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홍술잔버섯(임시이름, 한국 미기록종?) Sarcoscypha austriaca(O. Beck ex Sacc.) Boud. 영어속명 Scarlet Cup. (2-5cm 크기의 컵처럼 생긴 버섯인데 이른 봄에 가장 먼저 돋는 버섯들 가운데 하나로 자실체 컵 안쪽은 주홍색으로 아주 밝고 빨간 예쁜 버섯이다. 컵 바깥쪽은 흰색에서 약간 분홍색을 띠기도 한다. 대가 길지 않아 때때로 낙엽 속에 묻혀 있어서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컵 바깥의 색깔과 같은 색이다. 살은 얇지만 쉽게 부숴지지는 않는다. 냄새와 맛은 별로 특이한 것이 없고 또한 독성도 없다. 습기가 많고 질퍽한 혼합림 땅위에 떨어진 나뭇가지에서 돋는 부생균이며 대체로 낙엽에 묻혀있기 때문에 발견하기 쉽지 않다. 앉은부채의 일종인 스컹크 케비지 Skunk Cabbage 가 많이 돋는 주변에서 발견하였다. 학명 austriaca란 “오스트리아로부터 온 것”이라는 뜻으로 이 버섯이 오스트리아에 광범위하게 많이 돋는다고 한다. 이 주홍술잔버섯과 아주 흡사하나 그 크기가 주홍술잔버섯보다 좀 더 작은 한국의 술잔버섯[S. coccinea]은 미 서북부 태평양 연안 지방에서는 발견되지만 미 동부지역에는 없다고 한다. 또 술잔버섯과 흡사한 긴대를 가진 붉은술잔버섯[S. occidentalis]은 대가 길어 영어속명으로 Stalked Scarlet Cup이라고 부른다. 4월 18일에 2009년 들어 처음 발견한 버섯이다.)
2009년 봄이 오는 것과 더불어 또 다시 버섯이 돋기 시작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산야에서 버섯을 찾는데 그 찾는 목적은 주로 그 버섯을 식용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누구든지 버섯을 발견하게 되면 제일 먼저 묻는 말은 “이 버섯 먹을 수 있나요?” 하는 말이다. 아마 우리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버섯을 싫어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더구나 요사이 이른바 웰빙 식품이라 하여 버섯을 즐겨 먹는다. 지난 해 말 조국방문 가운데 북한산 너머 송추지역에 사는 5촌 당숙 댁에 갔을 때였다. 집이 북한산 등산로 입구 가까이 있어서 주변에 많은 음식점들이 있었는데 식단표를 보면 놀랍게도 야생버섯 요리가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5촌 당숙모가 버섯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봉지를 하나 내어주며 이웃 식당 주인이 준 것인데 어떻게 조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깨끗이 손질한 것이었는데 접시에 쏟아서 살펴보니 뽕나무버섯과 민자주방망이버섯 외에도 그 이름을 알 수 없는 버섯 두어 종류가 더 섞여 있었다. 식당에서 늘 팔던 것이라고 하여 일단 안심하고 조리하여 식구들이 모두 맛있게 잘 먹고 아무 탈이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야생버섯을 여러 해 공부해 온 이 사람은 마음 한편에 불안감이 없지 않았다. 과연 어떤 버섯이 식용할 수 있는 것인지 그 여부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과거에 먹어 본 사람들의 증언이나 그것을 기록해 놓은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야생버섯을 채취하여 식용하려는 분들은 버섯중독의 원인들을 잘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독버섯을 먹고 중독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반드시 독버섯이 아니더라도 중독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버섯 철이 돌아옴과 동시에 노파심에서 다시 한 번 더 야생버섯 중독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
좀 오래된 보고이긴 하지만 2000년 말 미국 버섯중독 사례보고에 보면 독버섯을 먹고 중독된 사례가 많았지만, 놀랍게도 식용버섯이라고 알려진 버섯들을 먹고 중독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한 식용버섯들 가운데 뽕나무버섯(41건), 붉은덕다리버섯(39건), 곰보버섯(17건), 등색껄껄이그물버섯(13건), 심지어 꾀꼬리버섯(12건)과 잎새버섯(10건)을 먹고 중독된 사례가 보고된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식용버섯인데도 중독되었을까 버섯중독 증상은 속이 거북한 것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 까지 상당히 다양하다. 아래에 열거한 버섯중독현상에 대한 원인설명을 알고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다른 무엇보다 먼저 모든 버섯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부터 말하고 싶다.
