 종류 대부분 프로테아제 처리가 그 독성을 변형시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깔때기버섯의 일종인 Clytocybe nebularis의 경우에만 독성이 약간 감소되었고, 산그물버섯(Xerocomus subtomentosus)의 경우 오히려 그 독성이 두 배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와 같이 열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만 프로테아제 처리에는 독성분이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 그것은 헤모리신(hemolysins)과 렉틴(lectins) 작용에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결론은 버섯의 살충작용이 단백질이라는 활성 성분 때문인데 특히 렉틴과 헤모리신 두 가지 단백질이 커다란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버섯에서 살충성분을 추출하여 살충제로 개발할 때 참고가 되는 자료라고 생각된다.(자세한 것은 위에 언급한 논문을 참고하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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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그물버섯

 

(귀신그물버섯에는 L-DOPA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그 밖에도 여러 종류의 버섯에서 살충 성분을 추출해 낼 수 있었는데, 그 가운데 알광대버섯(Amanita phalloides, Death Cap)에서 분리해 낸 맹독성을 가진 아마톡신(amatoxin)과 팔로톡신(phallotoxin)이라는 두 독성분이 여러 곤충에 유독하고, 이미 앞에서 주로 다루었던 이보텐산(ibotenic acid)은 파리를 죽이는 성분으로 광대버섯, 마귀광대버섯, 뿌리광대버섯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반복되는 말이다. 또 L-DOPA라는 성분은 귀신그물버섯(Strobilomyces strobilacens)과 붉은산꽃버섯(Hygrocybe conica)에서 분리되었으며, 뉴클레오시드 클리토신(nucleoside clitocine)이라는 성분은 자주방망이버섯 속에 속하는 Lepista inversa에서 분리하였다. 그러나 이들 살충성분은 어느 것도 단백질이라는 것이 밝혀지지는 않았고, 오직 곤충 방제 단백질이 식물에서만 분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젖버섯류의 살충성분을 조사한 연구논문도 있다. 젖버섯류 가운데 Lactarius fuligionosus 와 L. fumosus로부터 아세톤 추출물(acetone extracts)은 옥수수나 목화 토마토에 해를 입히는 왕담배나방(corn earworm)에 유독하나 물로 추출한 것(water extracts)은 비활성적이었다. 같은 젖버섯류 아세톤 추출물 에테르는 긴노린재과에 속하는 박주가리과 식물(milkweed) 줄기나 씨에 해를 입히는 곤충(large milkweed bug)에 유독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그 독성 작용은 크로멘스(chromenes)로 말미암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젖버섯류에도 살충성분을 가진 버섯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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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산꽃버섯

 

(붉은산꽃버섯에도 L-DOPA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상과 같이 순 아마추어 야생버섯 관찰자로서 파리를 잡는다는 광대버섯과 그 밖의 살충성분을 가진 버섯에 대한 살충제 개발 가능성을 조사해 본 결과 그 살충성분이 무엇이며 대체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실제로 대중화한 방제 또는 살충제 개발은 곰팡이류로 만든 것 외에 별로 이루어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 계속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고등균류학자나 생화학자 등 전문가들의 관심과 연구 개발이 더 많이 진척되어야 할 것으로 보았다. 우리 한국의 산과 들에 흔하게 자라고 있는 독 식물들과 달라서 버섯은 그 돋는 기후조건이 까다롭고 돋는다 하여도 그 양이 많지 않으며 돋아 있는 시간이 짧아서 살충 물질을 많이 조제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버섯의 독을 이용하여 천연살충제가 개발된다고 하여도 그 독성이 인축에 해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후학들의 전문적인 연구를 촉구하고 기대해 보고자 한다. 무슨 일이든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하였으니 꾸준한 연구개발을 이룩하면 지속가능한 농업발전과 친환경적인 먹을거리 생산을 통하여 지구 자원과 환경도 보호하고 특별히 우리의 후손들을 포함한 인간의 건강도 책임지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면 다음에는 송이의 향기와 맛을 내는 화학성분들을 이용한 충기피제의 가능성을 검토해 보기로 하자. @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9.01.2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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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발버섯의 성장 관찰
  • 약용버섯 이야기(38): 잿빛만가닥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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