|
1. 버섯 과식: 어떤 음식이라도 과식하면 배탈이 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식용버섯이라고 해도 과식하면 배탈이 나서 토하거나 설사가 난다고 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 일이다. 잘 익혀 조리된 버섯요리를 적당량만 즐기시면 될 것이다.
|
2. 알레르기 반응: 식용버섯이라고 해도 개인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식용하려는 버섯이 처음 먹어 보는 것이라면 우선 한 두 개 정도 아주 조금 먼저 먹어 보는 것이 좋다. 하루 밤 자고 나서도 별 이상반응이 없다면 계속 적당량 식용할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우리 한국 사람들이 늘 식용하는 느타리버섯을 많이 채취하였을 경우 별 염려 없이 이웃들과 나누어 먹는다. 그러나 뽕나무버섯은 잘 나누어 주지 않는다. 혹시 나누어 줄 때에도 전에도 식용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묻고, 없다면 잘 삶아서 한 개만 먼저 먹어보고 그 다음날까지 아무 탈이 없으면 볶아 잡수시라고 한다.
|
3. 식중독 현상: 이것은 채취한 버섯을 잘 다루어야한다는 상식만 있어도 예방할 수 있는 현상이다. 말하자면 상한 과일이나 토마토를 먹지 않는 것처럼 상한 버섯은 먹지 말아야 한다. 버섯을 채취할 때부터 주의를 기울여 우선 신선하고 어린 것만 채취하고 채취한 버섯들을 플라스틱 봉지에 넣지 않고 종이봉지 아니면 소쿠리에 담아 와서 곧바로 손질하여 잘 삶아 두는 것이 좋다.
|
4. 오염된 버섯: 주택 주변이나 공원의 잔디밭에 돋은 버섯은 살충제나 살균제는 물론 화학비료로 오염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광산 지역의 야산이나 광산주변에 돋은 것은 광물폐석이나 광물부스러기로부터 발생한 중금속으로 오염된 것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기차 선로 주변에 돋은 것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
5. 알코올 반응: 어떤 종류의 버섯은 알코올음료와 함께 먹으면 중독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야생버섯 요리를 먹을 때 알코올음료를 피하는 것이 좋다. 먹물버섯이나 두엄먹물버섯과 배불뚝이깔때기버섯은 알코올음료와 겸용하면 중독된다. 그래서 원래 버섯요리를 먹을 때에는 알코올음료를 삼가는 것이 상책이다.
|
6. 독버섯 중독: 독버섯을 먹었을 때 여러 다른 중독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게 때문에 야생버섯은 함부로 식용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
7. 상상 중독: 방금 식용한 버섯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이 깊으면 독버섯이 아닌 식용버섯을 먹었을 때에도 실제로 속이 거북하다든지 탈이 난 것 같은 심리적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확실하게 동정된 것이 아니면 차라리 식용버섯일지라도 버리는 것이 백번 더 낫다.
|
8. 생식(生食)에 의한 중독: 식용버섯들 가운데 잘 익혀먹지 않으면 중독되는 종류들이 많기 때문에 절대로 야생버섯을 생식하면 안 된다. 뽕나무버섯, 곰보버섯, 붉은덕다리버섯, 큰갓버섯 등 모두 생식하면 중독되며 잘 익혀 먹으면 괜찮다. 물론 독버섯이라 해도 익혀먹으면 된다는 생각은 아예 말아야 한다. 버섯생식문제는 중요한 문제임으로 다음 글에서 따로 더 자세히 다루려고 한다.
|
한 가지만 덧붙여 거듭 말하고 싶은 것은 식용버섯이라 할지라도 처음 시식해 보는 것이나, 또는 늘 채취하여 식용하던 버섯이라 해도 이주하여 새로운 지역이나 새로운 환경에서 돋은 것은 각별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
|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다른기사보기기사등록일시 : 2009.04.21 00:57
<저작권자 © 자닮,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종수#버섯